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당] 백년목_목 디스크 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 결정(7,8,9장)_수술해?말어?_24년7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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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kdocok 180.♡.182.76
작성일 2024.07.1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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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doctor_runner/223516246943


목 디스크 손상 이유(1, 2, 3 장)

목 디스크 병의 증상(4, 5, 6 장)

목 디스크 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 결정(7, 8, 9 장) p.173~236

목 디스크 병의 예방(10, 11 장)


이제 반이상 한 것 같습니다. 병의 병태생리와 증상을 알면 진단/치료/예방은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리퍼런스를 제외한 총p.316 에서 p.172까지 보았습니다. 어젯밤에 간단히 읽어봤더니 그림이 많고 많이 들어본 치료법이 많아 간단히? 요약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또 길어지면 어쩔 수 없구요. 증례를 많이 접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본인과 비슷한 증례를 찾을 확률이 높다보니 의학관련 책은 서평이라기보다 거의 요약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의 다 왔습니다. 마지막 10, 11장은 그림 밖에 없어요. ㅎㅎ

7장 참으로 어려운 목디스크 진단


참으로 어려운 목 디스크 병의 진단

44세 여자. 6개월전 경추회전 시 경추/양측 윗등/팔 통증. 많이 걸으면 증상 악화되고 두통/시력저하/호흡시 우측 쇄골/겨드랑이 통증. 아래 MRI 상 4-5번, 5-6번, 6-7번 목 디스크 돌출, 7번 경추 종판 손상.

MRI 상 3개의 디스크 경미한 돌출로 섬유륜 손상으로 경부 디스크성 통증의 원인이 됩니다(그림에서 견갑골과 겨드랑이). MRI상 디스크 손상이 심하지 않아 기계적 압박은 없으나 수핵의 연골세포가 7번 경추신경의 배측 신경절에 염증을 유발하여 양측 팔부터 손까지 뻗치는 방사통이 된것으로 보입니다. 경추 디스크 질환에 대해서 설명을 든 환자의 대답이 놀랍습니다.

"지금까지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제 목 디스크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지금까지 진단서와 소견서에 경추디스크 관련 질환명이 명시 된것이 없었다. 왜그럴까? 그만큼 목 디스크 손상으로 인한 통증을 진단하기가 어렵다는 뜻 입니다.

저도 의사 면허를 처음 땄을 때는 제가 생각하는 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진단/치료 법을 배우고 실습도 하였기에 증상을 보면 진단이 쉬울거라 예상하고 진료를 보게되면 결국 내가 본 교과서의 환자 상태가 오히려 드물고 별별 증상이 덧붙여지고 질환의 시간에 따른 양상 변화에 무릎을 꿇게 됩니다. 그리고 소송이 걸리다보면 점점 검사 가짓수가 늘어나고 진단명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추적관찰하면서 계속 진단명을 modify하게 됩니다. 밑에도 내용이 나오겠지만 MRI 와 증상과의 일치성이 제가 본 논문에 의하면 1/3 입니다. 반절도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목 디스크는 심인성이다?


1990년대 초반에는 허리, 목, 어깨 통증 등의 근골격계 문제가 심리적인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세였습니다. 노르웨이 연구결과 "목과 어깨에 통증을 겪는 것은 육체 노동이나 사무직 노동 등 신체 활동 강도와는 상관이 없고 단지 높은 심리적 긴장감 때문이다.", 스웨덴 연구결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목-어깨 통증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라는 결과 들을 근거로 업무 불만/업무하기 싫어서 라고 매도하는 근거로 사용되었다고 정선근 교수님은 언급하셨습니다.

저는 직업환경의학과 이다보니 이에 대해서 첨언 하자면 똑같이 스트레스가 높아도 본인의 기본 자세가 나쁘지 않으면 증상이 없습니다. 보통 걷거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 자세를 보면 경추가 망가질 수 밖에 없는 자세를 일을 하던 안하던 유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특히 운동을 평소에 하지 않다보면 신체의 중립자세, 즉 가장 부하가 적게 걸리는 자세유지가 잘 안되는 경향을 자주 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보다더 집중해야되는 상황이 생기거나 스트레스가 심해질 경우 일자목을 악화시키는 자세가 유지됩니다. 그러면 여지 없이 능형근(양측 견갑골 사이 근육)이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욱신거립니다.


