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절 감동시킨 신부님..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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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무롱 58.♡.113.245
작성일 2024.09.2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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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간혹 이런 신부님이 계십니다.


주말마다 웨딩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뭐 식권을 줘야한다, 그런 내용은 계약사항에 없어요. 그냥 주시면 감사히 받고, 안 주시면 그렇게 넘어갑니다.


요즘 서울 기준 예식장 식대가 옛날처럼 3만 원대도 아니고 뭐 8만 원대인 곳도 있고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선뜻 주시기 어려우신 거 알기 떄문에, 쉽게 못 주시는 것도 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번 일에 감동받은 이유가, 미리 권유를 했다는 겁니다. 제가 촬영 8년차인데, 이런 일은 진짜 지금까지 역사 상 7번 정도..? 입니다. 그 정도로 손에 꼽습니다.


왜냐하면, 식권을 주셨던 대부분의 신부들은 예식이 다 끝나고 피로연 촬영까지 끝나고 식권을 주시거든요.


이 차이가 왜 크냐 하면, 피로연 촬영까지 끝나고 식권을 주시는 건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남은 식권을 주시는 겁니다. 대부분 예식장은 보증 인원이라는 게 있는데, 얼마만큼의 하객이 오지 않으면, 그만큼의 식권은 무조건 청구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300개의 식권을 미리 구매하고 200인의 보증 인원을 걸어놨다고 하면, 150명밖에 하객이 오지 않았다면 200개의 식권 금액을 결제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때, 50개의 식권이 남죠? 이것은 휴지조각이 되는 겁니다. 물론 예식장의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음식 재료를 미리 잔뜩 준비해야 하니까요.(이 상황에서 250명의 하객이 왔다고 하면, 50인분의 식권은 환불을 해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후불인 경우도 있음.)


아무튼 이렇게 보증 인원보다 적은 하객이 오면 신부님들이 식권을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식권을 주시는 경우는 피로연 촬영이 끝난 후입니다.


그런데 저어어엉말 간혹, 본격 촬영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식권을 주시고는, "잘 부탁드려요" 하는 신부님들이 계십니다.


이 분들은 정말 순수한 의도에서 저희같은 웨딩 촬영 작가들이 주말까지 고생하는 걸 응원? 치하? 뭐 그러는 의미에서 주시는 거죠.. 정말 그러면 감동을 받습니다.


괜히 더 열심히 찍어드리는 거죠.


사실 촬영 한 번 하고 받는 돈이 4-60 정도 되는데, 거기서 식권 한 장을 가격으로 따져도 8만 원돈 내외입니다. 큰 비율을 차지하지는 않죠.. 안 받아도 촬영 끝나고 밖에서 쿠우쿠우나 다이닝원 가서 제 돈 주고 사먹으면 그 예식장 뷔페보다 더 맛있는 음식 사먹을 수도 있습니다.


근데 이건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돈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건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전 주말을 모두 반납하고 매주말에 웨딩 촬영을 하면서도 이런 신부님을 한 번이라도 만나면 진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이럴 떄면 전 진짜 최선을 다해서 촬영을 하게 되고요.


앞으로도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을 많이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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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1 페이지

루네트님의 댓글

작성자 루네트 (175.♡.133.110)
작성일 09.25 20:57
고생하십니다.

무롱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무롱 (58.♡.113.245)
작성일 09.25 21:02
@루네트님에게 답글 감사합니다... ㅠㅠ

크리안님의 댓글

작성자 크리안 (58.♡.210.7)
작성일 09.25 20:58
확실히 마음이 중요합니다

무롱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무롱 (58.♡.113.245)
작성일 09.25 21:02
@크리안님에게 답글 그 금액보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RanomA님의 댓글

작성자 RanomA (125.♡.92.52)
작성일 09.25 22:48
'아니, 왜 그게 감동이 돼?' 할 수 있는 게 독거노인들인데, 친절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라고 독거 노인이 시비쪼아봅니다??? ㅋㅋㅋㅋ

SD비니님의 댓글

작성자 SD비니 (172.♡.240.22)
작성일 09.26 02:14
전 카톨릭 신부를 찾았네요. 훈훈한 얘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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