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인줄 알았는데 치루였던 건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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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2024.09.30 13:08
96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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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데다 더럽기까지 하지만 미뤄둔 숙제처럼 항상 항문

질환과 함께 사시는 분들이 혹여나 있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항상 말할 수 없는 불편함속에 10년 가까이 지냈는데

이번 추석 즈음해서 이제는 안 될 것 같아서 외과에 다녀왔습니다.


그 동안 통증을 줄이기 위해 푸레파인(소염 진통 연고)을 주로 발랐는데

좋아지기를 기대하기는 힘들었고 항상 적정한 수준의 통증이 있어서 골치아팠거든요.


어쨌거나... 직장 근처의 외과에 다녀왔는데 엎드려서 수지검사를 해보니 바로 치루라고

판정을 내려주시네요. 모니터를 통해 본 제 응꼬 옆에 구멍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ㅜㅜ) 


의사쌤이 점쟁이마냥 평소에 어땠을지 읊어 주시는데 대부분 다 제 증상이었습니다. 

다행인건 단순치루라고 하셨고 구멍도 하나뿐이라 관리만 잘 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미추마취를 하고 당일 바로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 시간은 20여분 남짓... 

온라인의 후기에 자주 등장하는 헤드폰을 쓰고 음악 들으면서 수술하는 그런 모습은

없었고 선생님과 간호사 분과 함께 셋이서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 하면서 수술 받았습니다.

ㅜㅜ 이런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응꼬 수술이라니...


수술 끝나고 소형 사이즈의 흡수패드 같은 것을 응꼬 사이에 끼우고 다리를 꼰 채로 잠시

병상에 20여분 누워 있다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특별한 통증도 없이 그 날부터

바로 일상생활을 한지 이제 18일차 입니다. 


척추마취를 안한 것이 일단 가장 좋았던 것 같고 이 병원 자체가 대장항문병원을 표방하는

큰 병원이 아니었던 점도 환자에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약 일주일간 정도는 치루공을 통해 끼워진 세톤고무줄을 따라 이물질이 좀 나왔고

2시간 정도마다 한번씩 응꼬 사이에 끼워진 휴지를 교체했습니다.


걱정염려 가득했던 첫 응가는 바로 다음날 보았는데 통증은 진짜 놀랍게 1도 없었습니다.

진통제 받은 것은 손도 안댔고 다른 먹는 약만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술 부위에 거즈를 대라는 말이 대부분인데 여기 쌤은 그럴 필요도 없다고 하시네요.

전 결과적으로 거즈 없이 잘 회복했습니다. 휴지 두칸을 작게 접어 응꼬 사이에 끼워 두는 걸로

충분했고 그걸 반복해서 교체했습니다.


10일정도까지는 이물질이 좀 묻더니 그 이후로는 이제 묻어나는 것도 거의 없고

회복도 빠르게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술부위가 정상에 가까워지기까지는 2-3달이 걸린다고 하는데 설사 안하도록 식사

조절만 잘 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치루가 끝판왕이다. 아프다. 칼을 싼다 등등의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 대부분의 치루는 수술 후에 아프지 않습니다. 유튜브 상의 의사들 이야기도 그렇구요.

치질이나 치핵 같은게 더 아프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 상식을 깬 지식도 좀 얻었는데... 항문 수술 후 좌욕이 반드시 필수는 아니었더라구요.

좌욕이 통증을 줄여주는 것은 맞지만 필수 사항은 아니었고 항문을 비누로 닦으면 절대

안된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 또한 틀린 말이었습니다. 항문에 기름층이 사라진다 등등이

많이 알려진 내용인데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치루수술의 경우엔 비누칠로 수십차례 살살

문질러 닦아야 내부부터 살이 차오르는데 도움을 줍니다. 


끝으로 면역력 떨어지고 설사 자주 하시는 분들은 항문농양-치루가 굉장히 쉽게 생길 수

있으니 평소에 차전자피 같은 것 드시면서 변 조절을 잘 하셔야 저같은 일을 경험하지

않으실겁니다. 물 많이 드세요~~

댓글 18 / 1 페이지

B739님의 댓글

작성자 B739 (221.♡.154.71)
작성일 13:11
읽기만해도 아프네요... 빨리 나으시길~~

Winnipeg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13:25
@B739님에게 답글 다행히 통증은 없었던 경험이라 이렇게 간략하게 글로 남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빨리 나아서 자전거 타고 싶네요.

Dufresn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Dufresne (211.♡.135.47)
작성일 13:11
수술 장면이 그려지네요 ㅋㅋ

Winnipeg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13:25
@Dufresne님에게 답글 항문을 벌릴때 엉덩이에 청테이프를 붙여서 당기는데 제가 간 날은 청테이프가 중간에 떨어졌었나 그래서 의료 테잎으로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수술방에서 간호사랑 담당의가 환부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고 하는데 그 대화 다 들으면서 3인칭으로 수술에 간접 참여하는 기분이었어서 나름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ㅎㅎ

통만두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통만두 (202.♡.209.220)
작성일 13:12
오...! 생생한 경험담 잘 봤습니다 명의를 만나신 것 같네요 빠른 회복 축하드립니다~ 혹시 모르니 어딘지 알수 있을까요(소곤..)

