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의 표현력은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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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0.15 09:10
본문
썩어가는 내 옆구리를 생각해.
거길 관통한 총알을 생각해.
처음엔 차디찬 몽둥이 같았던 그것.
순식간에 뱃속을 휘젓는 불덩어리가 된 그것.
그게 반대편 옆구리에 만들어놓은, 내 모든 따뜻한 피를
흘러나가게 한 구멍을 생각해.
그걸 쏘아보낸 총구를 생각해.
차디찬 방아쇠를 생각해.
그걸 당긴 따뜻한 손가락을 생각해.
나를 조준한 눈을 생각해.
쏘라고 명령한 사람의 눈을 생각해.
출근길에 겸공에서 소개된 한 구절인데 간결하고 명확한 표현, 그리고 흡입력 있는 장면의 전환
머릿속에서 상상되는 이미지가 너무나 선명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너무나 선명한 나머지 읽을 때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고통스러울듯 하지만 꼭 읽어봐야겠네요;
저 구절을 들으며 출근길에 온몸에 전율이 흘렀네요..
댓글 25
/ 1 페이지
나만없어고양이님의 댓글
저도 저 대목 읽으면서 총탄의 궤적에 따라서 감정이 고통에서 분노로 바뀌더라구요.
Purme님의 댓글
작가는 저 짧은 표현에 엄청난 의미를 담아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눈물을 흘렸을까요.
참 아름답지만 처절한 문장입니다.
참 아름답지만 처절한 문장입니다.
0sRacco님의 댓글
어렸을 땐 등급 외 슬래쉬 무비도 아무렇지도 않게 봤는데, 반 백 살고 보니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매우 괴로워지는 게...그래서 진지한 작품은 못 읽게 되네요.
puNk님의 댓글
제가 읽었던 책 중에 이렇게 힘들었던 책도 없었습니다.
읽는 제가 그렇게나 고통스러운데, 써내려간 작가님의 고통은 과연 어떠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습니다.
(대체 학살자들은 그렇게나 별일 없이 잘들 사는데, 왜 고통은 시민들의 몫이어야 할까요.)
읽는 제가 그렇게나 고통스러운데, 써내려간 작가님의 고통은 과연 어떠했을지, 상상도 되지 않았습니다.
(대체 학살자들은 그렇게나 별일 없이 잘들 사는데, 왜 고통은 시민들의 몫이어야 할까요.)
홍콩트램님의 댓글의 댓글
@puNk님에게 답글
책 읽는 도중 몇 번이나 책을 덮고 창문 밖이나 허공을 보면서 꺽꺽 하고 울음을 토해내는 체험을 몇 번이나 하게 하는 작품이었어요.
지조님의 댓글의 댓글
@홍콩트램님에게 답글
적어주신 표현으로 미루어 봐서 저는.. 저 책 못 읽을 것 같습니다.. ㅠㅠ
puNk님의 댓글의 댓글
@지조님에게 답글
네.
어떤 날은 하루에, 단 한 페이지(한 장이 아니라)도 못 읽은 날도 있었습니다. 너무나 기가 막혀 한 문장 한 단어를 읽고 또 읽다가, 도저히 진도를 낼 수가 없어서 덮게 되더라구요 ㅜㅜ
그래도 구매는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명저도 이런 명저가 없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에, 단 한 페이지(한 장이 아니라)도 못 읽은 날도 있었습니다. 너무나 기가 막혀 한 문장 한 단어를 읽고 또 읽다가, 도저히 진도를 낼 수가 없어서 덮게 되더라구요 ㅜㅜ
그래도 구매는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명저도 이런 명저가 없습니다.
meteoros님의 댓글
소설을 시처럼 썼는데... 이런 것도 하이브리드라고 하나요?
문학에서는 이런 표현을 뭐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표현을 장편 소설 전편으로 소화시키는 작가의 창작력이 그저 경외스럽네요.
문학에서는 이런 표현을 뭐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표현을 장편 소설 전편으로 소화시키는 작가의 창작력이 그저 경외스럽네요.
통만두님의 댓글
멋 부린 문장이 아니고 말씀하셨듯 간결하고 명료해서 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 쓴다면서 겉멋 부린 문장에 심취한 자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싶습니다
원티드님의 댓글
시적 산문이란 말이 딱 와닿는군요. 비틀린 수미상관적 기법...시인의 감성과 표현이 그대로 드러나는군요. 저 대목만 똑 떼어놓고 보면 오롯이 한편의 시네요.
홍콩트램님의 댓글의 댓글
@원티드님에게 답글
한강 작가는 시인이기도 하고 동화작가 이기도 하죠. 시집도 내셨고.
홍콩트램님의 댓글
저는 처음 소년이 온다 읽었을 때 ‘아 작가란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구나’ 란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PWL⠀님의 댓글
적어주신 부분을 읽다가 두 번 멈추고 눈에 눈물이 맺혔어요.
아... 어마어마하네요, 정말.
아... 어마어마하네요, 정말.
루시드킹님의 댓글
몇주 전(한강 작가님 노밸문학상 수상전) 독서모임 때 소년이 온다를 읽었는데 제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에 이 구절을 낭독하고... 차가운 방아쇠 차가운 방아쇠, 따뜻한 손가락에 대해서 제 생각을 이야기한 기억이 나네요...한 문장 한 문장 머릿속에 그리며 가슴을 부여잡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미피키티님의 댓글
전두광 물태우 및 동조한 모든 개객기들 개작두로 갈아서(썰고 또 썰고해서) 후쿠시마 앞바다에 뿌리는 꿈을 꿔봅니다.
왕고양이님의 댓글
소년이 온다 첫 장부터 너무 힘들고 눈물이 흘러서 읽을수가 없습니다...
참고 읽고 싶지만 마음이 지금보다 강인해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고 읽고 싶지만 마음이 지금보다 강인해지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슬리아님의 댓글
방금 다 읽었습니다. 너무 먹먹하네요.
한강 작가의 이 상이 광주의 혼들을 자유롭게 하기를..
한강 작가의 이 상이 광주의 혼들을 자유롭게 하기를..
DevChoi84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