목 디스크 병을 진단하기 어려운 이유


첫째, 목 디스크 병이 통증을 일으키는 기전이 명확하게 알려진 것이 2000년대 이후 입니다. 저도 2000년대 의사면허를 땄고 MRI 상 물리적 압박이 있는 것을 예시로 보았습니다.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로서 업무상질병판정위원이 되어 신경외과/정형외과 전문의 위원들과 협의하면 MRI 물리적 압박을 주로 이야기 하는 것을 경험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저도 바빠서 위원 참석을 못해서 모르지만 2010년 중후반까지도 주로 물리적 압박을 중요시하였습니다. 수핵이 흘러나와 배측신경절 염증을 만드는 것이 통증을 유발하는 것도 제가 이 책으로 확실히 알았습니다. 신경외과/정형외과전문의가 배출되어도 기준에 전문의를 취득하신 분의 생각이 바뀌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둘째, 목 디스크 손상에 대한 영상 의학적 진단이 어렵습니다. 1) MRI의 해상도가 아직도 낮아 섬유륜이 살짝 찢어져서 심한 디스크성 통증을 느끼지만 정작 MRI에는 별 손상이 발견되지 못하느 경우가 흔함. 2) 현재 손상된 현재 상처인지 과거 흉터인지? 구분이 안됨.


1) 해상도의 문제, 2) 시간 변수가 MRI에 없는 문제.


아래 네명의 사례(MRI 결과가 유사한 두쌍)를 보시면 (좌측 통증없음/우측 통증 심함) MRI 상 차이가 거의 없으나 증상은 무증상에서 심한 통증 다양합니다.결론은 현존하는 최고의 영상 진단 장비인 MRI로도 목디스크 병으로 인한 통증을 정확히 진단할 수 없다는 겁니다. 객관적인 검사 결과 보다는 경험 많은 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만성 통증이라고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목 디스크 병


목 디스크 손상은 한 번 생기면 그 통증이 6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잘 회복되는 와중에 까딱 잘못하면 쉽게 추가 손상을 받습니다. 통증이 좋아지다가 몇 시간 보고서를 쓰고 나면 갑자기 더 아파지는 경우입니다. 따라서 3~4년 가는 것은 다반사입니다. 어린양이 디스크 회복이 1년6개월이고 경험적으로 인간은 2년정도 입니다. 그래서 '만성 통증' 이라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급성 통증을 일으키는 신체적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추 신경계 속 신경 회로의 변화 때문에 지속적으로 느끼는 통증'을 뜻하는 것'이므로 통증에 두려움, 우울 등 감정이 개입되되는 것이니 잘못된 겁니다. 디스크는 그저 회복기간이 긴 질환입니다.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낫지 않는 윗등 통증, 팔 통증을 '만성 통증'이라고 체념해서는 안됩니다. 목 디스크가 손상 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찢어진 디스크가 회복될 만하면 다시 손상되고 있을 가능성 또한 대단히 높습니다. 목 디스크를 잘 아물도록 스스로 노력만 하면 그 지긋지긋한 만성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목이냐, 어깨냐? 그것이 문제로다


50대 여성. 2년 전부터 우측 견갑골 통증. 8개월전 견관절 수술. 증상 지속. => 경추 문제로 확인.

감별점 1. 어깨 통증원인은 속칭 '오십견'이라고 하는 유착성 관절낭염/동결견, 회전근개 힘줄 손상 혹은 석회성 건염 등입니다. 견관절 질환은 삼각근이 팔뼈에 붙는 부분(어깨보다 약간 아래, 위팔뼈의 위 1/3 부분)이 아픕니다. 견관절 관절막 속 활액막 염증으로 만들어지고 연관통이 보통 어깨 바로 아래부분입니다.

