잔인함 - TV 등 영상 매체에서 서민 중산층의 평범한 삶 대신 비춰주려 애쓰는 것
민초맛치약

Lv.1 민초맛치약 (218.♡.16.251)

2024년 7월 14일 PM 08:56 · 수정됨(21:37)

조회 916 공감 0

독일의 그림 형제가 독일의 민담을 정리해 출간한 그림 동화라는 책을 많이 들어보시고 읽어보시고, 자녀분들께 사주셨을 겁니다. 그런데 완전 초판 그림 동화는 요즘 말로 잔혹 동화라고 부르는 물건보다도 끔찍했다는 것도 여기 계신 선배님들이라면 많이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모아도 그런 잔인무도한 이야기들을 모았냐? 30년 전쟁으로 초토화된 당시 독일에선 살아서 존재하는 것 자체가 전쟁이었고, 당시 독일인들이 겪은 비극은 여기에 적을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고도 잔인한 상황이었으니 사람들 입장에선 떠올릴 수 있는 이야기도 그런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영상 매체들에서 잔인함, 단순히 신체 훼손 묘사나 살상 묘사 같은 쪽의 잔인함이 아닌 다른 잔인함을 꾸준하게 다루는 게 뭐랄까... 다른 의도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최소한의 신의도 없이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묘사하는 것, 어릴 때부터 진심의 대인 관계는 없고 그저 약육강식인 세상이라 묘사하는 것, 금전의 부족은 치욕이자 어쩌면 주변인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라 묘사하는 것, 사회의 부조리는 해결사의 사적 제재가 아니면 이젠 손 쓸 수도 없는 경지라고 묘사하는 것, 그리고 이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것처럼 꾸준히 묘사하는 걸 보면 세상은 원래 이런거야라고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 그러나 싶을 정도로 꾸준하게 묘사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쩌면 제가 어설프게 띄엄띄엄 아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이론 때문에 민중들에게 세상을 인식하는 프레임을 주려고 고의로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저 그만큼 컨텐츠를 제작하는 감독이며 작가들도 이 세상의 삶에서 찌들대로 찌든 직장인 1, 직장인 2인 상황에서 저 혼자만의 망상의 나래를 펼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 그렇지만 맨날 의사 미화, 판검 미화, 재벌 미화하는 작품들이 다수였던(물론 진짜 명작들은 그렇지 않아서 명작이었습니다. 미스터 선샤인! 나의 아저씨!) 때를 비교하면 거기에 더해 인간 세상은 약육강식뿐이야라는 내용이 더 주를 이루게 된 느낌이 들어서 일요일 밤에 별 이야기를 다 한 것 같습니다.

댓글 (2)

  • 쿠팡SPC유니클로불매

    쿠팡SPC유니클로불매 Lv.1

    24.07.14 · 58.♡.37.60

    요새 드라마는 너무 잔인하고, 예능은 너무 가벼운 것 같아요.
  • 민초맛치약

    민초맛치약 Lv.1 → 쿠팡SPC유니클로불매 작성자

    24.07.14 · 218.♡.16.251

    아 제가 하나 더 생각하고 있다 까먹은 것 중 하나가 예능 코미디에 카타르시스가 없다는 점이었는데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옛날 예능은 강남에서 제법 차려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라면 한 봉다리 얻겠다고 그 난리를 피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도 있었고, 외국 코미디를 보면 사회의 부조리나 기득권들의 잘못된 행태를 절묘하게 비틀어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데 요즘 예능은 나 이만큼 돈 쌓아놓고 산다 그 이상을 보여주지 않아서 이런 걸 뭐하러 봐야하냐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확실히 직접 TV로 안 보고, 여자 아이돌이 게스트로 나오면 걔네들 나온 부분만 편집해서 보여주는 것만 본 지 몇 년 되었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