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팟캐스터?의 학생시절 논문 초록.txt
페이지 정보
본문
국문 초록 (Abstract)
내 이야기를 “간단하게 요약해보세요.”라는 요구는 솔직히 나에게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같은 소리로 들린다. 그런 요구를 하면 정말 곤란하다. 나는 그렇게 간단하게 말하는 재주가 없어서 석사논문이 이렇게까지 길어진 것이다. 나는 이야기를 할 때 하나하나 그 곡절(曲折)을 풀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병이 있다. 아마 불치병인 것 같다. 그러니 논문요약이라고 할당 된 형식을 나에게 집어던져주면 정말이지 곤란한 것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나는 그저 그런 일개 나부랭이 학생이므로 고분고분 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정말 슬프다.
공자의 수양철학 연구라는 제목을 보고서 위대한 공자의 수양에 관한 연구라고 생각하면 정말이지 곤란하다. 나의 이야기는 공자의 위대함을 증명해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나의 이야기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는 그 물음을 단지 공자와 나누었을 뿐이다. 내가 공자와 대화를 나눈 것은 그가 위대하신 성인이기 때문이 아니다. 나는 공자가 위대하다는 것을 알아야만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내가 공자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한 것은 그의 첫 마디 때문이었다.
배우고 제때에 그것을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원망하지 않으니 또한 군자답지 아니한가? 󰡔論語󰡕 「學而」 子曰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나는 그가 말한 기쁨과 즐거움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나의 이야기는 이 두근거림으로부터 시작된 여행을 다룬 것이다. 그리고 나의 여행기를 일반화시키고 싶은 마음은 정말이지 조금도 없다. 이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공자가 우리(나, 너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 한 두근거림에 대한 이야기를 원하는 것이라면, 단지 나 혼자만의 이야기로만 남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공자가 말한 두근거림, 기쁨과 즐거움의 가득한 삶은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저마다의 예쁜 빛깔이 모여야만이 이루어질 수 있는 무지개의 삶이기 때문이다.
출처 :
지대넓얕의 출연자 중 한명인 김도인의 논문 초록입니다
한창때 채사장이 김도인 논문이 대박이라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제야 찾아보네요ㅋ
휘소님의 댓글의 댓글
어차피 저널에 내는것도 아니니까요.
Beambob님의 댓글
차라리 범죄사실을 인정하겠소..... 비록 내가 저지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휘소님의 댓글의 댓글
억지로 쓰는 내용이 책 쓴것 같은 느낌이긴 합니다만. 멋대로 쓰는건 뭐 어쩔 수 없네요. 가령
"나는(오! 논문에서 ‘나는’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금기처럼 되어있는데, 나는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엄청나게, 수두룩하게, 정신 못 차릴 정도로, 기겁할 정도로, ‘나는’이라는 단어를 쏟아낼 것이다. 삐뚤어지려고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어여삐 봐주세요.)"
https://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9669085a3c90240dffe0bdc3ef48d419
글은 좀 쓰시는 것 같아보입니다 ㅋㅋㅋ
아스트라님의 댓글의 댓글
휘소님의 댓글
https://www.riss.kr/search/detail/DetailView.do?p_mat_type=be54d9b8bc7cdb09&control_no=9669085a3c90240dffe0bdc3ef48d419
인문 철학쪽에서는 저런 점찍는것도 괜찮은건가... 신기하네요.
Gesserit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