감별점 2. 목을 움직일 때 아프면 목병, 팔을 움직일 때 아프면 어깨병 가능성이 높습니다. 목을 뒤로 젖히면서 어깨가 아픈 쪽으로 고개를 돌릴 때 어깻죽지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을 스펄링 징후(Spurling sign)으로 목 디스크 탈출증의 전형적 양상으로 꼽습니다. 디스크를 측후면으로 밀면서 염증이 생긴 신경 뿌리가 지나가는 신경 구멍을 좁게 만들어 통증을 악화시킵니다. 민감도는 낮고(목디스크 질환이 있어도 음성인 경우가 많음) 특이도(양성이면 대부분 목디스크질환이 있음)는 높습니다.


감별점 3. 잠을 자면 어깨병, 목병 모두 악화됩니다. 어깨를 깔고 옆으로 누워자고 통증이 심해지면 견관절, 목이 많이 구부러지거나 뒤로 젖혀져서 악화되면 목 병 입니다.

감별점 4. 어깨 병의 경우 아래팔/손까지 통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드뭅니다. 어깻죽지, 견갑골, 윗등 쪽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도 드뭅니다. 목 병일 경우 어깨 병에 비해 훨씬 더 넓고 다양한 부위에 통증을 유발합니다.


목 병과 어깨 병, 이렇게 다른 점이 많은데 왜 헷갈린다는 말인가?


첫째, 비전형적인 임상 양상이 드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착성 관절낭염이나 석회성 건염이 심하면 통증이 어깨 바로 아래를 벗어나 팔꿈치를 지나 아래팔까지, 심지어는 손가락까지도 아파집니다. 견갑골 쪽이 아픈 석회성 건염도 드물지 않게 봅니다. 아래 그림 모두 견관절 질환이지만 손까지 뻗치는 통증이 보입니다.


둘째, 어깨 병과 목 병이 함께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 디스크 병은 정상 성인의 60%가 겪는 병이고 회전근개 힘줄 손상은 50대 이상 정상인의 3~40%가 겪는 병입니다. 두 가지 병을 동시에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결코 낫지 않습니다.

셋째, 목의 병이 어깨 병을 잘 일으킵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으나 목 디스크 탈출증 때문에 6번, 7번 목 신경이 약해지고 신경의 지배를 받는 견갑골 주변 근육의 움직임이 둔해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어깨 병이 목의 병을 일으키는 경우는 드뭅니다.

넷째, MRI 때문입니다.

2006년 영국 정형 외과 피터 레일리는 [죽은 사람과 방사선과 의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라는 논문에서 "어깨 통증이 전혀 없는 정상 성인의 26.2%에서 MRI 상 회전근개 힘줄 파열이 있었고 시신 부검(견관절 통증 여부는 모름.시신이므로.)에서는 30.24%에서 파열이 있었다." 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회전근개 힘줄 파열이 있어도 어깨에 전혀 불편을 느끼지 않고 평생을 산다는 겁니다.

1987년 캘리포니아 영상의학과 테레시는 "목 관련 통증이 없는 100명을 MRI로 검사했더니 45~54세에서

는 20%, 64세이상에서 57%에서 무증상 목 디스크 탈출증이 있다."라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 첫 구절은 "경추부 MRI는 다른 어떤 영상 검사보다 구체적인 해부와 병적 변화를 보여 주지만 그것들의 임상적 의미는 알려주지 못한다." MRI 기술이 1977년 시작되었으니 이 분은 선각자입니다.

이 정도 듣고 나니 답답해집니다. 비싼 돈 주고 찍은 MRI 때문에 더 헷갈린다니! 정답은 임상 증상과 MRI를 잘 종합하는 것입니다. 목의 문제와 어깨 문제를 감별하는 중요한 징후가 하나 더 있습니다(자각적 증상을 증후, 타각적 확인이 되는 것을 징후라 하는데 아무래도 오타인 것 같습니다. 모든 부분이 그러한데 증후/징후 중 징후가 맞는 것으로 보입니다.) '배코디 징후'라는 겁니다. 목 디스크 탈출증이 심해서 신경 뿌리 염증으로 눈물 나게 아픈 사람은 진료실에 아래그림과 같은 자세로 들어옵니다. 팔을 자연스럽게 내리기만 해도 신경 뿌리가 당겨서 엄청나게 아프기 때문에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손을 들어 뒤통수나 목덜미를 잡게 됩니다. 어깨 병이 있으면 이 자세가 오히려 불편합니다. 이런 자세로 진료실에 들어오면 어깨는 신경안쓰고 목만 신경쓰면 됩니다.



