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너저분한 광화문 광장 / 정체성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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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WL⠀ 210.♡.15.229
작성일 2024.08.1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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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이지 광화문 광장에 갈 때마다 서울시는 이 광장을 제대로 쓸 의지가 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광장 어디에서나 광화문이 보이도록 아무 행사도 열지 않고 그냥 내버려두면 알아서 시민들이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광장입니다. 그런데 이 광장에 올 때에는 항상 무슨 판이 벌어져 있고 그게 참 너저분해 보입니다. 광화문은 보이지도 않구요. 그런데 오늘은 그 도가 지나쳤습니다.



시청쪽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횡단보도를 건넙니다. 넓은 광장이 꽉 막혀있습니다. 보기에 답답해요. 이 광장에 사람이 붐비는 이유는 탁 트여있기 때문일텐데요. 광화문을 가로막은 번쩍이는 임시건물에는 물놀이하는 사람들(주로 아이들이죠)이 옷을 갈아입는 탈의실과 물을 말리는 선풍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런게 과잉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 분수대에 물놀이 하러 가는 사람들 중 누가 젖을 것을 예상 안 하고 가겠습니까? 선풍기가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옷이요? 큰 수건 둘러서 알아서 갈아입어도 되죠. 저런 것이 없어도 다들 알아서 옷 갈아입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옆에 넓더란 자리에 커피숍이 하나 있던 자리에는 왠 야시장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푸드트럭이 있고 조명이 아주 밝아요.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광화문 광장과는 아주 이질적입니다. 한강 고수부지에는 사람들이 먹을 곳이 별로 없으니 푸드트럭을 들여놓는다고 해도 이해하지만 이 동네에는 음식점이 넘쳐납니다. 왜 굳이 이런 풍경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나요? 길거리에 먹을 것이 넘쳐흐르는 명동을 하나 더 만들려는 것일까요? 기존 상인들은 생각 안 하나봅니다?




제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탈의실 건물을 지나쳤는데도 광화문 앞에 또 무엇인가가 설치되어있습니다. 궁금해서 다가갔는데 점점 소리가 커집니다. 궁중문화와 관련된 동영상을 틀어주나 했는데 흥겨운 영어 노래가 나옵니다.




광화문을 가린 그 화면에 영화 <맘마미아 2>가 상영됩니다. 광화문은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 아니던가요? 왠 맘마미마입니까? 제가 아바를 정말 좋아하는데 아바의 노래를 듣고 이렇게 화가 나기는 처음이었습니다. 광화문이라는 국가적 상징과 너무 안 어울려요. 시민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국가의 전통 상징보다 저게 더 중요한 것은 아니잖습니까?



서울시에서 광화문광장, 청계천, 서울광장 일대에 장기간에 걸쳐 서울 책마당이라는 행사를 열고 있는데 이것도 정말 마음에 안 듭니다. 그냥 차라리 의자나 두면 될 일이지 거기에다가 책을 둬 봤자 얼마나 사람들이 책을 읽을것이며 거기에서 책을 읽는다고 해서 그게 독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울 책마당이라는 행사를 하면 희한하게 꼭 노래를 틀어놓습니다. 노래가 누구에게는 아름다운 음악이지만 누구에게는 소음인 것인데 그렇게 노래를 틀어댑니다. 저 행사에 설치하는 수 많은 의자와 도서구입 비용 등을 아껴서 도서관에 책을 더 구입해주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학생들이나 신청 시민들에게 도서 교환권을 발급해주던가 말이죠.


가뜩이나 이 행사가 마음에 안 들어하던 판에 노래도 모잘라 이제는 아바의 뮤지컬 영화를 광화문을 막고 틀어주는 꼬라지를 보니 정말 욕이 실시간으로 튀어 나오더라구요. 너무 더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박원순 시장님이 광화문에서 남대문까지 이어지는 녹색지대를 완성해놓으셨는데 서울시는 이를 제대로 활용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입니다. 자꾸 구조물을 더 설치하고 눈에 띄는 것만 만들고 벌여놓습니다. 너저분하게 늘어놓는 저 책마당 행사 때문에 시청 광장의 잔디밭은 완전히 누더기가 되었고 예전처럼 사람들이 돗자리 깔고 쉬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죠. 하도 늘어놓는 물건이 많아서 매일 제대로 치우지도 않고 밤이 되면 어두워져서 그 구조물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누군가 걸어가다가 넘어가도 놀랍지 않을 판입니다. 


아... 서울광장은 언제나 좀 너저분하게 사용했다 쳐도 말이죠... 광화문을 가려놓고 맘마미아 영화를 크게 틀어놓는 것은 진짜 아니지 않습니까? 태극기 광장 못 만들어서 짜증나니까 그 자리에다가 음식시장 세운건가요? 물놀이좀 한다 쳐요... '서울 썸머 비치'가 뭡니까? 서울 광장 물놀이 축제라고 하면 안되나요?


정말 왜 이러죠?





댓글 19 / 1 페이지

SPQR님의 댓글

작성자 SPQR (175.♡.49.118)
작성일 08.17 21:39
사진과 설명만 봐서는 이거 난장 이네요..
결국 어떤 공간에 대한 인식과 철학의 차이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PWL⠀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PWL⠀ (210.♡.15.229)
작성일 08.17 21:40
@SPQR님에게 답글 갈수록 가관입니다. 특히 토요일에는 행사 세 개가 동시에 열릴 때도 있어요. 정말 난장판이 따로 없습니다. 걷고싶은 거리와는 거리가 멀어져요. 오히려 평일에 가면 좀 평화로워 보입니다. 정작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건 주말이죠.

