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꼬북 (246.♡.104.96)
2024년 4월 9일 PM 12:57 · 수정됨(15:00)
오늘 도산서원에서 김준혁 후보를 비난하는 기사가 올라와서 찾아보니 구전으로 떠도는 야사가 있었네요.
재미있어서 가져와 봤습니다.
퇴계는 왜 '낮퇴계 밤토끼'였을까
이기환 역사 스토리텔러
‘낮퇴계, 밤토끼’란 말이 있다. 퇴계 이황 선생 이야기이다. 물론 역사서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고 구비설화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다.
“퇴계가 낮에는 관을 쓰고 점잖게 제자들을 데리고 강학을 하는데 밤에는 부인에게 토끼 같이 굴었다. 그래서 낮퇴계, 밤토끼란 말이 생겼다.”
(중략)
“퇴계와 율곡 선생의 제자들이 모여 두 선생님은 성현인데, 부부생활을 어찌 하는지 궁금하게 여겼다. 성현이니 부부생활도 점잖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퇴계 선생의 부부생활은 참으로 난잡스러웠다. 그러나 율곡 선생은 평소와 다름없이 밤에도 도덕군자처럼 의관을 차려있고 부인을 대했다. 퇴계 선생의 제자들은 참을 수 없었다. 이튿날 득달같이 ‘왜 그러시냐’고 물었다. 그러자 퇴계는 ‘남녀 관계란 음양이 합하는 것이다. 원래 점잖게 하면 안되는 거야.’라 했다.”
무슨 말인가. 퇴계는 부부생활이란 하늘과 땅의 기운이 마주치는 것이라 여겼다. 그러니 당연히 비바람이 불고 벼락과 천둥이 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녀관계 또한 그렇게 요란하게 치뤄야지 너무 조용하게 치르면 안된다고 한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율곡은 반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퇴계와 달리 구비설화에서도 도학자의 풍모를 잃지 않는다.
(중략)
“퇴계 선생은 허씨 부인에게 서로 손님같이 경대했다. 평소 거처하실 때와 서로 대화를 주고받을 때를 보면 사이가 좋지 않은 것 같이 보였다. 처음에는 금슬이 좋지 않은 듯 의심을 하지만 오래 지내보면 부부의 두터운 정을 알게 된다.”
그런데도 퇴계를 두고 ‘낮퇴계 밤토끼’니 천둥번개 처럼 요란하고 난잡한 부부생활을 즐긴 것으로 희화화하는 구비설화들이 전해지는 이유가 대체 무얼까.
도학자인 퇴계를 보통 사람으로 끌어내림으로써 친근감을 표현하려는 민간의 쑥덕거림이었을 뿐이 아닐까. 지금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인물을 개그의 소재로 활용하면 재미있지 않은가. 예전 사람들도 공자-주자의 맥을 잇는 이자(李子)로 추앙받는 퇴계를 음담패설의 소재로 삼는 파격을 마음껏 즐겼다. 퇴계 선생은 민간에서 유통되는 육담의 주인공을 사랑받은 것이다. 이자 퇴계선생이 더욱 친근감있는 존재로 후세에 다가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이 글은 계간 <문헌과 해석> 2010년 봄호에 실린 김동욱의 글 ‘퇴계가 등장하는 성소화(性笑話)’와 김병일의 <퇴계처럼>, 글항아리, 2012 등을 주로 참고했습니다. 권오봉의 <퇴계선생 일대기>, 교육과학사, 1997도 도움이 됐습니다. <한국구비문화대계>와 <한국구전설화> 등도 참고했습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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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군림천하
24.04.09 · 114.♡.2.66
율곡은 따르던 기생이 나중에 한양에서 율곡이 머물던 파주까지 쫓아가죠. 율곡이라고 꼿꼿한 것은 아니죠. -
서서울꼬북
→ 군림천하 작성자
24.04.09 · 246.♡.104.96
그냥 느낌이지만 퇴계는 있는 그대로 제자들에게 보여주었지만 율곡은 겉과 속이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준게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
군군림천하
→ 서울꼬북
24.04.09 · 14.♡.11.243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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