8장 목디스크 수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게 가장 궁금한 부분이죠. 저도 궁금합니다.

선생님 아들이라도 수술하시겠습니까?

6개월 전 목 디스크 탈출증. 5~6번 목 디스크를 제거/인공 디스크 삽입한 29세 변호사. 처음 우측 견관절 MRI 정상.이후 경부 MRI 5-6번 디스크 탈출증 확인.

집안에 의사만 10명이 넘어 아버지, 사촌형, 매형, 외삼촌, 이모부 상의했으나 해당과가 아니라 모른다고하였습니다. 자기가 수술하는 의사 아들이라면 수술시키겠냐고 질문하였고 답은 "물론이죠!" 였고 수술하였습니다. 수술 한 달 후부터 견갑골 안쪽, 능형근 부위 통증, 꽉누를 느낌으로 아침에 심해진다고 하여 찾아왔습니다.

MRI를 보면 많은 양의 수핵이 오른쪽으로 흘러나온 상황, 비교적 큰 디스크 탈출증입니다. 그렇지만 통증 외 중요한 근육에 마비는 없습니다. 능형근 부위에 느껴지는 통증은 신경 뿌리의 염증으로 인한 방사통과 디스크 손상의 연관통이 같이 있었을 겁니다. 약이나 주사로 신경 염증을 줄이면서 탈출된 디스크를 줄이는 운동과 자세를 꾸준히 반복했더라면 수술없이 좋아지지 않았을까?


목 디스크 손상 때문에 생기는 통증은 대부분의 경우 자연 경과로 호전됩니다. 신경 뿌리에 생긴 염증이나 디스크 자체가 찢어져서 생기는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염증이 빠지고 찢어진 부분이 아물어서 안 아프게 됩니다. 당장은 팔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아프지만 그 통증이 결코 평생 지속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염증을 빨리 줄일 수 있는 약과 주사도 있고 튀어나온 부분을 원래 자리로 밀어 넣고 찢어진 부분을 잘 붙일 수 있는 운동과 자세도 있습니다. 성급하게 몸에 칼을 대기 전에 시도해 볼 만한 방법이 많이있습니다. 정선근 교수님을 찾아온 이유는 신경 뿌리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잠을 못 잘 정도로 아픈 것이 아니므로 먹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로 염증을 빼 봅시다. 그래도 안되면 주사를 고려하지요."

이후 병원에 오지 않아 상황이 궁금하던 차에 3년 후 전화 통화가 되었습니다.

"이제 평소에는 통증이 없습니다. 그런데 무리를 하면 원래 아팠던 자리가 좀 아픕니다."

"그 통증을 없애지 말고 잘 가지고 지내세요. 목에 나쁜 행동을 피하게 해 주는 고마운 보안 시스템입니다."

아픈 것은 어떻게 해 보겠는데 근육 힘도 빠져요!

37세 전직 권투 선수. 한 달 전 기계 체조를 하다가 목 통증이 시작되었고 왼쪽 어깻죽지, 팔을 타고 내려가는 방사통 진행. 3주간 수면 어려울 정도의 통증이 있었으나 최근 약간 호전. 팔굽혀 펴기시 미는 힘 약화. 타병원 MRI촬영 후 수술권유. 가지고온 MRI 상 6-7번 목 디스크 탈출 심한 상태.


하버드 대학교 의과 대학의 믹스터와 바가 세계 최초로 허리 디스크 탈출을 수술로 제거하여 좌골 신경통을 해결했던 것이 1934년입니다. 그때부터 탈출된 디스크는 수술로 제거해야만 한다는 것이 정설이 되었습니다. 이 정설에 따르면 이 적진 권투선수는 수술이 맞습니다. 목 디스크 탈출이 엄청 크고 그것 때문에 심한 방사통으로 잠을 못 자고 팔 힘도 약해졌는데 왜 수술을 고민해야 할까?

아래 MRI를 보시면 경추 3456을 모두 고정하는 골유합술을 받았지만 6-7번 목 디스크 탈출이 진행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 시절 신경외과 관련 세미나에서 이건 재발이 아니라고 외치던 신경외과 교수님이 말씀이 기억납니다. 다만 위나 아래의 경추가 고정되면 당연히 그 주위 디스크 부담이 커지니 당연하다는 의미 입니다. 수술은 전쟁입니다. 전쟁은 안하고 이기는 것이 최선입니다.