에스까르고님의 댓글

작성자 에스까르고 (183.♡.123.226)
작성일 08.17 21:41
심시티를 현실에서 즐기는 mayor와
영어에 환장한 고위 공무원들이 판치면
본문에 언급하신 것과 같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PWL⠀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PWL⠀ (210.♡.15.229)
작성일 08.17 21:42
@에스까르고님에게 답글 저러면서 잠수교 위에 미술관 설치한다고 설치죠. 한강대교에는 이미 에어비앤비 방 하나 만들었구요. 정말 시민으로서 쪽팔려요.

에스까르고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에스까르고 (183.♡.123.226)
작성일 08.17 21:45
@PWL⠀님에게 답글 그나마 100억짜리 국기게양대는 접어주셔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민초맛치약님의 댓글

작성자 민초맛치약 (220.♡.94.104)
작성일 08.17 21:44
공공의 공간이 가지는 의미를 알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부여하는 사람들이 다음 지선에서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PWL⠀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PWL⠀ (210.♡.15.229)
작성일 08.17 21:47
@민초맛치약님에게 답글 정말 창피한 결과가 나왔었죠. 아아아아...

다시머리에꽃을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다시머리에꽃을 (106.♡.192.219)
작성일 08.17 21:44
너저분함을 떠나서 저러한 행사들로 광장을 점유함으로서 집회 등으로 광장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드려는 목적이 있다 봅니다

과거 박근혜 정권 탄핵때도 광화문 광장의 상징성 그리고 시민들이 동참할 수 있는 높은 접근성등.. 광화문 광장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봅니다

지금도 윤석열 탄핵관련 시위를 열고 있지만.. 광화문이 아닌 다른곳에서 진행하게 된다면 과거와 같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기는 쉽지 않을것이라 보고..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기도 힘들것입니다

PWL⠀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PWL⠀ (210.♡.15.229)
작성일 08.17 21:49
@다시머리에꽃을님에게 답글 사람들이 모일만한 시내의 주요 지점에 다 저 가짜 독서행사를 엽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의미있는 행사는 열리기 힘들어요. 소규모 미친 2찍들 행사만 주변에 번성하죠. 세종문화 회관 계단에도 늘 복음성가 틀어놓는 또라이들이 죽치고 있습니다. 2024 Trump 라고 써놓고 북한 나쁘다고 외칩니다. -.-

다시머리에꽃을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다시머리에꽃을 (106.♡.192.219)
작성일 08.17 21:54
@PWL⠀님에게 답글 그러니까요ㄷㄷ

장군멍군님의 댓글

작성자 장군멍군 (108.♡.52.134)
작성일 08.17 21:44
일부러 저기선 집회와 시위를 못 하게 하려는 것 같아요
지금 시장이 누군지 다 아시죠?

PWL⠀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PWL⠀ (210.♡.15.229)
작성일 08.17 21:50
@장군멍군님에게 답글 집회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라면 좀 그럴싸하게 하던가 말이죠... 행사의 기획이나 진행방식이 너무 싼티납니다. 광화문이라는 국가적 상징을 전혀 못살려요.

팡파파팡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팡파파팡 (211.♡.235.47)
작성일 08.17 22:05
@장군멍군님에게 답글 이게 정답이죠

박근혜가 광화문 앞 청와대를 향해 들어올린 촛불시민들에 의해 쓰러진거

다들 기억하실텐데요. 이젠 그런 상징적인 공간을 없애버리고 싶은거죠

집회 허가가 나질 않으니 불법점거라는 명목으로 주최자들 강제 구인할 구실도 되고요

바다가고싶다님의 댓글

작성자 바다가고싶다 (172.♡.94.45)
작성일 08.17 22:13
책멍이 말이나 됩니까 ㅋㅋ

PWL⠀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PWL⠀ (211.♡.50.177)
작성일 08.17 22:16
@바다가고싶다님에게 답글 무개념이죠 ㅎㅎ

댈러스베이징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댈러스베이징 (125.♡.43.65)
작성일 08.18 00:09
매춘부가 이놈저놈 슈킹하는 그런 냄새가 납니다.

농약벌컥벌컥님의 댓글

작성자 농약벌컥벌컥 (211.♡.184.190)
작성일 08.18 01:05
광장을 난장판만들면서 정치적목적을 이뤘고 세금으로 진행하는거니 누군가 거하게 세금슈킹도하고 매국2찍x가리는 저런쪽으로 특화되어있죠

반쪽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반쪽달 (118.♡.65.74)
작성일 08.18 01:15
일부러 저러는 거죠. 평소에 느끼던 점인데 글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블루지님의 댓글

작성자 블루지 (219.♡.36.36)
작성일 08.18 02:54
이런것도 있습니다~ 제눈에는 이게 여기에 어울리는 그림인가? 싶습니다만

참고로 손목닥터9988 이라는것 자체가 나중에 오세후니 가고나면
청문회한번 해야할 아이템입니다. 대충만 찾아봐도 그림이 참 이상한 사업인데
워낙 용산일에들 바쁘다보니 지금 관심들을 많이 못주는듯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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