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노잼 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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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쯤 아이가 자폐진단을 받았습니다.
예전에도 한번 썼지만
40개월에 발달검사를 했는데 17~18개월 수준이라고 나와서 충격을 받았죠.
어린이집에서도 똘똘하다는 소리를 듣는 아이였는데.
진단받고 진짜 열심히 치료를 달렸습니다.
이 세계에선 이걸 치쏟붓이라고 합니다.
"치료에 다 쏟아 붓는다."
아이가 체력이 너무 약해서 무더위에도 아이랑 걸어다니며 산책을 하고
치료실들은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열심히 걸었습니다.
그덕에 아이 체력이 엄청 좋아졌어요.
근데 제가 살이 많이 빠져서 난생 처음으로 저체중을 경험해 봤네요.
(지금은 다시 회복됨…ㅋ)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언어, 놀이, 특수체육, aba 치료실을 다니고
주말에는 도움이 될까 싶어서 문화센터 수업도 데리고 다녀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새로운 체험들도 많이 시켜주고
아이와의 상호작용과 애착을 돕는 PCIT 프로그램도 수료했습니다.
그렇게 반년정도 달리고 장애등록을 위해 다시 발달검사를 했더니 또래수준(48개월)으로 확 뛰었어요.
하지만 소통에 문제가 있는건 여전해서 결국엔 장애등록을 했고
요즘에도 월~금은 어린이집 하원 후 센터생활, 토요일도 센터갔다가
아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자극을 주기 위해서 여기저기 돈써가며 다니고 있습니다.
(웃긴짤은 센터 대기실에서 올립니다... ㅋ)
아이 장애등록은 했는데 예전에도 썼지만 혜택이 정말 없네요.
금전적인 지원은 전기요금 월 최대 16,000원 지원!
그리고 연말정산때 장애인 공제가 있긴 한데요
이건 내가 낸 세금과 치료비의 일부라서 혜택이란 생각도 안듭니다.
월 치료비만 200만원씩 쓰고 있는걸요...
장애인 주차장 이용은 보행장애가 없어서 불가!
공공시설 이용요금 할인혜택이 있지만 그건 가야 받는거고 금액도 소액…
아이 발달치료비를 일부 지원받는 바우처 제도들이 있지만 소득때문에 다 제외대상입니다.
그나마 올해 한가지 바우처가 소득제한이 풀렸대서 봤더니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받기도 매우 어렵고 받아봤자 월 n만원대…
지원이 형편없으니 아이 장애등록을 안하는 부모들도 많아요.
저는 그럼에도 등록한 이유가 남편 회사에서 치료비 절반이 지원 나옵니다.
감사 압도적 감사 ㅠㅠ
그리고 저희 아이처럼 자폐스펙트럼이 경증인 아이들은
나이를 먹을 수록 장애판정을 받기 어려워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리 받고 꾸준히 진료기록을 남겨둬야 재판정시 유리하다고 하네요.
초등부터는 장애인이면 그래도 지원이 좀 더 낫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또하나… 에버랜드의 거의 모든 시설과 기구에 우선 입장이 됩니다.
감사 압도적 감사 ㅠㅠ
얼마전에 아이랑 갔다가 에버랜드 진짜 최고다 외쳤습니다. ㅠㅠ
요즘 우리 아이는 말은 잘해요.
공공장소에 데리고 가면 문제행동도 없고
얌전하고 말도 잘하니 다들 자폐라고 안봅니다.
심지어 소아과 간호사 쌤도 제 이야기 듣고서는
정말 티가 안나서 몰랐다 이정도는 나중에 좋아지겠는걸요? 하시더군요.
근데 말은 잘하지 대화라는게 안됩니다.
서로 오고가는 핑퐁대화가 잘 안됩니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요.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다는건 모방을 안한다는 것이고요
모방을 안하면 발달이 잘 안됩니다.
아이들은 주변 사람들을 보고 행동이나 말을 따라하면서 성장하거든요.