탈출 된 디스크를 수술로 제거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1994년 류마티스내과 의사 장이브 메뉴는 수술을 받지 않고 자연 경과로 통증에서 회복된 21명의 목 디스크 탈출 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통증에서 회복된지 1개월 내지 30개월 안에 CT 재촬영하니 21명 중 20명에서 탈출이 줄었고 10명은 75~100%까지 축소되었습니다. 게다가 탈출이 크면 클수록 더 잘 줄어들었습니다.

1996년 미국 형제 재활 의학과 의사인 조엘 살과 제프리 살은 목 디스크 4mm 이상으로 수술 필요로 판정된 26명에게 보존치료(수술없이 증상에 대처하는 치료)를 시도했습니다. 26명 중 20명이 디스크가 터져 나왔고 그중에서 14명은 팔 힘도 약했습니다. 물리 치료와 운동, 강력한 소염제를 사용하는 치료를 시도했더니 26명 2명은 수술을 받았고 24명은 수술 없이 완전 회복했습니다.

1997년 영국 정형 외과 의사 키스 부시는 CT보다 정밀한 MRI를 이용해서 잠을 못잘 정도의 통증과 팔 힘도 약해진 13명의 환자를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서 평균 12개월 후에 다시 MRI를 찍어 확인했습니다. 13명 중 12명에서 디스크 탈출의 크기가 저절로 줄었고 그들은 평균 6개월쯤(2~12개월)에 통증과 마비에서 회복이 되었고 1명도 가벼운 증상만 남았다고 보고했습니다.

아래 MRI를 보면 저절로 탈출된 디스크가 없어지는 것은 진료실에서 흔히 보는 일입니다.


전직 권투 선수는 첫 진료 당시 이미 호전되는 추세였습니다. 팔의 근력 약화도 심하지 않았습니다. MRI상 탈출도 커서 더 잘 줄어들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실제로 2개월 뒤 통증, 근력약화 모두 정상으로 회복하였습니다.

탈출된 목 디스크가 저절로 좋아지는 이유

수핵이 신경 뿌리에 염증을 일으키는 이유는 수핵 속에 있는 연골 세포 때문입니다. 수핵이 원래 자리에서 밖으로 튀어나면서 수핵 속 연골 세포가 죽게 됩니다. 탈출된 수핵 속의 연골세포의 수는 한정되므로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염증이 사라집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탈출된 디스크 축소 연구결과는 나옵니다. 1) 수핵속의 수분이 줄어드는 것과 2) 우리 몸속의 청소 기관인 대식세포가 먹어치우기도 합니다.

목 디스크 탈출증은 처음 증상이 생긴 후 4~6개월 이내 확연히 좋아지고 허리 디스크 탈출증은 확연하게 호전되는 데 6~12개월 걸립니다.

힘이 빠져 팔을 못 들어요!

38세 남자. 2개월 전 좌측 견관절 통증. 3~4일 지나면서 왼쪽 팔 힘이 빠져 팔을 들 수 없었습니다.수술을 하지 않으면 돌아올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필자의 진료실을 방문하기 2주전부터 힘이 약간씩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근력 약화가 디스크 탈출 때문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자가면역성 신경염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확진이 되고 나면 근육 힘이 점점 더 빠지는지 아니면 차츰 좋아지는지 방향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염증은 빨리 가라앉았지만 탈출된 덩어리에 신경이 압박되어 마비가 심했었습니다. 그런데 2주전 부터 팔 힘이 약간씩 좋아지고 있다는 말이 힌트입니다. 척추 수술의 대가들은 "기능적으로 중요한 근육에 기능적으로 중대한 마비가 '진행'될 때 수술을 하라."고 권장합니다. 마비가 진행된다는 것은 점점 더 약해진다는 뜻입니다.

3개월 후 정상 근력을 되찾았습니다. 추세가 중요합니다.


손 힘도 약해지고 다리 힘도 빠져요!

