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shine (61.♡.87.225)
2024년 10월 28일 PM 06:15 · 수정됨(10. 29. 23:27)
글을 많이 쓰지는 않지만 항상 다모앙에서 위로 받고 기운 받고 있어서 최근에 있었던 일을 씁니다.
고등학교 때 짝이었던 친구가 한 일년이나 되었을까 발목에 탁구공처럼 물혹 같은 것이 생겼었습니다.
말이 고등학교 동창이지 같은 동네 친구들끼리 다니는 학교는 아니었어서 고등학교 3학년을 통틀어
학교 친구 집에 가 본 것은 그 친구도 우리집 뿐 저도 그 친구 집 뿐이었던 사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학교도 좋은 곳에 가고 저는 왠지 모를 자격지심에 또 여러가지 이유로 고등학교 기억들을
아마 인위적으로 지우고 살았는지 기억이 잘 없었습니다.
몇 년 전 그 친구 형제 한 명이 고독사를 하고 그러면서 얼굴 보게되고 저 물혹이 생기고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 내가 그런 자격지심에 기억들을 잊고 살았구나 했고요.
가끔 만나는데 최근에 온몸에 희귀병으로 알려진 병으로 마땅한 혹은 확실한 치료제도 없고
염증이 모든 장기와 서혜부까지 퍼져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참 인생이 무엇인가... 그 친구는 대학생 때 연인과 대차게 헤어지고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고
지금 오히려 그것이 나은것인가 어떤것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러면서 한 편으론 제가 너의 부모님이 너를 대하고 길렀던 것처럼 네 몸을 아끼고 대하라고 했는데
정작 본인 엄마는 교회에 빠져 자신을 챙겨준 일이 잘 없다고 해서
사람은 또 한 자신만 아는 세계에 평생 갇혀 사는구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똑똑해서 날 선 친구이고 가끔은 대화하다보면 제 폐부까지 저를 아는것처럼 말이 정확해
상처가 되기도 할 정도로 똑똑한 친구인데 이제 그 쓰라림도 날카로움도 그립고 앞으로
이 친구가 잘 헤쳐나가고 희귀병이 자연스럽게라도 사라져 주기를 기도합니다.
며칠 전 점심사주러 친구 회사 근처에서 밥도 함께 먹고 커피도 함께 마시고 앞으로 얼굴 자주 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후회가 되지 않게요.
다모앙 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지금 이 순간 소중한 시간임을 잊지 마시기 바래봅니다.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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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YBman
24.10.28 · 112.♡.213.251
여러모로 마음이 아프네요..ㅠㅠ - S
someshine
→ YBman 작성자
24.10.28 · 61.♡.87.225
평균 연령이 늘어 인생이 너무 길 것 같다가도 주변에 이런 일들을 보면 또 허무하고 찰나 같고 그렇기도 합니다. -
고고약상자
24.10.29 · 192.♡.86.242
무슨 병인지 궁금해지네요. 염증이 온 몸에 퍼졌다는 걸로 보면 SLE일까요? - S
someshine
→ 고약상자 작성자
24.10.29 · 61.♡.87.225
다행히 암은 아니라고 했고 통증도 잘 없다고 하는데 폐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병명을 들었는데 요즘 기억을 잘 못하네요 저도.. 아직 원인이나 치료 방법이 확실하지 않아서 스테로이드 쓰면서 지켜보는거라고 하더라고요ㅜㅜ -
정정사의신
24.10.29 · 2600:1000:a121:fc67:6cb1:480a:870a:5a9
저도 참 온갖 병을 달고 살지만 세상엔 별의 별 병이 다 있군요. 원인모를 염증이 퍼지는것처럼 힘든것도 없는데..
매몰차게 들리겠지만 가족이 없는 편이 오히려 마음은 더 편하실 듯 하네요.
가끔씩 만나 먹고 싶었던 거 앞에 두고 비교적 최근 얘기들로 입맛도 기억도 잃지 않게 해 주세요.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다 보면 입맛과 기억부터 흐려지게 되거든요 - S
someshine
→ 정사의신 작성자
24.10.29 · 61.♡.87.225
네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자식 낳아 길러보니 이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참 무거운 것이더군요.. 워낙 몸이 약한 친구라 스테로이드 부작용 오기 전에 사진도 많이 찍어두고 그러자고 했습니다. 심한 부종이나 그런게 올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 놀
놀자망곰이
24.10.29 · 125.♡.252.115
마음이 아프네요. 제 친구(선배)도 희귀병인데 작성자님의 글을 읽고 생각이 나네요. 병이 나아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S
someshine
→ 놀자망곰이 작성자
24.10.29 · 61.♡.87.225
고맙습니다. 사실 형제가 이혼 후 알콜 중독으로 고독사 하면서 이 친구도 마음이 많이 허해졌다고 할까요.. 그 이후로 몸도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원인은 스트레스 아닐까요.. 어려운 일들은 하나로 오지 않고 묶어서 오는 것 같아 마음이 안좋더라고요.. 저도 친구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CCrosby
24.10.29 · 124.♡.144.95
혈관염(Vasculitis)같이 혈관의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여러 질환들을 일컫는 질환 같네요. 혈관염이 발목에 부종이나 물혹 등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참 희귀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의 마음은 정말 괴로울듯 싶네요. ㅠㅠ - S
someshine
→ Crosby 작성자
24.10.29 · 61.♡.87.225
몸 보다도 이야기 도중에 본인이 죽으면 무연고 사망이라고 가볍게 이야기 하던데 저렇게 내려놓으면 안되는데 싶어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제가 정말 진보쪽 대통령들이 건강보험 잘해둬서 이 친구도 산정특례? 그런 걸로 등록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본인 부담이 현저히 준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정치적인 성향도 비슷한 친구라 그래도 힘되는 이야기 좋은 이야기 나누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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