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주유소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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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심에서도 그랬고 다모앙에도 종종 올라오는 주제입니다.
1) 기름값이 낮으면 착한 주유소이다.
2) 알뜰 주유소는 대체적으로 착하다.
3) 일반 주유소는 가격 변동기에 장난을 친다.
대체적으로 이런 류의 생각들인데요,
예전부터 한 번 정리해보고 싶었던 주제인데 눈팅러 DNA를 깨고 나올 에너지가 없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얼마 전 첫 글을 써본 김에 적어봅니다.
1) 기름값이 낮으면 착한 주유소이다.
정유사에서 일반 자영 주유소에 납품하는 기름값은 대동소이합니다. 아주 많이 팔면 구간에 따라 약간 조정해주는 정도입니다.
이외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조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이른바 대리점 기름이 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큰 자체 저유소에 기름값이 저렴할 때 정유사에서 많이 받아두었다가 가격 좋을 때 일선 주유소로 납품하는 방식으로 운영이 됩니다. 그런데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방식이 사실상 도박과 같아서 정상적인 대리점이라면 안정적인 가격(=정유사 연동)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름에 겨울 기름 받고, 겨울에 여름 기름을 받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매우 적은 물량이지만 원유 기반으로 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에서 생산 후 남은 부분으로 휘발유 및 경유를 제작하여 뒷구멍(?)으로 공급하는 일도 존재는 합니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큰 폭의 차이는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그럼에도 적정 수준 이하의 가격으로 기름이 판매되고 있다면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1-1. 유외 상품 판매: 대표적으로 세차장 수익이 있으며, 요소수나 첨가제 등의 부수 판매도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됩니다. 단, 세차장의 경우 고객이 매우 많은 시내권 주유소에서나 가능한 방법이며, 요소수나 첨가제 등은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기도 하고, 온라인 등을 통해 도매-고객 직배송이 열려 있다보니 점차 수익이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세차장 운영시 직원 숫자가 많아야 한다는 점도 매우 큰 리스크입니다.
1-2. 부동산 투자: 여러 주유소를 이른바 영끌 대출로 매입한 다음 법인화 합니다. 이후 적자가 나든 말든 최저가로 풍차돌리기를 하여 매출만 극대화합니다. 해당 매출을 기반으로 법인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며, 부동산이 오르면 수익을 거두는 방식입니다. '야수의 심장'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경기 남부의 모 주유소 법인은 해당 방식으로 월 적자 6억 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1-3. 가짜 기름: 올해 6-7월에도 수십 곳의 주유소가 적발되었는데요, 이번에 걸린 방식은 선박용 벙커C유를 경유로 둔갑하여 판매하는 방식을 사용하였습니다. 요즘은 유류 배송 차량도 정유사 딱지를 붙여 진행하기 때문에 일반 고객이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1-4. 번외 1: 농협 주유소는 매출 평가에서 돈을 잘 버는 타 사업부와 묶여 있다보니 주유소에서 적자가 나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오로지 소장의 원초적 의지에 달려 있는 주유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하고 싶다 / 일하기 싫다)
1-5. 번외 2: 오피셜로는 국내에 수입 기름이 유통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시절 만들어진 알뜰 주유소 사업의 부산물인 수입 기름 대리점이 여전히 영업중에 있습니다... 물론 이건 그냥 심증만 있는 부분이죠...
원가를 낮출 여러 방법을 고려해도 말이 안 되는 가격인데, 그런 주유소를 보면 높은 확률로 직원이 여럿 있습니다. 요즘 직원 한 명에 2~300만 원 정도의 인건비가 책정되기 때문에 해당 주유소는 1-2번이나 1-3번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이 낮은 주유소 기준으로 그나마 믿을 만한 경우는 대리점이 아닌 정유사 직영 주유소 정도이고, 직원 없이 사장이 직접 하는 자영 주유소 정도는 괜찮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굳이 그렇게 사서 고생할 이유가 적거든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이런 구조를 알고 보면 기름값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착하다'는 표현을 쓸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직원 없이 사장이 직접 하는 자영 주유소가 가격이 낮다면 '착하다'에 근접한 평가를 내릴 수도 있긴 하겠네요)
2) 알뜰 주유소는 대체적으로 착하다.