목 디스크 탈출증이나 후종인대 골화증(목뼈 뒤쪽에 있는 인대가 두꺼워지고 뼈로 변하는 병)으로 다리 힘이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소변 장애가 같이 오기도 합니다.

35세 금융계 전문직, 10개월전 목이 아프고 양쪽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저림. 한 달 전 자고 일어나니 양측 다리 힘이 약간 약해짐. 대소변 조절에는 문제가 없고 걷는 데도 장애는 없습니다. MRI 상으로는 여러 개의 디스크 탈출이 있으나 5-6번 목 디스크가 가장 심한 상태입니다.

수술을 2개월 미뤘으나 다리 힘이 약해지고 감각이 떨어져 결국 수술하여 근력/감각은 정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척수증(myelopathy)입니다. 의대생은 대부분 진행성 운동 마비, 대소변가리기 문제가 오면 수술이라고 배웁니다. 레드 플래그 신호(red flag sign)라 보고 수술하는 기준으로 봅니다. 족보입니다.

경추 퇴행성 척수증(cervial spondylotic myelopathy)이라고 부르는 이 질환에 해당되면, 여러 가지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수술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양쪽 다리 힘 소실과 대소변 장애가 영구 장애로 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병률이 낮습니다. 연간 10만 명 중 1.6명입니다. 예후는 20~60%는 심해지고 나머지는 자연적으로 호전되거나 비슷한 정도로 여생을 다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게이오 의과대학 마쓰모토 모리오 교수는 "경미한 경추 퇴행성 척수증(평지를 지팡이 없이 걸을 수 있는 정도)"은 저절로 호전 될 가능성이 63%입니다. 척수증도 더 나빠질 가능성이 37% 정도입니다. 3개월마다 정밀하게 진찰받기를 권하고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입니다.



9장 별처럼 많은 목 디스크 비수술적 치료


수많은 목 디스크 치료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비수술적 치료법


척추 통증 관련해서 미국 논문에 "수많은 치료법(a myriad of treatments)"이 있다는 표현이 나와 헛웃음을 지은 기억이 있습니다. 43세 주부는 짧은 진료 시간에 병력을 다 전달하기 어려울 것 같아 미리 편지를 보낸다고 했습니다. 내용은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공부도 열심히 하고 남편을 도와 여러 가지 일-주로 고개를 숙이고 작업을 하는 일들-을 하다가 목 디스크 파열 진단을 받았습니다. 수술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으나 시술만 받고 작업을 반으로 줄이면서 석달을 지내다 다시 파열되어 또 시술을 받았습니다. 현재 집에서 아침부터 스트레칭을 하고 물리치료, 도수 치료, 마사지, 찜질, 개인용 저주파, 아쿠아로빅과 수영을 하고 있습니다. 통증 때문에 잠을 자기 위해 세 가지 약을 먹습니다. 1년째 집과 병원만 다니며 일을 전혀 하지 못하고 외출도 어렵고 1시간 이상 앉아 있기 힘들어 고개 숙이는 작업은 불가능하여 남편과 두 딸, 친정 어머니께 너무 미안하다는 겁니다.

스트레칭, 물리치료, 도수 치료, 마사지, 찜질, 개인용 저주파, 아쿠아로빅과 수영. 왜 해결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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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이 다되었나봅니다. 그림이 안올라가네요.


비수술적 치료의 옥석을 가리기 힘든 이유

어떤 치료가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신통치 않기 때문입니다. 통증은 주관적인 느낌이라 객관적 측정이 불가능합니다. 어떤 치료법의 임상적 효과 정도를 보는 최선의 방법 이중맹검(눈가림) 무작위 배정 대조군 임상 시험입니다. 치료하는 사람, 치료받는 사람 모두 누가 진짜 치료인지 모르고 '복불복'으로 가짜 치료/진짜 치료를 배정하는 겁니다. 문제는 척추 통증은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연구 우선 순위가 떨어지고 , 가짜치료를 하는 것은 약물이나 가능하지 다른 치료는 어렵고, 가짜 치료 받을 대조군 모집도 어렵고, 호전여부도 비객관적인 통증이니 측정도 어렵습니다.

척추 통증은 실제로는 아무 효과가 없는 치료를 해도 호전되는 결과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위약 효과(placebo effect)와 자연 경과 때문입니다.



