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냥이가 되었다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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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8.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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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으니... 아침은 고통스러울 터였다. 그래도 회사는 가야 하니 곧 알람이 울리겠지. 어차피 5분 간격 3번 맞춰놨으니, 알람이 울리더라도 두번까지는 끄고 좀 더 잘 수 있다. 온 몸이 피로에 젖어 눅눅할 것이 분명한데... 그래도 일어나야 할꺼야...
그런데, 왜 이렇게 몸이 상쾌하지? 술 먹은 다음날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오늘은 알람보다 일찍 일어나볼까? 일어나면서 팔을 쭉 피고 기지개를 피는데... 어라? 엉덩이가 하늘로 쳐들리고 팔은 앞으로 쭈욱 뻗어진다. 내가 이렇게 유연했던가? 아니 엉덩이에 느껴지는 이 든든함은 뭐지?
웹소설에서나 보던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 지금 나는 냥이다. 아무리 봐도 냥이다. 흰 바탕에 까만 얼룩이 있는 젖소냥, 그게 나다. 분명 침대에서 자고 있었는데, 눈 뜬 곳은 버려진 창고 구석이다. 나는 길냥이인가보다.
얼굴과 팔, 다리, 꼬리 온 몸을 점검하고 나니 슬슬 배가 고파진다. 일단 나가봐야겠다.
도무지 어딘지 알 수가 없다. 길 따라 슬슬 돌아다녀본다. 이제 꼬리를 움직이는 데도 익숙해졌고, 네 다리로 걷는 것도 자연스러자연스러워졌다. 내가 아는 고양이는 포식자다. 독사도 가지고 노는 동체시력과 냥펀치, 어머어마한 점프력, 소리 없이 다가가는 발걸음, 이제 나도 포식자다.
저 풀 숲에 뭔가 보인다. 고양이로서의 내 첫 사냥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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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머니님의 댓글
화니75님의 묘생전생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