이명박 정권 시절 '기름값이 묘하다'는 그의 발언과 함께 세상에 태어난 주유소 형태입니다. 초창기에는 수입 유류도 취급을 했었는데, 최근에는 정유사 경쟁 입찰로 운영됩니다. 판매량에 따라 약 4단계로 입고 가격이 정해집니다. 최상위는 EX 마크가 달려 있는 고속도로 주유소이고, 그 다음으로 농협과 여타 알뜰 주유소로 이어집니다.
2-1. 알뜰 주유소는 착하다: 알뜰 주유소의 입고 가격은 일반 자영 주유소대비 확실히 저렴합니다. 그런데 판매 가격을 보면 생각보다 최저가 주유소는 알뜰 주유소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히는 대부분 정유사 폴이 최저가 주유소지요. 그만큼 마진을 더 보고 있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고로... 출혈 경쟁이 '착한 것'이라면 일반 자영 주유소가 착할 확률이 더 높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일반 주유소는 알뜰 기름을 납품 받을 방법이 없으므로, 더 낮은 원가로 운영되는 주유소와 같은 가격으로 경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2-2. 알뜰 주유소의 기름은 정유 3사의 기름과 똑같다: 정유 3사(노랑 딱지 제외)의 경쟁 입찰로 납품 정유사가 정해지긴 하는데, 막상 기름을 받아서 보면 정유사의 영역 표시(대표적으로 경유의 색상 - 정유사, 계절별로 색상이 다름)가 없거나 현재 일선 주유소에 납품되는 것과 다른 경우를 접하게 됩니다. 같은 기름이라고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솔직히 확신이 없습니다.
3) 일반 주유소는 가격 변동기에 장난을 친다.
정유사에서 일반 주유소에 납품하는 기름값은 월단위 사후 정산 방식입니다. 즉, 주유소 사장이 지금 받고 있는 기름이 얼마인지 알 수 없다는 소리입니다. (예측가 입금 후 다음달 초 정산 방식)
다 팔고 나서야 내가 얼마를 벌었는지 알 수 있는 구조인 것입니다. 그래서 오를 때 빠르고 내릴 때 느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최근 주유소의 마진 실태를 보면 마진이 늘고 주는 정도가 아니라 마진이 있느냐 아니면 적자냐의 기로 수준이어서 더 그렇습니다.
그나마 대응 가능한 방법은 대리점 기름을 받는 것인데, 이 부분은 앞선 1번의 사유로 리스크가 있습니다. 정유사와 유착 관계에 있는 대형 대리점을 이용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는 있는데, 그만큼 가격도 정유사를 따라가기 때문에 의미가 퇴색됩니다.
4. 마치며
직접 필드에서 뛰는 경우는 아니었지만 전직 관련자 입장에서 '착한'이라는 표현을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일반 자영 주유소 화이팅'이라는 말 밖에는 덧붙일 말이 없네요...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당무님의 댓글의 댓글
라는 것도 성립하니까 평범한 가게들은 억울하죠.
우주난민님의 댓글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그리고 회전 빠른 주유소가 시설 관리는 더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거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보니... 시설 관리도 시간 여유가 있어야 하는 거라서요.
우주난민님의 댓글의 댓글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곰이형2님의 댓글의 댓글
거기 기름 다 채우려면 작게는 몇억에서 십몇억이 필요하므로 편차가 클수밖에 없습니다
휘소님의 댓글
알뜰주유소 기름이 얼마나 나쁠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제3세계 오지 주유소 이런곳 제외하고, 소위 선진국 운운하는 나라들에선 크게 다르지 않아보입니다.
그럼에도 싼곳은
1) 박리다매
2) 저품질 저 원가 제품
3) 경쟁주유소 가격 원인
이중 하나겠죠.
철 모르던 시절, 디젤은 아무기름이나 넣으면 되는 줄 알고 싼것만 찾아 넣었는데(나름 석유관리원 검사 결과나 이것저것 있지만)
저도 모르게 고세탄가 연료를 넣어보곤 같은 RPM에서 노킹이 없는걸 경험하고 알았습니다.
비싼건 이유가 없지만(?) 제대로 된건 싸게 팔기 어렵다구요.
일반적인 주유소는 뭘 갔다팔든 브랜드 프랜차이즈에서 손대지 않구요
석유관리원은 특정 품질 이상(휘발류 옥탄가 91 이상 등)만 만족하면 문제없고
그래서 자체 정유사 기름만 쓴다는 브랜드 (울트라x젠, 믿음가x...) 제외하면
그날 제일 싼거, 수입 기름이던 뭐든 다 섞어서 씁니다.
