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이 별로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운은 김민석 의원이 뗀 것이고 발단은 멧돼지가 불온 세력 운운한 것이긴 합니다만

걱정이 된다거나 절망적이라거나 하나 마나한 소리들은 왜 자꾸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불안은 나눈다고 절대 반이 되지 않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공포만 만들고 말 뿐이예요.

그럼 건설적으로 이 놈들을 어떻게 족칠 지 아이디어를 낼 수도 없죠.

그것은 멧돼지가 말하는 불온 세력으로 찍히는 아주 쉬운 길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멧돼지가 비상 계엄이나 정권 보위를 위한 친위 쿠데타를 기도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군사 작전은 언제나 변수가 많은 일입니다.

용산 정권이 군 지휘부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가정하더라도 과거처럼 통신망이 형편없던 시절도 아니고 거사 당일 날 다 뽀록 납니다.

계엄을 유지하려면 민주당 국회의원들 다수를 체포하거나 구금해야 하는데 이것을 할 수 있는 마땅한 법률적 근거가 없어요.

그냥 밀어 부치는 것 밖에는요.

뭐.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만.

계엄 따위를 생각하지 않을 진짜 이유라고 생각하는 것은 말입니다.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몇 년 후에 정권이 바뀌면 용산 일당들 싹 다 잡아 넣고

문제있는 검판사들 다 옷 벗기고

찌라시 언론사들 모두 폐간할 수 있을 것처럼 이야기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검찰을 기소청으로 바꾸려고 해도 정권 교체가 우선 되어야 입법을 시작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고요.

검사를 탄핵해 봐야 헌재가 기각하면 그만 입니다.

심지어 검찰을 폐지하는 법안을 헌재에 위헌 신청을 내는 방법도 있죠.

판사들은 언급할 필요도 없고요.

지금 경찰 꼬라지를 봐서도 아시겠지만 수사권이 당장 경찰로 넘어간다고 휘리릭 다 잡아넣고 할 수 없습니다.

굥 일가를 처벌하려면 일단 이 재판부, 검찰을 어떻게든 정리해야 하는데 어림 없죠.

그 전에 대통령 관련 사건이니 특검을 임명하는 것이 당연한 전개이기도 합니다.

몇년 후에 일이 잘 되서 여야의 입장이 바뀌었을 때, 특검을 누가 추천 하겠습니까?

특검을 해서 이것 저것 기소했다고 해도요.

그 특검에 패키지로 잡혀들어가야할 인간들 대부분이 검/판사 법조계 출신들입니다.

걔들을 판결하는 것은 현재에 재판부에 있는 판사들이고요.

어차피 이 사람들 다 한 다리만 걸치면 다 아는 사이고, 호형호제하는 사이입니다.

가재는 게 편이란 말이죠.

당연히 굥씨 일가 좀 처벌해 보겠다고 제 식구, 제 선후배를 거칠게 처벌할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우리는 굥을 되게 무식하고 멍청한 인간처럼 말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찌되었든 문재인 정부를 속이고 검찰총장이 되고 바로 나와서는 국짐당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입니다.

그렇게 멍청한 인간이 아닙니다.

최소한 판을 보고 행마는 할 줄 아는 사람이란 거예요.

계엄, 친위 쿠데타를 벌일 수도 있습니다.

충분히 검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건 삐끗하면 모가지가 날아갈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이죠.

도박을 할 필요가 없는데 왜 도박을 하겠습니까?

오히려 그런 일을 벌이면 기존의 법조/언론 기득권들의 목숨이 훨씬 위험해 질 겁니다.

지금 같이만 가면 계속 편하게 군림할 수 있는 그 사람들이 말입니다.

걱정들이 너무 많으신 것 같아서 반대 의견을 내보았습니다.

그런 걱정보다는 이 부조리한 사회 구조를 어떻게 근본부터 고칠 지 그런 것을 더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