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지옥 시즌2, 2화까지 본 감상 및 아이디어의 훌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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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2000년대 후반쯤부터 미국드라마 중 "수퍼내추럴" Supernatural 이 있었습니다.
여러가지 운명을 너무나도 많이 타고난, 두 퇴마사 친형제가 미국 전역을 자동차여행으로 돌아다니며,
자신들의 운명에 맞서고 또한 악령과 괴물들로부터 사람들을 지킨다는 로드무비 풍 판타지액션드라마입니다.
흥행과 호평 덕분에 시즌15까지 제작되었고 제4의 벽도 통과하는 등 다양한 패러디와 시도도 엿보였죠.
거기서 시즌 중간쯤에 주인공 형제 중 한 명이 죽는데, 그래서 천국에 갑니다.
나머지 형제 한 명이 다시 죽은 형제를 살리려고 그의 천국에 이런저런 방법을 통해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 천국이라는게 기독교 혹은 어떤 종교에서 그리는 그런 형태가 아니라,
또한 그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멈춘 상태에서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모른채,
그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마냥 즐기고 있는거죠. 영원히.
극 중에서 결국은 그 형제를 천국(이라 불리는 죽은 영혼의 영원한 망중한)에서 데려나오지만,
그 때 그 드라마를 보면서, 그렇겠구나 천국은 정말 저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옥 시즌2를 방금 2편까지 봤는데요.
주요인물인 정진수가 죽은 이후에 부활하는데까지 경험하는, 지옥의 참상이, 정확히 그 반대로 이어집니다.
극 중 정진수는 어릴 적 부모를 잃고 놀이공원에서 발견되어 보육원에서 자란 것으로 나오죠.
아직 2편까지 밖에 보지 않아 정확한 극 중 사실은 모르지만
실제론 폭력아버지에게 자신과 어머니가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어머니는 자기자신과 다른 남자애인과 함께 도망치려다가 사정이 생겨 남자애인과만 떠나는 걸로 나옵니다.
자신이 죽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한 채 그 상황에서 휘둘리다가, 어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 나서는
내가 누군지 거울을 보자, 거울에 비친 자신은 폭력아버지가 되었다가, 남자애인이 되기도 하죠.
즉 자신이 가장 비참해졌던 상황에서 가장 나쁜 놈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이 되어 있는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죽었다는 걸 자각하자마자, 다시금 그 지옥의 괴물들에게 구타당하고 정신을 잃고
또 앞서 말한 순간을 반복합니다. 가끔 도르마무(?) 처럼 엄청나게 큰 지옥의 괴물의 얼굴을 맞이하기도 하죠.
지옥이란게 있다면 정말 이렇겠구나...... 괴로운 정도가 아니라 죽고 싶겠지만 죽을 수가 없겠구나
그리고 다시 부활해도, 살아있는게 아니라 지옥이 계속 이어지고 있겠구나 싶어서
정말 놀라운 아이디어다..... 라는 생각과 함께, 아역부터 모든 배우의 연기가 훌륭해서 감탄하면서 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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