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조커: 폴리 아 되, 망가뜨려야 하는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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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10.02 10:53
49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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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킨 피닉스가 보여주는 '조커'는

그 동안 봤었던 영화들의 그 '조커'가 아니었습니다.

'명석하고 파괴적인 미친 넘', 이런 캐릭터가 아니었습니다.


    정의로움의 정점에 배트맨이 있다면,

    정반대의 정점에 조커가 있었죠.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는​

영리하지도 않고, 주도적이지도 않고, 상대을 압도할 만큼 힘이 쎄지도 않습니다.

사회적 약자,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는 결핍의 덩어리처럼 보였습니다.

우리는 영화나 소설, 드라마의 어떤 캐릭터를 볼 때, 그 안에서 '우리'를 발견하곤 합니다.

흥미롭게 들여다보기도 하고, 도리질을 치며 싫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불가한, 표현할 수 없는, 분출할 수 없는 '욕망'을 대신하는 걸 경험하기도 하죠.

이런 점에서,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했던 '조커'는 위험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잘 만들었고, 훌륭한 연기였고, 그 분위기가 설득력도 충분했습니다.

그래서, 위험한 영화였다고 봅니다.


    ... 영화 '조커'가 미국에서 개봉했을 때 경찰은 비상 경계령을 선포하고,

       극장가에 순찰과 검문검색을 강화했습니다. ...


'조커'라는 캐릭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은 이전에 있었던 사건도 있고 해서,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미국에서는 특히 더 경계했을 것입니다.

그 덕분 때문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별다른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뮤지컬로 속편을 만들겠다'라는 소식을 접하며 조금 의아했습니다.

'조커'가 뮤지컬 영화와 어울릴까? 레이디 가가와 호아킨 피닉스라.


'조커'의 감독의 신작 '조커: 폴리 아 되'가 개봉해서, 어제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음향이 좋은 극장'에서 봤으면 좋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묵직하게 들려주는 몇 몇 장면에서 참 아쉽더군요. 그 깊이감을 들어보고 싶은데.


'조커: 폴리 아 되'의 초중반 까지는 상당히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사회 생활, 타인과의 대화를 잘 하지 못하는 '조커'라는 캐릭터의 내면을

저렇게 멋지게 잘 보여줄 수도 있구나, 다재다능한 배우를 제대로 잘 연출했구나.

하지만, 계속되는 노래에는 저 역시도 지치게 되더군요.

충분히 많이 봤고, 이제는 굳이 더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은데,

계속 그의 머릿 속으로 들어가서 '이제는 그만'을 외치고 싶은 노래들을 들어야 했습니다.

과했어요. 노래 분량의 2/3 정도를 덜어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조커: 폴리 아 되'의 '조커'는 철저하게 전편 '조커'의 그 '조커'를 망가뜨립니다.

전편의 멋짐을 모두 망가뜨립니다. 이 부분, 개인적으로는 감독의 의도였다고 봅니다.

굳이 이렇게 까지 망가뜨려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전히 망가뜨리거든요.

어느 정도 망가지게 되다가 각성하고

'그래, 내가 이래서 완전 미친 조커가 된거야' 라고 할 것 같은 일말의 기대도 주지 않습니다.

그냥 힘없고, 초라하고, 어쩌다 살인을 했는데 의도치 않게 나쁜 넘들에게 추앙받게 되어버린,

자신을 바라봐주는 한 여자만을 사랑했던 찌질한, 강자인냥 대들었다가 칼 맞고 죽음을 맞이하는,

그런 인물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감독은 자신의 만들어댄 '조커'를 자신의 손으로 죽입니다.

    그래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스스로 죽여야 하는 그런 '조커'이지 않았을까.


뮤지컬, 과한 노래였다라는 걸 뒤로 하더라도,

이 영화 '조커:폴리 아 되'에서 우리가 원하는 그런 장면은 없습니다.


각성하고, 명석하고, 충분히 보는 관객을 불타오르게 하는 그런

    '나쁘지만 나쁘다고 느껴지지 않는 정말 나쁜 넘인 조커.'

    '미워할 수 없는 악인 조커.'

이런 건 없습니다.


감독이 그런 '조커'를 죽여버렸습니다.

혹시 그렇게 성장할까 두려워서 칼로 여러 번 찌르며 죽여 버렸습니다.


저의 별점은 별 '다섯' 만점에 별 '세 개 반'입니다.



끝.

댓글 5 / 1 페이지

비빌님의 댓글

작성자 비빌 (220.♡.79.217)
작성일 11:15
감독이 아서는 1에서도 약자였고 2에서도 약자였는데 니네는 약자를 위해 뭐를 해줬냐 라고 물어보는듯 하더군요

민고님의 댓글

작성자 민고 (211.♡.149.27)
작성일 11:19
범죄자 미화 영화 만들기 싫으면 안만들면 되는건데 2편으로 돈은 벌고 싶고 억지로 내용 늘린 영화로 보입니다

에놀미타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에놀미타 (125.♡.108.126)
작성일 11:30

이런 느낌이군요..

Typhoon7님의 댓글

작성자 Typhoon7 (118.♡.14.137)
작성일 11:34
우리가 아는 상상초월의 미치광이, 조커는 그 조커의 추종자 중 제대로 맛이 간 인간이 그 이름을 사칭한 것으로 이어질 수 도 있겠군요.

원작에서 조커는 혼파망의 화신답게 시작도 불분명한 존재라고 하니까요. 혹시 처음부터 그렇게 퇴장시킬 계획이었다거나...

조커 세계관의 뱃신: 이 미친놈은 아서가 아니었어?

21stSeptember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21stSeptember (211.♡.195.38)
작성일 12:45
개인적으론 베테랑 시리즈와도 오버랩 되더군요.
불굴의 폭력으로 정의를 관철함을 미화했던
전작에 대해 새로운 빌런을 통해서 미러링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던 베테랑2에서의 애매함을 조커 폴리아되에서 비슷하게 느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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