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밥상 - 대구는 치킨의 도시? 반골의 도시! [전국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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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말자 223.♡.219.57
작성일 2024.09.1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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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닭을 무지하게 먹었다. 조각 나 양념이 묻은 치킨, 야채와 당면에 덮인 찜닭은 살아 있는 닭과 상관없는 무언가였다. 경상도에서 자라며 지금껏 먹은 닭을 줄 세우면 못해도 동네 한 바퀴는 될 것이다. 비건 아닌 내가 갑자기 음식에 살아 있는 생명을 겹쳐 보게 된 배경이 있다. 그건 대구의 특징과도 관련 있다.

닭이야 전 국민이 먹는 음식이라지만 내가 느끼기에 대구·경북은 유별나다. 이 동네에서 시작한 치킨 프랜차이즈가 많다는 건 잘 알려져 있는데, 실제 소비량도 많은 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소비자패널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1인당 닭 평균 구매 중량은 890g, 대구·경북은 1121g이다. 광주·전라·제주(954g), 대전·세종·충청(843g), 부산·울산·경남(903g), 서울·경기·인천·강원(861g)보다 많은 양이다.

소개하고 싶은 축제는 따로 있다. 바로 ‘N맥 페스티벌’이다. 치맥 페스티벌에 반대하는 동물권‧환경단체들이 만든 맞불 축제다. ‘생명을 착취하고 쓰레기를 만드는 지역 축제에 의문을 품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관계를 위해’ 2022년 첫 축제가 열렸다. 시민단체만의 축제냐 하면 그렇지 않다. 채식을 실천하지만 커뮤니티가 없는 사람,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 SNS에서 보고 온 사람을 더하며 축제는 매년 커지고 있다.


그러니까, 대구는 다양성의 도시다. 역동적인 생명력을 갖고 있다. 이곳에 살면서 깨지고 부딪히며 변화하는 경험을 한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입에 넣으려던 음식에 살아 있는 생명이 겹쳐 보이는 순간마다 N맥 페스티벌과 그 친구들을 떠올린다. 함께라면 내 삶을 조금씩 바꿔볼 수 있을 것 같다. N맥 페스티벌의 도슨트 활동가 제니가 말했다. “동대구역을 지나가는데 성별 구분을 해놓은 닭 조형물이 서 있었어요. 치맥 페스티벌 마스코트였죠. 그 옆에는 ‘기후 시계’가 있었고요. 기후위기 메시지와 (기후위기에 악영향을 주는) 육식 소비 행사 홍보가 같이 이뤄지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죠. 짜증나서 2주 만에 맞불 축제를 만들어버렸어요. 치맥 페스티벌 현장에서 행진했죠. 그게 N맥 페스티벌의 시작이었어요.” 역시 대구는 역사 깊은 반골의 도시이기도 하다.

김보현 (〈뉴스민〉 기자) editor@sisain.co.kr



치킨축제와 엔맥축제가 있어서 다양성의 도시이고 반골 도시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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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하이하이볼님의 댓글

작성자 츄하이하이볼 (172.♡.94.40)
작성일 09.17 09:45


하긴 반골적이고 역동적인 적도 있긴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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