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말하는 업(카르마)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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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미 211.♡.64.83
작성일 2024.10.2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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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3000번째 글은 불교에서 핵심 교리 중 하나인 업(카르마)에 대해 가져와 보겠습니다. 업에 대해 알아두면 나중에 썰 풀기 좋은 이야기들입니다.


1. 업도 깉은 업이 아니다.

불교에서 보는 업은 세 가지로 나뉘는데, 업의 종류로 나누면 선업, 악업, 무기업 세 종류로 나뉩니다.

선업과 악업은 각각 선한 일과 악한 일로서 그에 맞는 과보를 불러옵니다. 그러나 무기업은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업으로, 과보를 만들지 않습니다. <중아함경>에는 업이 검지도 희지도 않으면 과보는 없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게 무기업을 뜻합니다.

또 <중아함경> 3권 15경 사걍에 따르면 업을 짓는 대상으로 나눌 경우 행동, 말, 마음으로 짓는 신업, 구업(언어로 짓기에 어업이라고도 합니다), 의업의 세 가지로 나뉩니다.

또 이 세가지 업은 10가지로 나뉩니다. 신업은 살생, 도둑질, 사음(삿된 음행)이 들어갑니다. 구업은 망어(망언, 거짓말), 양설(이간질), 추어(추하고 거친 말. 비속어 등), 기어(꾸며대는 말)이 들어갑니다. 의업은 탐욕, 질에(미워하고 성냄), 사견(삿된 견해)를 뜻합니디.


2. 뜻으로 짓는 업(의업)이 가장 무겁다.

불교에서는 사람의 의도를 중요시합니다. 그 이유는 사람이 의도를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죠.

이러한 불교의 업에 대한 관점은 자이나교의 업설과의 차이점 중 하나이기도 한데 <중아함경> 32권 대품 133경 우바리경에서 잘 드러납니다. 장고행니건(길게 고행하는 자이나교도)과 석가모니의 토론이 있었습니다. 

둘 다 똑같이 신업, 구업, 의업의 삼업을 이야기하지만 자이나교도는 신업을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석가모니는 의업이 가장 무거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 업은 계승되지 않는다.

업은 그 업을 지은 개인 및 집단에게 그대로 그 대가가 돌아오며, 다른 개인 및 집단에게 계승되지 않습니다. 이는 <증일아함경> 26권 34경 등견품에서 잘 나옵니다.

당시 석가족이 이웃 나라의 유리왕에게 무참하게 살육당하고 멸망하게 되는데, 석가모니는 이에 대한 전생의 인연을 다음과 같이 설했습니다.

전생의 석가족은 석가모니 생존 당시의 라열성에 살던 사람들로, 기근이 들었을 때 마을 호수의 물고기들을 잡아먹고 살았습니다. 이때 원한을 품은 물고기들 중 '구소'와 '양설'이라는 물고기가 '우리가 전생에 지은 공덕이 있다면 그 공덕으로 다음 생에 반드시 복수하자!'고 결의하여, 후생에서 각각 유리왕과 유리왕의 책사인 호고 범지(브라만)로 태어나 군사들을 이끌고 석가족을 멸망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유리왕과 일당들은 현세에 지은 업보로 인해 석가모니의 예언 그대로 석가족을 멸망시킨 지 이레 뒤 폭풍으로 인한 홍수와 하늘에서 내려온 불로 유리왕과 수하들은 모두 지옥에 떨어져 버렸습니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선 선조의 업을 그 자손이 받는다는 사상이 퍼져 있는데, 이는 불교의 인과설을 도교에서 받아들인 뒤 현지화한 승부(承負)설로, 본래 불교의 설은 아니나 후대에 부분적으로 불교에 역수입된 것입니다.


4. 업은 산술적, 기계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업의 대가는 반드시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산술적, 기계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중아함경> 3권 업상응품 11경 염유경에서 석가모니는 제자들에게 범행(수행)을 닦을 것을 강조하면서 소금의 비유를 합니다.

같은 소금 한 냥도 적은 양의 물에 넣으면 짜서 마실 수 없으나, 항하강(갠지스강)에 넣으면 물이 많아 짠맛이 나타나지 않듯 몸과 마음, 지혜를 닦으며 계를 잘 지키는 자가 그렇지 않아 지옥의 과보를 받고 수명이 짧아지는 사람과 달리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과보를 받되 현재 세계에서 받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증일아함경> 51권 52경 대애도반열반품 8번째 경에서 바사닉(파세나디)왕이 서모(아버지의 첩)의 자식 백 명을 죽인 뒤 괴로워하자 바른 법으로 백성들을 다스리는 자는 천상에 태어날 것이라며 위로하며 복업을 쌓기를 권장합니다.

<별역잡아함경> 3권에는 다른 사람에게 재산을 공양하는 착한 사람은 재물과 보배로 최상의 업을 지어 천상에 태어나는 인연을 짓는다고 나옵니다.

이런 관점은 후대 대승불교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정토삼부경>에는 생전에 지은 업에 따라 극락에 왕생하는 사람의 대우가 달라진다는 내용들이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후대로 오면서 도교가 자체적인 교리에 불교의 업설을 결합하면서 선행과 악행을 수치화해 이를 계산하는 공과격이란 것을 만들자 불교계에서 이를 부분적으로 수용하기도 하였습니다.


5. 해탈자는 업에서 자유로운가?

불교에서 최상의 목표로 삼는 대상은 윤회가 끊어진 아라한 내지 부처입니자.

