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중증재생불량성빈혈 확진을 받으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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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Ligo 223.♡.165.86
작성일 2024.08.2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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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달 진드기 감염으로 인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인 줄 알고 아버지가 중환자실 입원했다가 일반병실로 옮긴 일이 있었는데요.

(당시 다모앙에도 글 남긴 후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반전으로..... 며칠 후 나온 바이러스 검사결과가 음성이었습니다...

병원에서도 농장일 하는 특성상 진드기도 많이 물렸다는 아버지말에 그렇게 알고 감염내과 쪽에서 치료를 했었는데, 검사결과 음성이 뜨고 계속 혈소판 수치가 좋아지지 않아 결국 입원 중 혈액종양내과로 옮겨 골수검사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 염색체 검사결과까지 나오는 데에 거의 한달 가까이 걸렸네요.

골수검사결과, 재생불량성빈혈이 의심된다고 했고, 확진받기 위해서는 염색체검사 결과까지 기다려야된다고 했는데 결국 오늘 중증 재생불량빈혈이 맞다고 확진을 받았습니다.


몇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중증에 해당하는데, 혈소판 헤모글로빈 호중구 등 모든 수치가 안좋아서 중증 판정을 받게 되었네요.

혈소판은 15~45만까지가 정상인데 약 4000입니다.. 


이와중에 의료공백이 커지는 시기라 걱정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정말 절대 다쳐서도 아프지도 말아야하는 시기이건만 하필....


그나마 다행인건 문재인 케어 덕분에 중증희귀질환 산정특례가 적용되어 병원비 부담이 아주 크지는 않다는 거네요.

(아버지는 그흔한 암보험, 실비보험 하나 없더라고요... 사업하느라 재산만 탕진하시고, 이런 데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문재인케어 없었으면 저희집 기둥뿌리까지 날아갔을 수도 있습니다...)


골수검사 이후 퇴원해서도 응급실만 2번 방문했을 정도로 상황이 안좋습니다.

기침할 때 피가 나오기도 하고, 수혈 효과 떨어지면 모든 수치가 다시 바닥을 친다고 합니다.

그저께도 어지럽고 몸에 자반이 많이 생겨 응급실을 갔다가 혈액검사 결과가 좋지않아 바로 수혈받고 입원수속 밟게 했다고 하고요.


오늘부터 면역치료(일종의 항암치료 같은..) 들어갈 것 같다고 하는데, 여러 자료들을 보니 이 치료로 호전되고 완치되는 비율이 약 절반이라고 합니다. 60퍼센트 정도가 치료에 반응있고, 그중 10~20퍼센트는 또 재발...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는 권유하지 않는 듯 하구요.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또 걱정인 건 평소 아버지 고집이 너무 센데...

이상한 유튜브 보면서, 이상한 약초나 한약, 식품에 집착하신다는 겁니다.

70만원짜리 소금... 무슨 한의사가 혈액건강에 좋다고 만들었다는 100만윈짜리 효소 그런 것들이요..

재생불량빈혈 의심판정 이후에도, 자식들이 그렇게 아무 약이나 먹으면 안된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한방병원을 가서 한약을 지어오지 않나, 온갖 영양제와 약초나 삼, 이런 것들을 거의 매일 사고 매일 마음대로 드십니다...

아무리 합리적으로 설득하려고해도 안되어 포기 상태... 자식들만 답답해서 미칩니다.. 

평소에도 이상한(?) 본인 신념이 강해서, 음식도 밀가루는 절대 안드시고 음식도 싱겁게 섭취하고 했는데 (반찬이 조금이라도 짜면, 왜 이렇게 짜냐고 난리가.... 심지어 입원 중 병원밥이 너무 짰다고 합니다...) 지금은 본인이 저나트륨 상태임을 알고 또 이상한 소금을......

이렇게 극단적인 습관을 가지고 있다보니, 치료에만 전념해도 50프로 확률일 판에 참 걱정이 커지네요. 기침에 피가 섞어나오는데도 30분에 한번씩은 담배 피러 나가시고요..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운 요즘입니다. 사회도 뒤숭숭한데 아픈 가족까지...