Winnipeg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13:19
@통만두님에게 답글 제가 이 병원을 택한 이유는 네이버에서 숱하게 많은 지식인 질문글에 이 분이 너무 가감없이 미사여구도 없이 댓글을 잘 달아주시더라구요. 어디 병원 누구누구 어쩌고 저쩌고 이런 내용은 하나도 없었어요. 그래서 계속 보다가 '아 이런 의사라면... 내가 찾아가봐야겠다'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팬시하고 근사한 비싼 병원이 아닙니다. 다만 의술은 제 기준엔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천호역에 마리아나외과였습니다. 그 흔한 광고글 후기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그냥 그 지역에서 오래된 병원 같았어요.

통만두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통만두 (202.♡.209.220)
작성일 13:25
@Winnipeg님에게 답글 오... 고생해서 찾으신 거였군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아드리아님의 댓글

작성자 아드리아 (218.♡.144.145)
작성일 13:13
소중한? 경험기 감사합니다.
보통 통증이 심하다고 하더라구요
의사가 괜찮으신분 같군요?
마지막 조언도.... 뼈에 깊이 새겨야겠습니다 ㅠㅜ

Winnipeg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13:22
@아드리아님에게 답글 이 글이 남의 이야기가 되시기를 강력히 희망하며... 지금 글 보신 김에 음양탕 한 잔 하세요.
뜨거운 물 먼저 30% 그리고 찬물 위에 부어 드시면 음양탕입니다. ^^

heavyrain3637님의 댓글

작성자 heavyrain3637 (221.♡.166.119)
작성일 13:15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까망꼬망1님의 댓글

작성자 까망꼬망1 (61.♡.120.8)
작성일 13:19
의사 잘 만나셨군요...전 병원 운이 없는지 개똥같은 의사들 주로 만난터라...
몇년에 한번 가끔 상태 불편할때 좌욕 며칠하면 괜찮아지는 약한 치질 있는데
대장내시경 첨 받아보게되면서 깔끔하게 하고 내시경 받자 싶어 가벼운 맘에 항문외과 찾아갔다
망할놈의 의사 개객기 걸려서...마구 쑤셔놓고선 오늘이라도 당장 수술해야 할 정도로 시급하다..
치질보다 항문 주위 피떡진게 더 심각하다...이건 자연치유 안된다 이런 개도 아물어갈 헛소리로
사기치더라구요....첨엔 진짠가 싶어 혹했는데 외삼촌 치질 수술하고 10년 지났는데도 아직도
불편함 호소하셔서 좀 지켜보자 했는데 의사왈...자연치유 안되는데  놔둬봐야 시간낭비라는둥..
약 처방도 안해줄려고 하더라구요...나중에 받아온 약 보니 치질약도 아니고 걍 소염제랑 소화제...-.-...

인천에서 치질로 유명한 병원중 한곳이었습니다...-.-....암튼 그이후로 6,7년 지났지만 치질은 커녕
치질기 전혀 없이 지내고 있네요. 내시경 그뒤로 2번 받아봤지만 치질 상태 물어봐도 괜찮다고 하구요...

지 돈 벌려고 멀쩡한 사람 환자로 만들어서 마구 쑤시고 수술 강요하는거 보면 정말 악마가 따로 없다 싶죠
그 의사 개객기는 평생 똥주머니 차면서 고통에 차서 죽었으면 합니다.

Winnipeg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13:21
@까망꼬망1님에게 답글 제가 7년전쯤 그런 병원에 가서 항문 내시경을 한 적이 있었어요. 남양주에도 있고 항외과에서는 유명한 곳인데 진짜... 기분이 개같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그런 진료였어요. 첫 대장항문병원 방문이었는데 닭공장에 닭이 된 기분이었어서 바로 나왔죠. 진료본 의사가 항문 내시경을 그냥 꽂아서 한동안 꽤나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무탈하시다니 너무 다행입니다. ^^

배나온아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배나온아재 (106.♡.229.152)
작성일 13:38
지난 추석 연휴전에 치루 수술했습니다.
단순 치루로 글쓴분 처럼 길이 하나인데 지금까지전 죽고있어요.
(하반신 마취하고 헤드폰쓰고... 전 그 경험을 다했습니다.)

너무 아파서 회사에다가 좌욕기도 주문해서 쓰고있어요.
눈치보이는것보다 아파서 못참는게 더 시급해서...

결국. 수술후 분비물 빠지라고 고무관달아놓은게 결론적으로 엉덩이를 누르면서 아픈거 같아요
암튼 정말 아파서 진통제 열심히 먹고있어요...

마취도 안하고 수술하셨다니 다행이시네요!

Winnipeg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14:23
@배나온아재님에게 답글 세톤고무줄을 일주일 단위로 와서 더 조이실건데요 그 때는 조금 더 따끔할 수 있어요. 전 열흘 좀 넘어서 자연탈락한 상태라 이제 잘 닦고 말리고 휴지 꽂으면서 새살 돋기만 바라고 있어요. 사람마다 다 예후가 다를 수 있으니 아마 제가 좀 운이 좋았을 수도 있습니다... ㅜㅜ

새벽0550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새벽0550 (211.♡.198.27)
작성일 14:04
이런 생생한 후기 너무 도움 됩니다. 사실 병원 찾기도 어려운 일이구요. 혹 괜찮으시다면 병원명 살짝 부탁드려도 될지요.

Winnipeg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14:22
@새벽0550님에게 답글 윗 댓글에 달아두었었는데요 천호역에 마리아나외과 입니다.

코수남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수남님 (203.♡.71.20)
작성일 14:05
허허 저도 새로운 응꼬로 태어나야 하는데 언제 병원엘 가야할지..

Winnipeg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Winnipeg (218.♡.232.83)
작성일 14:23
@코수남님님에게 답글 응꼬는 진짜 빨리 가세요... 저도 간다 간다 하고 간게 10년 다 되서 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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