<잡아함경> 18권 449경(한글대장경 제목은 석주경)에는 사리불이 제바달다의 제자 월지 비구에게 불로 태울 때, 아직 타지 않은 것을 다 태우고 나면 더 이상 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깨달음을 얻으면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비유는 <증일아함경> 19권 26경 사의단품에서 아라한은 다시는 윤회하지 않는다며 깨끗하기가 순금과 같다는 석가모니의 설명이 나오며, 스승 없이 홀로 깨달은 벽지불(독각)도 모든 번뇌를 없애고 다시는 태를 받지 않는다고 나옵니다.

이는 깨달음을 얻은 자는 번뇌와 집착을 비롯한 윤회의 원인이 존재하지 않기에 더 이상 업을 짓지 않기 때문이며(정확히는 무기업만을 짓는다는 겁니다.), 업을 짓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러나 깨달음을 얻은 자라 해도 이미 지은 업의 과보 자체는 피할 수 없습니다.

앞서 말한 사의단품에 보면 사리불이 범지(바라문)들에게 두들겨맞고 병을 얻은 후 열반하기 전 사리불에게 찾아와 사리불이 왜 신통력으로 피할 수 있었는데 피하지 않았는지를 물었습니다. 이에 사리불은 "내가 지은 업이 깊고 무거워 그 과보를 받기 위해 피하지 않았다"고 대답합니자.

또한 <증일아함경> 26권 34경 등견품에서 석가모니가 현세에 석가족이 멸망할 때 자신이 윤회에서 벗어나고 모든 액난에서 벗어났으나 두통을 앓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전생의 석가족들이 물고기를 죽일 때 언덕에 죽어있던 물고기들을 보고 즐거워한 아이가 하나 있었는데 그 아이가 바로 자신이었고 두통은 그 과보라고 설명하고 있죠.



이렇듯 불교에서 악업의 무서움을 강조하는 것은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아무리 높은 위치에 앉고,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져도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동서고금의 역사로 배우고, 광화문에서 촛불을 듦으로서 직접 체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중요한 것을 알면서도, 욕망에 눈이 멀어 곧잘 잘못을 저지리는 존재이기도 하죠.

불교에서 악업의 강조는 어찌보면 인간의 그러한 한계 때문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댓글 8 / 1 페이지

휘소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휘소 (210.♡.27.154)
작성일 11:42
3천번째 글 축하드립니다
ㄷㄷㄷㄷ

gar20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gar201 (210.♡.10.129)
작성일 11:42
제가 여친이 없는건 무슨 업을 받는겁니까

D10S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D10S (183.♡.92.89)
작성일 11:47
@gar201님에게 답글
파업 😭

발자취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발자취 (211.♡.120.81)
작성일 11:53
좋은글 감사합니다^^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11:55
선업(善業)을 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일상에서 긍정적인 행동과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교에서 선업을 쌓기 위해 추천하는 몇 가지 구체적인 행동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기 (불살생)
- 곤충이나 동물도 생명으로 존중하기.
  불필요한 생명 살상을 피하고,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한의 해를 끼치도록 조심하는 태도.
- 벌레가 집에 들어왔을 때 죽이지 않고 창문으로 내보내기,
  육식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고려하기.

2. 정직하게 살기 (불망어, 불도둑질)
- 거짓말을 하지 않고, 타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취하지 않기.
  진실하고 정직한 행동과 말을 실천하기.
-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고, 정직하게 거래하며,
  남의 물건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않기.

3. 남을 배려하는 말하기 (불추어, 불양설)
- 상대를 비난하거나 험담하는 말을 피하고,
  좋은 말, 따뜻한 말을 사용하기.
- 누군가에게 상처 줄 수 있는 말을 참아내고,
  오히려 칭찬과 격려의 말을 자주 사용하기.

4. 청정한 마음으로 관계 맺기 (불사음)
- 성적으로 순수하고 깨끗한 관계를 유지하며,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맺기.
- 타인의 가정을 존중하고,
  자신의 관계에서도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행동 실천.

5. 욕심을 줄이고 베풀기 (불탐욕)
- 욕심을 줄이고, 자원을 나누며 베푸는 삶을 실천하기.
- 물건을 과하게 소비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기.
  자주 기부하거나 나눔 활동에 참여하기.

6. 자신과 타인을 용서하고 화내지 않기 (불질에)
- 분노를 다스리고, 관용을 베풀며, 타인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기.
- 화가 났을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차분하게 대화로 해결하기.
  타인의 잘못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마음 기르기.

7. 옳은 믿음과 견해 갖기 (불사견)
- 삿된 견해에 빠지지 않고, 올바른 도덕적 기준과 진리를 따르는 견해 유지하기.
- 이기적이거나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공평하게 생각하고 판단하기.

자연인V님의 댓글

작성자 자연인V (112.♡.80.191)
작성일 12:12
오래된 종교라 그런지 공감이 안되는 부분이 있네요.
물고기를 잡아먹어서 업보가 쌓일 정도라니...

휘소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휘소 (210.♡.27.154)
작성일 14:01
@자연인V님에게 답글 몇마리면 충분한 것을 너무 과하게 살생했다... 뭐 그런 뜻이겠죠.
생태계가 필요한 만큼만 사냥하고 남겨둬야 자신이 소비할 피라미드 하층이 유지되듯, 상위층이라고 너무 학살(?)하지 말란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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