너무 심란하고 마음이 좋지 않아 두서 없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ㅠㅠ


괜히 자고있는 아기를 꼭 껴안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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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 1 페이지

아침소리님의 댓글

작성자 아침소리 (211.♡.103.115)
작성일 08.26 11:47
혈액암인데....
어려운 일 시작이네요. 이식 안하고 항암만으로는 쉽지 않을건데 힘내시고 좋은 소식 듣기를 기도하겠습니다.

Ligo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go (223.♡.165.86)
작성일 08.26 12:00
@아침소리님에게 답글 저도 알아보니 백혈병(혈액암)과 종류는 좀 다르지만 증상은 유사하고 중증의 경우 예후가 좋지 않더라고요.. 의료붕괴 상황에서 막막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투병 가족을 두신 분들 모두 어떻게 이겨내실지...
댓글 감사합니다.

boolse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boolsee (211.♡.80.102)
작성일 08.26 11:58
그래도 병명이라도 확실해졌으니 치료에만 전념하실 수 있겠네요.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Ligo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go (223.♡.165.86)
작성일 08.26 12:01
@boolsee님에게 답글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간다니 불행 중 조금 마음이 놓이기도 합니다. 원활하게 치료가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세온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세온 (175.♡.146.37)
작성일 08.26 12:03
건강기능식품, 한약 등은 교수님 통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대부분 효과도 적고, 부작용도 적겠지만, 그래도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조심해야지요.

그리고 담배 끊는게 가장 중요해보입니다

Ligo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go (223.♡.165.86)
작성일 08.26 14:16
@세온님에게 답글 맞아요~ 일단 주치의 상의하에 조심스러워야하는데 걱정입니다. 특히나 치료받는데 흡연이라...ㅠㅠ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할러님의 댓글

작성자 할러 (116.♡.3.213)
작성일 08.26 12:12
저 연세의 부모님들은 고집이 엄청나시고..  자식이나 의사에게 절대 안지려고 합니다.  계속 설득하면 네가 나를 이겨먹으려고 하냐?  이런 소리 듣고요...  저도 어머니 설득 하다하다 몇번 대판 싸우고는 그냥 포기했습니다.  물론 상태는 매일매일 심하게 나빠지시는데...  자기 운명이다 싶습니다.

Ligo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go (223.♡.165.86)
작성일 08.26 14:18
@할러님에게 답글 어머니께서 투병 중이시군요ㅠㅠ 왜 유독 자식말은 더 안들으시는지 참 답답합니다.. 저도 매일 같은 심정이에요.... 할러님도 힘내시길!ㅠㅠ

크리안님의 댓글

작성자 크리안 (58.♡.210.7)
작성일 08.26 12:33
15년전 이야기지만
제 동료 아버님 폐암으로 고생하시다
1년 더 사셨는데
한달 약값만 4000만원 들어갔다고 합니다

Ligo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go (223.♡.165.86)
작성일 08.26 14:19
@크리안님에게 답글 ㄷㄷ 암이나 중증질환, 희귀병이라도 걸리면 집안이 완전 박살날 정도였죠. 문재인케어 덕분에 큰 걱정은 조금 덜었습니다...

꼬man님의 댓글

작성자 꼬man (208.♡.161.14)
작성일 08.26 13:40
담배는 저정도면.. 의사가 진짜 세게 극단적으로 얘기를 해 줘야 끊을 수 있더라고요..

Ligo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go (223.♡.165.86)
작성일 08.26 14:20
@꼬man님에게 답글 한평생 피운 담배라... 의사가 얘기해서 끊기만 한다면 좋겠습니다....ㅠㅠ

꾼주재은숨님의 댓글

작성자 꾼주재은숨 (118.♡.82.254)
작성일 08.26 15:05
누나가 재생불량성빈혈에 걸렸지요. 그때 누나의.나이가 20대 초반이었습니다. 누나는 지금 40대 초반이에요. 수치는 정상인과 다르나 관해 수준입니다.
위로를 드립니다..

Ligo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igo (223.♡.165.86)
작성일 08.26 15:07
@꾼주재은숨님에게 답글 치료 잘받으셔서 지금까지 건강히 잘 계시다니 다행입니다!
댓글 보니 희망이 생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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