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좀 살아났는지 왜 제가 우울증인가 생각해봅니다.
Eugenestyle

Lv.1 Eugenestyle (203.♡.218.34)

2024년 7월 24일 AM 09:15 · 수정됨(15:11)

조회 2,731 공감 0

마음이 조금씩은 차분해집니다.

예전엔 조금만 귀에 거슬리는 소리에도 화가 나고 그랬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습니다. 마음의 오르내림도 지금은 덜 한것 같아요

여전히 잠은 잘 못이루고 일 이외에 뭔가 손에 잡기는 쉽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일은 잘 하고 있습니다.

왜 나는 우울증인가?에 대한 글을 노트에 적어보고 있습니다.

20년을 숨도 안쉬고 달렸는데 왜 죽을것 같은 시궁창같은 그때가 아닌 삶의 황금기라 해도 무방할.. 지금인가?

번아웃이 오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환자수가 줄어들면서 아마도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이 들었나 봅니다..

하루에도 네다섯명씩 중환자를 받고 20명에 가까운 아기들을 케어하다가

여러 외적인 상황으로 환자가 줄고 분만도 줄어들고 외부전원도 줄어들고

하루평균 입원환자가 4-5명으로 어떤날은 2명.. 심지어 신환 자체가 없는 날도 십수날이 계속되니

번아웃이 온상태에서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니 위기감을 느꼈나

아이러니하게도 소아과인력은 물론이요 신생아중환자볼수 있는 인력은 더 급격하게 줄어들어서

말그대로 슈퍼을이되어버린상태인데도 그랬습니다.

필요없는 존재로 느꼈나봅니다.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그러니 급격히 우울증으로 빠지더군요

팽팽한 실이 갑자기 느슨해지는 그런 느낌일까요?

올해초에 제 스스로 동료를 찾아갔습니다. 죽을것 같다고.. 동료도 놀랍니다.

매일 웃는 얼굴인데 일할때 그렇게 차분한데 왜? 라고..

진단 결과 꽤 중증의 우울증이더군요.. 지금은 8개월째 두 친구를 끼고 살고 있습니다.

항불과 항우요.. 요즘은 좀 줄었습니다.. 이친구들 빨리 떠나보내야 할텐데

커밍아웃한지 한달 조금 지난것 같은데 여전히 이친구들 만날땐 숨어서 만납니다.. 좀 그래요 아직은..

요즘은 제법 바빠졌습니다. 환자도 좀 늘었구요 일도 적당히 꾸준합니다..

그리고 병원이..신생아중환자실이 감옥 같다는 느낌은 더이상 들진 않습니다

그냥 받아들이나 봅니다.

여전히 열심히 살아남아야 겠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겠다 라는 생각은 들진 않습니다

그냥 살다보면 살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그래도 죽을것 같다보단 낫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도 응급분만이 생겼다고 엄청 미안해하면서 산부인과 선생님이 전화가 왔네요


아이고 웬걸요.. 일이 제 약인데요..

댓글 (23)

  • 일리악

    일리악 Lv.1

    24.07.24 · 203.♡.180.14

    토닥토닥....고생하십셔....
  • MERCEDES

    MERCEDES Lv.1

    24.07.24 · 180.♡.210.221

    만약 국내에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해외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해당전공 일자리는 없을까요?
  • Eugenestyle

    Eugenestyle Lv.1 → MERCEDES 작성자

    24.07.24 · 203.♡.218.34

    일자리보다 사람이 먼저 없어질것 같은 직종이라 더 걱정입니다....
  • 하드리셋

    하드리셋 Lv.1

    24.07.24 · 223.♡.56.82

    힘내십쇼~!!
  • 모모

    모모 Lv.1

    24.07.24 · 121.♡.152.160

    힘든시기 잘 이겨내세요 여기저기 안좋은 소식만 계속 들려 저도 우울해지는데
    아이들 보고 힘내야죠
  • 녀꾸씨

    녀꾸씨 Lv.1

    24.07.24 · 211.♡.187.27

    스스로 감내하기 위해 용기를 내고 실제로 시도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요
    이미 그 어려운 일을 차근차근 잘 하고 계시니 항불, 항우 두 친구랑 즐거운 작별할 때가 오실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너무 이기려고도 하지 마시고
    그냥 적당히, 덜 지는 방법만 터득해도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덜 버거우실 것 같습니다
    그렇게 오늘을 살아내고 계시는 작성자님을 전폭적으로 응원합니다!!!
  • 셀빅아이

    셀빅아이 Lv.1

    24.07.24 · 125.♡.200.218

    ㅌㄷㅌㄷ
    화이팅 입니다.!
  • JohnPark

    JohnPark Lv.1

    24.07.24 · 175.♡.57.188

    저도 청소년, 대학시절에 우울증인줄도 모르고 고통의 시간을 보냈었죠...
    그때는 누구의 도움도 없었고요... 이렇게 하소연 할 커뮤니티가 없던 시절이니까요.
    힘내시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은 정말 잘 된 일입니다. 사실 이 단계에 이르셨다는 것은 이제 긴 터널의 출구가 얼마남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봅니다.
  • 다크메시아

    다크메시아 Lv.1

    24.07.24 · 211.♡.138.253

    우울, 공황까지 왔던 케이스인데

    무엇보다 중요한건 원인을 제거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니 일은 그만 둘 순 없지만

    내가 먼저 살고 보자는 마인드셋이 필요합니다.
  • 마이바흐

    마이바흐 Lv.1

    24.07.24 · 210.♡.20.243

    너무 열심히 애를 쓰셔서 그럽니다.
    절대로 애쓰지 마시고 그냥 물흐르듯이 살아보세요.
    어쩌면 세상은 님이 열심히 사시지 않아도 잘 돌아갑니다.
    그러니 자신의 기분을 먼저 살피시고 자신의 육신을 먼저 살피세요.
    꼭 건강히 회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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