자폐친구들은 이게 안돼서 발달이 늦어요.
여튼 요즘 제 삶은 그냥 하루하루 버티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 하루만 어떻게든 넘겨보자.
아이의 예후를 고민하고 생각해봤자 답없고 우울하고 비참하니
그냥 오늘 하루 아이랑 재미있게 보내보자 생각하며 삽니다. ㅠㅠ
그럼 내일은 좀 더 나아져있겠지…
얼마전에 센터에서 근무하시는 치료사 선생님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요.
자기 아이도 어릴때 자폐성향이 심해서 안해본 치료가 없다.
지금은 대학생인데 유명대학에서 예술분야를 전공하며 잘 지낸다.
본인도 예전에 치료실을 많이 다니며 고생했는데
제 모습을 보면 그때가 생각난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분명 아이가 좋아질거라고 우리애도 그랬다 잘될거다 하시는데 울컥하더군요.
정상까진 바라지도 않아요.
그냥 집단에 섞여서도 무난히 무탈하게 지낼 수 있는 만큼은 성장해주길 바랄뿐...
저처럼 발달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다뫙인들도 계시겠죠? 우리 같이 힘내요!
제리아스님의 댓글
아이가 잘 극복하길 바랍니다.
딸아아빠님의 댓글
개굴개굴이님의 댓글
바이어스님의 댓글
그걸 위해서 뒤에서 오빠랑 새언니가 흘린 땀과 눈물이 얼마나 많았을지...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항상 얘기하더군요.
덕분에 웃긴짤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파란심장님의 댓글
Icyflame님의 댓글
그래도 잘 해내고 계시네요, 멋지십니다!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는 가족 되시길 바랍니다
리아미님의 댓글
이번에 유치원 졸업식에서도 혼자 춤 안추고 멀뚱멀뚱 있어도 여기에 이렇게 있는게 어딘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속상한 마음이 자라나는건 어쩔 수 없네요.
요즘은 또래 아이들과 더 어울리고 싶어하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데 대부분의 또래 아이들에게는 대화 안되는 이상한 아이라 어울리기가 쉽지 않아서 보고 있으면 속상하기도 하고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디냐 하는 생각도 들고 참 마음이 복잡하네요.
그래도 부모가 지치면 안되니까 열심히 함께 즐겁게 살아야겠죠.
rainblue님의 댓글
그까이꺼대충님의 댓글
가족 모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youngyoung님의 댓글
슈퍼눈팅님의 댓글
저는 20년 7월생 아이 아빠인데, 어린이 집에 보면 발달이 느린 친구들이 종종 있더라구요.
그 아이들이 치료받으며 나아지는 모습도 함께 보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 엄빠들은 '성장이 느린'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고 놀고있어요.
부모들끼리도 같이 만나서 식사하고 놀러다니고 있구요.
저희 아이가 xx가 때리고 말도 못하고, 뺏어가서 싫다고 종종 표현했었는데,
뽀로로 이야기를 해주면서, 크롱처럼 말을 잘 못하고 로디처럼 무뚝뚝해도 함께 친구가되어서 챙겨주고 같이 놀면 즐겁지?
그러면, 아이도 이해합니다.
어린이집에서 학부모 모임이 있다면, 용기내서 함께 해 보세요 ^^
성장이 느린건 병도 아니고 죄도 아닙니다! 어울리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할 친구들이 있으면 더 빨리 성장할 거에요.
화이팅 하세요!! ^^
다크메시아님의 댓글
각종 치료로 수백만원 쏟아붓고는 있으나
그냥 바라는건 살아가는동안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엄마 아빠가 없더라도 어릴적에 사랑받고 살았다는 것 정도는 기억하고 살았으면 좋겠네요.
김호랭님의 댓글
말은 하는데 대화는 안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고 친구들하고 안 놀고 혼자 놀고
낯선 장소, 낯선 놀이를 엄청 경계하는 등이요.
