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가족들에게 밭갈이 한 이야기.
ppoilove

Lv.1 ppoilove (244.♡.180.127)

2024년 4월 11일 AM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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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방송 보면서, 지난 총선 기간 중 제가 할 수 있는 밭갈이는 안타깝게도 우리 가족들 뿐이었습니다.
이유야 뭐 간단합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해외 거주하면서 한국의 수많은 지인들과 연락이 거의 두절되었죠.
그래서 이제와서 연락한다한들 서먹한 걸 넘어서서 너무 속보이기도 할 뿐더러, 이미 제가 아는 지인들은 백이면 백 성향이 다들 뚜렷하기에 굳이 새로 밭갈이 할 껀덕지가 없었거든요.

암튼, 그래서 연로하신 부모님께 연락드리고 안부 전하면서 조심스럽게 투표 이야기를 꺼냈죠.
저 같이 해외 사는 사람도 투표했다. 그러니 이번 선거 뽑을 놈 없다 하지 마시고 투표해 달라고 말이죠.
어머니는 예전부터 저랑 정치성향이 잘 맞아서 별 문제 없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아버지도 그간 투표하실 때 성향을 알고 있어서 별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돌연 어머니 통해서 아버지가 이번 선거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신다고 하시더군요.
놀랍게도, 저도 모르는 사이에 유튜브를 통해 그쪽 사상에 물들기 시작하신 겁니다.
그래서 아무리 더민주가 괜찮다 해도 이재명이 이끄는 이상 못 찍겠다고까지 하시더군요. 참... 이래서 기울어진 운동장의 서글픔을 깊게 느낍니다. 아마 밭갈기 힘드신 분들은 이래서 어려움을 겪으실 겁니다. 분명 아닌 거 같은 분들이 이렇게 남모르게 잘못 물들어갈 거라고는...
결국 인정에 호소했죠. 저 생각해서라도 이번에 눈 딱 감고 더민주 찍어주시라, 정히 지역구 껄끄러우시면 비례만이라도 맨 윗 칸에 찍어달라고 했죠. 알겠다고 하셨지만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생각난 김에, 형님 가족에게도 연락을 취했습니다.
형님은 저랑 비슷한 성향에 이심전심이라 역시 쉬웠습니다. 문제는 조카들입니다. 이번에 아마 거의 처음 선거권을 얻었을 겁니다. 올해 고등학교 졸업했거든요. 근데 확실히 선거권을 얻었어도 이게 왜 중요한지, 누군지도 모르는데 왜 찍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하더군요.
답답해서 삼촌으로서 한마디 했습니다. 네가 지금 몰라도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자 중요한 권리다. 이걸 그냥 버리면 나중에 너에게 어떤 경우로든 불이익으로 돌아온다. 그러니 형님과 같이 오늘 꼭 가서 투표하라고 했죠.
과연 제 의도대로 어떻게 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써 놓고 개표방송을 보고 있자니, 아직도 쉽지 않고, 선거 참여하는 이들 중에 이렇게 간절한 분들도 많지만, 상당수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사는구나 하는 마음만 계속 맴돕니다.
정작 저는 한국에 세금도 거의 안 내고 해외에서 살고 있는데 그렇게 한국이 걱정되어서 투표를 하기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는데 말이죠. 힘드네요.

댓글 (1)

  • 길상사

    길상사 Lv.1

    24.04.11 · 114.♡.242.167

    고생 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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