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과 글의 뛰어난 표현력을 외국어로 제대로 번역해내지 못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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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과 글의 뛰어난 표현력을 외국어로 제대로 번역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문학이 외국에 제대로 평가받질 못하고,
그래서 대한민국의 작가와 문학작품이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저도 그런 줄 알았어요.
전문가라는 분들이 그렇게 얘기하고, 또 나름 설득력도 있는 것 같잖아요.
그래서 그런 줄 알았어요.
'한국어와 한글의 탁월함에 미치지 못하는 구나.'
'그래서 그렇구나.'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고,
'사장남천동'에서 헬마우스가 하는 얘기를 들으며, 뒷통수를 얻어맞는 것 같았습니다.
'당연한 소리를 당연히 하고 있는 데', 그 얘기 자체가 무척 생소하게 들렸습니다.
'제 스스로의 대한 나태함'에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아무런 생각도 하질 않고,
그저 전문가라는 분들이 나와서 하는 얘기, 그들이 싸질러놓은 핑계를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맞아, 우리 말 표현하기 힘들지..' 라며 술자리에서 같은 소리로 동조하고 있었던 거죠.
생각해보면 당연한 건데,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던 거죠.
참 부끄러웠습니다.
외국의 원서 A,
어떤 출판사의 어떤 번역가에 의해 번역되고 출간된 A'라는 책,
어떤 출판사의 어떤 번역가에 의해 번역되고 출간된 A''라는 책.
둘을 읽어보면, 뉘앙스도 다르고, 묘사가 다르고, 표현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수는 있으나,
'A라는 원서'가 명저라면 그 깊이와 무게감은 별로 줄어들지 않습니다.
다른 번역본을 읽으며 그 미묘한 차이를 경험하는 것이지, 원문의 힘은 그대로 살아 있죠.
위의 예에서
'A 라는 원서' 대신
'소년이 온다 라는 원서'.
이렇게 다른 언어로 씌인 작품의 차이일 뿐,
그 외에 크게 다른 건 없는 상황인거죠.
'작품이 주는 힘이 압도'하면
그 외에는 모두 부수적인 것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제가 말주변이 없다 보니,
아래의 동영상에서 헬마우스의 발언을 직접 들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 [남천동生라이브!] 좌팝니다! 축사 대충하십쇼! (이럴 거면 그냥 흐즈므르...)
다시 한 번,
한강 작가님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끝.
DRJang님의 댓글
이게 우리는 흔히 고맥락 언어라고 설명을 하는데, 문장을 읽어나가면서 그 문장의 뜻이 계속 변하다가 문장이 완정히 끝나고 나서야 본 뜻을 알 수 있죠.
자연스럽게 문학을 하거나 언어를 가지고 노는 예술 분야에서는 이런 특성을 이용해서 시적인 요소나 언어 유희를 만들곤하는데, 이걸 특성이 판이하게 다른 언어에서 이걸 구현하려니 어려운거죠.
우주난민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