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이슬'을 흥얼거리시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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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엊그제 토요일 오전,
일이 있어 차를 몰고 가던 중,
갑자기 제 머리속에 '아침 이슬'이 떠올랐고,
흥얼흥얼 거리며 운전을 했어요.
중간중간 가사가 살짝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있어,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던 중,
저는 '양희은'의 아침 이슬만 알고 있었고,
'김민기' 작사/작곡인 것과,
그가 부른 원곡이 있다는 것도 그제서야 알았습니다.
그렇게 이틀이 지났고,
오늘 그의 부고소식을 듣게 되었네요.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ㅠ
왜 문득 그의 노래가 생각이 났을까요..
2.
아버지와 제 이모부는
7-80년대 민중운동을 이끄시던 분들 중 한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초등학생때 가끔 아버지 손에 이끌려
연대 노천강당 혹은 잠실 석촌호수 공연장에
민중운동 거리 공연 등을 종종 보러 갔었습니다.
아버지의 최애 곡은 '아침 이슬' 이었던 듯 합니다.
집에서 종종 그 노래를 흥얼 거리셨었고,
저도 어쩌다보니 대부분의 가사를 외우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뭐 뜻을 알았겠어요? 그냥 불렀죠 ㅎㅎ
공연장에서도 항상 클라이막스는 '아침 이슬' 이었습니다.
모두가 함께 따라 부르던 그 '소리의 이미지'가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어렴풋이 남아있습니다.
3.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부분을 따라 부르다보면
매번 가슴이 시리고 눈가가 붉어집니다.
아마도,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일찌기 당신의 목숨을 바치신
그 분들의 심정이 대변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민기님, 그리고 시대를 이끄셨던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뱃살대왕님의 댓글
김민기는 제게 연출가보다는 가수라는 이미지가 더 강했어요.
okbari님의 댓글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