직분사 아닌 일반(non high peformance) 승용차 타시는 분들은 아무거나 써도 사실 이상이 생기기 어렵구요.
고압축비, 고성능 소위 스포츠카라던지, 직분사 타시는 분들은 옥탄가 수준을 챙겨주셔야 합니다.
언덕길서 국산 가솔린 직분사 차 옆에 지나가면 엄청 딸딸딸(노킹) 하면서 올라가요... 현x차에 고급유? 절대 안넣으시죠.
고급유도 수요에 따라 똑같이 지방이지만 훈련원 하나 있고, 고급유 주유소 딱 하나 있는 모 처는 꽤나 비싸게 받는 편이고
반면 공군기지가 있어서 수입차 보유량 꽤 되는(물론 대기업 공장들이 많고, 젊은 사모님들이 전부 e클 타고 다님) 모 소도시는 고급유 주유소가 10개 가까이 되는데 주변지역 대비 가격이 꽤나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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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소님의 댓글의 댓글
세녹스니 뭐니 신나 유사 휘발류 써도 잘 굴러갔던거 보면 크게 느끼기 힘듭니다. 디젤만 아니면요.
디젤은 싼것들 세탄가가 낮아서 노킹 심합니다. 저가 기름 + 세탄가 보충 하는 방식으로 넣는 분도 주변에 있네요.
고급유도 돌아다녀보면 주유소마다 옥탄가 달라서, 차이 많이 납니다.
자체 브랜드는 홈페이지에 마지막 검사일과 내용이 공시되어있습니다. 믿음가x 쪽 사이트 가보셔요. 검사일이 최근이 아니면 장사를 안하거나, 장사가 안되거나(...) 아니면 자체 브랜드 간판만 걸고 다른거 파는 곳 일수도 있습니다. 주유하고 나가면 자기네들이 언제 검사했고 지들 기름 썼고... 문자도 오고 그러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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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의 댓글
비싸고 나쁜 것만 피하자고 생각하며 삽니다.
주유소는 직영주유소가 젤 좋아요.
싼 주유소에서 기름 넣으면 연비가 안나오는 경우가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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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아범님의 댓글의 댓글
가끔 지나가다 주유소 보면 폴과 다른 회사 정유차가 와서 기름 부어 넣는것 많이 봤네요
kingcoin님의 댓글
오늘 Paris님이 올려주신 글 보고 찾아봤더니 1-2) 부동산 투자 케이스네요
부동산하는 회사가 주유소를 산 건지 주유소 하는 회사가 부동산 까지 산 건지 선후관계까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일단 직영주유소라고 나오니 믿고 여기서 계속 주유해야 겠네요
평소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 자세히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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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nicalPathology님의 댓글
그래서 집 주변에 가격 차이가 크지 않는 S* 에서 주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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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온님의 댓글
(이전에 경고등 떴을 때 보통 70-72리터 들어갔었지요, 스펙상 연료통 크기는 66L입니다)
동네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지만 이후로는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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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온님의 댓글의 댓글
그냥 발길을 끊는게 맞더군요
뭉코건볼님의 댓글
(그 주유소와 가까워질수록 다른 주유소 가격이 내려가는 마법도..)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뭉코건볼님의 댓글의 댓글
오늘만해도 휘발유 1560, 경유 1380이네요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곰이형2님의 댓글
사람들이 말하는것중 맞는게 단 한개도 없다는게 웃기긴 했습니다.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RE2PECT님의 댓글
기름값이 아무리 크게 차이나도 100원 넘게 차이나는 경우는 드물고,
100원으로 가정하면 가득주유시 5,000~6,000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적으면 적고 크면 큰 금액이긴한데, 관리가 잘될거라 판단되고 무조건 직영주유소만 갑니다.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RE2PECT님의 댓글의 댓글
그걸 소비자가 판단할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지 않을까 해서 맘편히 조금 돌아가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직영만
찾게 되더라구요..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Deemo와소녀님의 댓글
K3는 기름통이 50L라서, 반절 이상 필요하다하면 25L로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어서요.
설마 리터 세팅에 엄한짓을 해놓았을지는 의심하지는 않는데... 모르겠네요... ㅎㅎ;;
Paris님의 댓글의 댓글
Deemo와소녀님의 댓글의 댓글
앞으로는 20L 정량 주유 해야겠네요.
당무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