가짜 치료법들로 효과를 보는 이유

- 위약효과

1981년 UCSF 신경과 존 레빈은 치과 발치 후 무작위 배정 방식으로 몰핀/색리식염수를 주사하였습니다. 생리 식염수를 맞은 사람들 중 39%에서 통증 호전이 있었고 모르핀 4mg을 맞은 사람 중 36%, 6mg 맞은 사람 중 50%에서 호전이 있었습니다. 맹물이 몰핀 5mg과 효과가 비슷합니다.

2008년 미국 듀크 대학교 행동 경제학자인 댄 애리얼리 교수는 진통제를 먹고 아픈 전기 자극을 가하여 진통 효과가 얼마나 좋은 비교하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2.5 달러짜리 효과 좋은 최신 진통제"라는 설명서를 보여 주며 약을 먹였고 다른 그룹에는 "10센트"라는 약값만 표시된 설명서와 함께 똑같은 약을 먹였습니다. 비싼 약을 먹은 그룹은 85%, 싼 약을 먹은 그룹은 61% 가 진통 효과를 보입니다. 똑같은 밀가루 경단인데 24% 차이가 납니다. 더 신기한 건 밀가루를 먹고 10명 중 6명에서 8명이 좋아진다는 겁니다.

위약 효과가 생기는 이유는 약이나 치료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뇌속의 내인성 통증 조절 장치가 가동됩니다.

- 자연호전

산길을 걷다가 넘어져 까진 무릎이 시간이 흐르면서 저절로 아물어 들어가는 것처럼 수백시간 스마트폰 보다가 찢어진 목 디스크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저절로 낫는 다는 겁니다. "목 디스크 물러가라."라고 써진 10만 원짜리 부적을 사서 방문에 붙여 놓기만 해도 통증이 좋아집니다. 애리얼리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0만 원짜리 부적이 더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가짜 치료법의 그 높은 자신감은 어디서 오나?

아무런 의미 없는 치료를 하면서도 자신의 치료법에 스스로 맹신을 하는 치료자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통증 환자와 치료자 사이에 존재하는 과장된 긍정적 되먹임 구조 때문입니다. 효과를 본 환자는 다른 치료를 받으러 떠나고 효과를 본 환자는 다시 찾아와서 "당신의 치료로 효과를 보았소"라는 말을 할 확률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높아집니다. 치료자는 스스로 치료에 대한 과도한 맹신을 갖게 됩니다.

저자는 이것이 두 가지 이유로 불만이라고 합니다.

첫째, 가짜 치료에 매달려서 너무도 간단하고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목 디스크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대단히 흔하기 때문입니다.

둘째, 가짜 치료를 하면서 턱없이 높은 치료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가짜 치료를 받은 분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인 경우가 많고 정확한 의학 정보를 주변에서 쉽게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사회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이 가짜 치료의 높은 치료비로 부담하므로 목 디스크의 고통과 경제적 곤란의 이중고를 겪게 되는 것을 자주 봅니다.

그런데 이상하네. 나는 왜 자연 경과로 낫지 않는 것인가?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데 초기 4~6개월 동안에는 상당히 빠르게 회복되지만 완전히 낫는 데는 24~36개월이 걸립니다. 3년 가까이 고통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 아물어 가는 시간이 길다 보니 다시 손상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 손상을 받으면 즉시 통증이 야기되지 않고 몇 시간 후, 혹은 다음날 아침에 통증이 발현되므로 안좋은 행동이 경추디스크 손상의 원인임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속하게 됩니다.

비수술적 목 디스크 치료법을 다시 본다 1: 약

  • 소염제: 스테로이드(효과 좋음. 여드름/근력약화/골다공증/혈당상승/속쓰림/백내장/녹내장/고혈압/체중증가/면역기능저하 등의 부작용) vs 비스테로이드(효과 낮음. 장기간 사용시 위장관출혈/심장혈관질환 등의 부작용)

  • 진통제: 마약성/비마약성. 자연경과를 기다리는 동안 통증을 감소시켜 일상생활을 가능케 하고 적절한 자세 유지, 운동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필요. 좋은 자세, 운동, 동작을 잘 유지해야만 진통제 사용의미 존재.

