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WER , 'Algorithm's Blossom' 감상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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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Kay 121.♡.219.172

2024.09.2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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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 세계관 이놈의 세계관의 마수가 여기까지 오는건가. 내 착각이길 바랍니다.

2. 전체적으로 기존의 밴드 색을 탈피하려는 시도를 많이 했다는게 느껴지네요. 뭣보다 지난 앨범 '마니또'가 뭔가 전형적인 걸 록밴드라고 어필하려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은 좀 달라요. 뭐랄까, 록밴드가 아니라 그냥 밴드의 느낌으로 갑니다. IDIOTAPE이 인트로와 아웃트로를 담당하고,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리더이자 프로듀서 전소연 씨의 곡 '내 이름 맑음'을 타이틀로 한 것도 그렇고, SUMIN 의 곡 '달리기' 등도 그렇습니다.

3. '가짜 아이돌'은 지난 번에도 썼지만, 그냥저냥 무난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앨범이 공개되고 다 들어보니, 이게 지난 앨범의 기조를 잇는 유일한 곡, 이 앨범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QWER에 가장 가까운 곡이었네요.

4. 타이틀 곡 '내 이름 맑음'은 여자아이들 스러워요. 익히 알고 있는 톤이 다운된 메인보컬 시연의 퍼포먼스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여자아이들의 특정 멤버들이 불렀어도 어색하지 않았을 것 같은 어떤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다보니 들으면서 보컬이 한 명이면 좀 어색하지 않을까 했는데 연주가 여유가 생겼는지 멤버들이 노래를 나눠 부르던데 좋은 선택으로 보입니다. 다만 작곡가 전소연씨가 밴드 편성의 곡을 많이 쓰지 않다보니 밴드 편성의 연주에서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는데, 이게 대중들과 팬에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껴질지 아니면 이질감으로 느껴질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아요. 쇼케이스에서는 기타를 메인보컬이 연주하고, 메인 기타를 하던 멤버가 키보드를 연주하던데, 좋았어요. 엊그제 무대에서는 백킹트랙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기타는 할게 없다고 느껴졌는데, 차라리 이게 더 맞는 연주라고도 생각이 들고요.

5. 나머지 곡들은 한 두 곡을 제외하곤 기존 '마니또' 앨범에서부터 쭉 곡과 프로듀싱을 하는 작곡가팀과 계속 협업을 해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멤버들이 연주력도 나아지고 서로의 합이 맞으니까 이 정도는 연주가 되겠지 이 정도 보컬멜로디 라인을 소화할 수 있겠지 하며 욕심을 부린 곡들이 느껴지는데 ㅎㅎㅎ 개인적으로 흐뭇하게 들립니다.

6. SUMIN 이 작곡-작사 한 '달리기'는 이 앨범에서 가장 이질적인 곡입니다.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SUMIN은 힙합/알앤비씬에서 꽤 좋은 앨범들을 내고 있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게다가 아이유, 에스파를 비롯해 많은 케이팝 보이/걸그룹에게 곡을 주는 감각적인 프로듀서죠. 얼마나 이질적이냐면, 멤버들의 보컬 참여가 굉장히 많고, 이게 라이브 무대에서 밴드로서 연주가 가능할까? 싶은 곡입니다. 곡 자체는 굉장히 제 취향이긴 한데 어떻게 소화를 해낼지 궁금해지는 곡이네요.

https://youtu.be/txAakIbx4lA?si=Bx_LLszQySvDTD6l

7. 단평이라고 써놓고 쓰다보니 겁나 길어졌는데 -_- ;;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앨범이네요. 이 밴드에 기대하는 부분을 충분히 소화하는 트랙도 존재하지만, 그 외의 욕심도 숨기지 않은, 아주 솔직한 구성의 앨범을 너무 오랜만에 들어서 신선했습니다. 아쉬운 건, soda 같은 곡도 좀 이어서 하지 ... ㅋㅋㅋㅋ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