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희귀병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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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2024.10.28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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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많이 쓰지는 않지만 항상 다모앙에서 위로 받고 기운 받고 있어서 최근에 있었던 일을 씁니다.

고등학교 때 짝이었던 친구가 한 일년이나 되었을까 발목에 탁구공처럼 물혹 같은 것이 생겼었습니다.
말이 고등학교 동창이지 같은 동네 친구들끼리 다니는 학교는 아니었어서 고등학교 3학년을 통틀어 
학교 친구 집에 가 본 것은 그 친구도 우리집 뿐 저도 그 친구 집 뿐이었던 사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학교도 좋은 곳에 가고 저는 왠지 모를 자격지심에 또 여러가지 이유로 고등학교 기억들을
아마 인위적으로 지우고 살았는지 기억이 잘 없었습니다. 

몇 년 전 그 친구 형제 한 명이 고독사를 하고 그러면서 얼굴 보게되고 저 물혹이 생기고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 내가 그런 자격지심에 기억들을 잊고 살았구나 했고요. 
가끔 만나는데 최근에 온몸에 희귀병으로 알려진 병으로 마땅한 혹은 확실한 치료제도 없고 
염증이 모든 장기와 서혜부까지 퍼져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참 인생이 무엇인가... 그 친구는 대학생 때 연인과 대차게 헤어지고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고 
지금 오히려 그것이 나은것인가 어떤것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러면서 한 편으론 제가 너의 부모님이 너를 대하고 길렀던 것처럼 네 몸을 아끼고 대하라고 했는데
정작 본인 엄마는 교회에 빠져 자신을 챙겨준 일이 잘 없다고 해서 
사람은 또 한 자신만 아는 세계에 평생 갇혀 사는구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똑똑해서 날 선 친구이고 가끔은 대화하다보면 제 폐부까지 저를 아는것처럼 말이 정확해 
상처가 되기도 할 정도로 똑똑한 친구인데 이제 그 쓰라림도 날카로움도 그립고 앞으로 
이 친구가 잘 헤쳐나가고 희귀병이 자연스럽게라도 사라져 주기를 기도합니다. 
며칠 전 점심사주러 친구 회사 근처에서 밥도 함께 먹고 커피도 함께 마시고 앞으로 얼굴 자주 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후회가 되지 않게요. 

다모앙 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지금 이 순간 소중한 시간임을 잊지 마시기 바래봅니다. 
  

댓글 14 / 1 페이지

YBman님의 댓글

작성자 YBman (112.♡.213.251)
작성일 10.28 18:41
여러모로 마음이 아프네요..ㅠㅠ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10.28 18:47
@YBman님에게 답글 평균 연령이 늘어 인생이 너무 길 것 같다가도 주변에 이런 일들을 보면 또 허무하고 찰나 같고 그렇기도 합니다.

고약상자님의 댓글

작성자 고약상자 (192.♡.86.242)
작성일 10.29 03:42
무슨 병인지 궁금해지네요. 염증이 온 몸에 퍼졌다는 걸로 보면 SLE일까요?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10.29 21:32
@고약상자님에게 답글 다행히 암은 아니라고 했고 통증도 잘 없다고 하는데 폐가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병명을 들었는데 요즘 기억을 잘 못하네요 저도.. 아직 원인이나 치료 방법이 확실하지 않아서 스테로이드 쓰면서 지켜보는거라고 하더라고요ㅜㅜ

12시님의 댓글

작성자 12시 (2600:♡:a121:♡:6cb1:♡:870a:5a9)
작성일 10.29 06:27
저도 참 온갖 병을 달고 살지만 세상엔 별의 별 병이 다 있군요. 원인모를 염증이 퍼지는것처럼 힘든것도 없는데..
매몰차게 들리겠지만 가족이 없는 편이 오히려 마음은 더 편하실 듯 하네요.
가끔씩 만나 먹고 싶었던 거 앞에 두고 비교적 최근 얘기들로 입맛도 기억도 잃지 않게 해 주세요.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다 보면 입맛과 기억부터 흐려지게 되거든요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10.29 21:33
@12시님에게 답글 네 저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자식 낳아 길러보니 이 부담감이나 책임감은 참 무거운 것이더군요.. 워낙 몸이 약한 친구라 스테로이드 부작용 오기 전에 사진도 많이 찍어두고 그러자고 했습니다. 심한 부종이나 그런게 올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놀고픈v망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놀고픈v망곰 (125.♡.252.115)
작성일 10.29 15:41
마음이 아프네요. 제 친구(선배)도 희귀병인데  작성자님의 글을 읽고 생각이 나네요.  병이 나아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10.29 21:35
@놀고픈v망곰님에게 답글 고맙습니다. 사실 형제가 이혼 후 알콜 중독으로 고독사 하면서 이 친구도 마음이 많이 허해졌다고 할까요.. 그 이후로 몸도 그렇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원인은 스트레스 아닐까요.. 어려운 일들은 하나로 오지 않고 묶어서 오는 것 같아 마음이 안좋더라고요.. 저도 친구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Crosby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Crosby (124.♡.144.95)
작성일 10.29 17:08
혈관염(Vasculitis)같이 혈관의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여러 질환들을 일컫는 질환 같네요. 혈관염이 발목에 부종이나 물혹 등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참 희귀성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의 마음은 정말 괴로울듯 싶네요. ㅠㅠ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10.29 21:37
@Crosby님에게 답글 몸 보다도 이야기 도중에 본인이 죽으면 무연고 사망이라고 가볍게 이야기 하던데 저렇게 내려놓으면 안되는데 싶어서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 제가 정말 진보쪽 대통령들이 건강보험 잘해둬서 이 친구도 산정특례? 그런 걸로 등록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럼 본인 부담이 현저히 준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정치적인 성향도 비슷한 친구라 그래도 힘되는 이야기 좋은 이야기 나누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샤일록님의 댓글

작성자 샤일록 (2001:♡:e723:♡:0000:♡:1e7:8ee)
작성일 10.29 17:34
조선시대때 왕들이 염증때문에 많이 죽어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염증이 진짜 무서운것 같아요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10.29 23:24
@샤일록님에게 답글 그러게 말입니다. 사실 염증이라는게 사람에게 손쉽게 오잖아요 부위별로.. 그런게 전체에 퍼진다 그런거면 완전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릴때는 몰랐는데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클리세.. 옛 사람들은 모르는게 없습니다 정말

싸이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싸이먼 (59.♡.248.169)
작성일 10.29 18:17
강직성척추염을.. 의사가 혈관염이라고 하던데.. 저는 의사를 잘 만난건지.. 10년째 약먹고 잘살고 있네요.. 혹시 그분.. 약수역 3번출구에 유태석내과 진료받아보셔요.. 류마티스 전문인데.. 살라진정이라는 약 먹고 염증수치가 0.2 정도 정상수치가 됐어요. 이병의 특징이 발목에 혹이 생깁니다. 꼭 한번 방문해서 진료받으시길요..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meshine (61.♡.87.225)
작성일 10.29 23:27
@싸이먼님에게 답글 고맙습니다. 저도 살갑게 막 연락 잘하고 그런 스타일 아닌데 저의 가벼운 무관심이나 무심이 누군가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리고 혈관암 잘 극복하고 계시다니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상황이네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너무나 절박한 순간일 수 있다고 늘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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