말이 너무너무 늦어서(30개월에 아빠 처음 했습니다.) 언어치료는 진작에 다니고 있었지만
좋아질지 안 좋아질지 모르겠네요.
중증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해야되나 뭐 이런저런 생각 중이네요.
힘내보자고요!!
Hymn님의 댓글
치료사 선생님의 말씀처럼 잘되실겁니다. 진심 다해 응원하고 기도합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가 통합교육을 하는데 같이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늘 느낍니다.
마음으로 함께 합니다. 힘내세요!!
Simlady님의 댓글
달리 해드릴말씀은 없지만 경증 자폐스펙트럼의 경우 성인이 되면서 많이 개선될 여지가 많으니 힘내세요!!
타임스케이프님의 댓글
(입으로 굳이 소리를 내며) 두두두두 지지지지지지직...!!!
라디오키즈님의 댓글
Riderman님의 댓글
시간과 환경, 의사들…그리고 많은 돈…..
제 친구 와이프가 가장 힘들어 하는 건.
아이의 체력이 정말 100으로 하루 종일 가다가.
밤에 갑자기 방전되듯 0 으로 떨어진다고 하더군요.
그래야 잠을 자는데. 그게 일정하지 않고.
부모 체력은 8~9인데. 아이가 100이라.
여튼 그러니 체..중말고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 ㅋ
파이팅요!! ^^
떡갈나무님의 댓글
루피님께서 아이의 발달과 학습에 대한 이해도가 꽤 높아 보이십니다.
그러면 아이도 잘 클거예요.
힘내세요~
그리고 늘 재밌고 좋은 글들 사진들 감사합니다~ :)
하산금지님의 댓글
제 주변에도 비슷한 사연을 가진 동생들이 있는데 늘 안타깝게 보고 있어요. 짧은 신혼기간이 후딱 지나고.
늘 주기적인 병원진료와 특수학교, 금전적인 부담 등 때론 존경스러울 정도로 잘 견뎌가더군요.
지금까지 지내 온 것도 대견하지만 애들이 커가면서 엄마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키도 부쩍 자라고 힘도 세지더군요.
애들이 청년이 되고 부모들이 더 늙어갈 때 어떻게 될는지 많이 걱정이 됩니다. 멀리서 응원합니다!
소금한톨님의 댓글
반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 내용 중 일부라던데 힘들때마다 위안이 되는 글이라 오래전부터 갖고있던 캡쳐자료에요.
계속해서 노력하다보면 언젠가는 작은 것이더라도 뭔가를 이루는 날이 올거고, 만약 그 날이 온다면 모든 힘겨운 이 시간도 가치가 있고 행복했다고 여기게 되지 않을까요? 부모에게는 아이를 위해 내 몸이 갈리더라도 뭔가를 해줄 수 있었다는것, 아이는 부모와 한참 걸어다니고 치료다니고 그러면서 나눈 대화와 감정을 통해 느낀 사랑 같은것들은 어디 가지 않으니까 그것또한 마음의 자산이 되겠구요...!
부디 '그 때 힘들었지만 행복했고, 그 시간 덕에 너무 좋아졌다'고 이 시간을 기분좋게 추억할 날이 오길 바랍니다..!! 더운여름 힘내시고 모두 건강하세요
Mickey님의 댓글
올 해 중학교에 올라갔는데 아직 말을 못하고, 먹지 못해서 경관수유 중이지요.
전신마취 수술만 15여번 했나 봐요. 언제부터 인가 수술 횟수 세는 걸 그만둬서 잘 모르겠습니다.
한 번은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고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잘 모르는 상태로 매일 매일이 지나가요
애가 태어나고 한 4년 간은 제정신으로 못살았어요.
그 시간이 지나니 받아들여지더라고요.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던 사랑스러운 딸램이고, 매주 토요일 업고 동네 놀이터 투어하고 있어요. ^^
잘 견뎌 내시고, 힘드실 땐 언제든 익명의 힘들 빌려 종종 글 올려주세요.