비수술적 목 디스크 치료법을 다시 본다 2: 물리 치료

  • 물리치료: 찜질/초음파/극초음파 등 열발생치료기. 저주파 치료디 등의 전기 자극기. 대부분의 경우 치료를 받는 동안 그리고 치료 후 몇 시간 동안 통증감소. 약물 치료 중 진통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됨.

  • 견인치료: 이론상 디스크 탈출을 기계적으로 치료하는 방법. 견인을 통해 디스크 속에 음압을 발생시켜 탈출하는 방법.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시험이 보고된 것이 거의 없음.

비수술적 목 디스크 치료법을 다시 본다 3: 시술

  • 경막외 스테로이드 주사(=신경 블록, 신경 차단술로도 불림): 디스크 탈출로 염증이 생긴 신경 뿌리에 스테로이드를 묻혀 염증 감소. 배측신경절에 생긴 심한 염증이 감소되어 근본적인 치료에 가까움. 2~3개월간 통증 호전 가능. 2~3개월 뒤 다시 염증 발현시 재시술 가능.

  • 후방 관절 스테로이드 주사: 후방관절은 통증이 별로 없음. 후방 관절은 디스크가 무너진 결과로 손상. 디스크 치료가 중요.

  • 내측 분지 신경 파괴술: 후방 관절에서 나오는 감각 신경을 고주파로 태워 파괴하는 시술. 후방 관절 스테로이드 주사/국소 마취제 주사가 일시적 효과를 보인 경우 시도. 반대입장1. 내측 분지 신경을 고주파로 척추를 잡아 주는 가장 중심이 되는 근육인 다열근으로 가는 운동신경도 파괴됨. 반대입장2. 후방 관절 자체에서 나오는 통증도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신호 소실. 배고파 우는 아이에게 먹을 주지 않고 입을 틀어 막는 것과 같은 행위.

  • 수핵 성형술 혹은 수핵 감압술: 디스크 내부 신경을 태워 통증 치료/디스크 내부가 줄어들어 탈출 부위 감소. 동물 실험에서 신경을 파괴하지 못하고 오히려 섬유륜과 수핵에 괴사만 일으키는 결과 보고. 치료받은 사람 중 40%만 호전. 가짜 치료보다 오히려 효과가 더 나쁨.


https://blog.naver.com/doctor_runner/223516246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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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1 페이지

빈대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빈대 (210.♡.9.210)
작성일 07.17 21:12
잘 읽었슴니다..
2년 목디스크로 고생을 하다가..자전거 타기 시작하면서 정형외과 물리치료를 안하고 있슴니다..

okdocok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okdocok (175.♡.35.27)
작성일 07.18 08:41
@빈대님에게 답글 똑같이 자전거를 타도 경추 전만 자세가 무너지는 분이 있고 유지되는 분이 있더라구요. 자전거 타기 하실때 의도가 올바른 자세를 자연스럽게 잡아주시나 봅니다. 결국 경추 전만 자세가 반창고 붙여서 경추의 자연적 치유를 올리고 몸에 적당한 움직임은 섬유륜이 붙을 때 필요한 영양분 확산도 늘려주니까요.

지미니쓰님의 댓글

작성자 지미니쓰 (211.♡.192.2)
작성일 07.17 22:23
정리 감사드립니다.
정선근 교수님의 이론들은 협업 병원들과 여러 부분에서 충돌이 있지요. (치료 방법, 기간, 비용… 그에 따른 수익 등)
저 역시 디스크 파열로 긴급 수술 권유를 매 십년마다 3번째 지나고 있네요.

okdocok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okdocok (175.♡.35.27)
작성일 07.18 08:43
@지미니쓰님에게 답글 흔히 걸어서 들어가서 누워서 나오게 되는 병원들이 있긴 합니다. 망치를 들면 못만 보이는 것 같아요. 정선근 교수님도 현재 치료에 대해서 불만이 많으시더라구요. 공개적으로 말씀하시기 부담되시는지 따로 오프라인으로 강연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당연히 정형외과/신경외과와 부딪힐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인턴시절에 하루에 수술방 3개씩 열리던 정형외과 악몽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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