글 쓰면서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고 모르는 분들의 댓글인데 그게 참 묘하게 힘이 되더라고요~
Badger님의 댓글
유니멀리즘님의 댓글
그리고 결국엔 행복할거에요.
루피님 가족에게 더 좋은 날이 계속되길
기도합니다.
하늘냥이Mk2님의 댓글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 좋은 결과와 행복이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믿습니다!
또좋은날님의 댓글
글쓰신분은 최선을 다하고 계신 좋은 부모시네요. 진심으로 꽃길만 걸으시길 바라겠습니다.
제이슨본죽님의 댓글
designsuh님의 댓글
뭐가 걱정이에요.
힘들어 무너질때면 여기 오셔서 글 쓰세요. 같이 읽고 공감하고 응원 남길께요.
같은 동네라면 우리 아이들과 함께 놀게 하고 싶네요.
뱃살대왕님의 댓글
장애인 가족이 힘든건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게 제일 힘들더군요.
또한 인정하더라고 내가 죽고 없으면 이 사람은 어떻게 이 사회에서 홀로 살아갈까하는 걱정이 큽니다.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말씀대로 정부의 지원도 실질적으로 도움되는건 없습니다.
제 친구 아들도 발달장애가 있고 주위에 보면 많은 장애인이 같이 살고 있는데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건 가족들조차 많이 숨기려하기 때문이 아닐까합니다.
힘내세요.
따르릉퇴근길님의 댓글
부모로써.. 정말 애 많이 쓰고 계심이 글 문구 하나하나에서 절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나서 멋진 어른이 되길 바랍니다~!~!
마음13님의 댓글
진로제약님의 댓글
부디 정말정말 좋아져서 가족 모두 행복하셨음 좋겠습니다.
인생은경주님의 댓글
데렉옹님의 댓글
저희 아이도 스펙트럼에 있는데
중학생 되고 사춘기 되니 주변 친구들에 대한 관심도 생기면서 잘 적응해 나가더라구요. 일반 중학교 다닙니다.
사회성이 아직 부족한 수준이지만요.
사랑과 관심 노력하시니 행복한 일 더 많이 있을 거에요.
잔망루피님의 댓글
ecpia님의 댓글
그리고, 힘내세요.
응원 합니다!!
북명곤님의 댓글
쿠마이님의 댓글
글록님의 댓글
잔망루피님의 댓글의 댓글
Rania님의 댓글
자식을 그냥 키우는 것도 쉽지 않은데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운다는 건 상상이 안되서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는 회원님이 앞에 계시면 고개 숙여 인사 드리고 싶어요.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으니 건강하게 잘 자랄 겁니다.
아이도 회원님도 행복해지길 바래요.
uooi님의 댓글
솔티리치님의 댓글
응원합니다.
약간의 ADHD 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얼마전 아이에게 화낸 저를 크게 반성하고 갑니다.
묵담님의 댓글
겪어왔습니다
96년생 현재 28살이네요
말하는거보다 글을먼저 읽던
아이였고 말도 제대로못한채
초등학교 입학한 아이였습니다
초등학교 2곳 중학교2곳을
옮겨다니며 겨우 졸업했고
고등학교는 다른도시의 자사고로
보냈습니다
다행인거 암기력이좋아 초등2학년때
영어 동화구현대회가 있어 영어동화테잎을 사다주니 3일만에 다외워 전교1등을 하니 그때부터 사람취급을
해주더군요
아무도 모르는 새로운세상에서 살고싶다는 딸의주장을 받아들여 대학은
일본에서 시작했습니다
네
만족스럽진 않지만
어릴때 격은 자폐스펙트럼을
어느정도 극복하고 혼자서 씩씩하게
잘살아가고 있습니다
4개국어를 자유록게구가하니
기업체 장학금과 통역알바로
경제적인 독립을 했고
꿈을 실현하기위해 현재 농업박사
2년차에 있습니다
대학은 교토대학 이구요....
우리아이 사례가 조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삼진에바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