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김장한다는 간호사 이야기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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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지방에서 다니던 제조 공장 회사일이 생각 났습니다.
그 곳의 미화팀에서 일하던 분들과 친해서 간식도 나눠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 많이 했었는데
충격적인 일화를 들은게 하나 있었거든요.
어느날은 담당 이모님께서 너무 바쁘셔서 얼굴도 보기 힘들어 오후에 겨우 만났길래
'오늘 왜 이렇게 바쁘시냐, 잠시 짬내려 쉬러 오시지도 않느냐' 했더니
'어제 저녁에 회의실에서 직원들 회식하고 남은 뒷정리 하느라 일이 너무 많았다'고 하시길래
전날 치킨이며, 햄버거며, 피자며, 각종 과자랑 음료등 간식을 잔뜩 싫어 나르던 모습이 기억이 나더군요.
그거 대회의실에서 먹고 남은거 그대로 아무도 안치우고 그 길로 퇴근했다는 겁니다.
이건 솔직히 제게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청소 하는 분 입장에서는 '어차피 내 일이야, 그냥 일이 좀 많았던거야' 하고 넘어 가시던데
제 입장에서는 '저게 맞는건가? 아무리 회사내에서 벌어진 회식이라고 해도, 본인들이 먹은 것은 본인들이 정리하는게 맞지 않나? 최소한의 정리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그냥 회사에 청소 하는 이모님 계시다고 싹 다 떠밀고 갔더라구요. 근데 이건 에피타이저 입니다.
정말 충격 받는 일화는 명절 즈음에 일이 났습니다.
회사에 갑자기 타지역 임원들까지 막 들어오는 겁니다.
'타지역 임원들이 오늘 왜 이렇게 많이 오나? 무슨 회의 있다는 통보도 못 받았는데?'
라고 하니까 미화팀 이모님이 그러시더군요.
'회장님 선친묘소에 성묘하러 가는거다'
그 회사는 그 회장이 창업한 회사입니다, 선대 회장이 없었던 거죠.
즉, 선대 회장 성묘도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 임원들이 남의 아버지 성묘를 도대체 왜 가는거냐?' 했더니, 이모님게서 충격적인 대답을 해주십니다.
'그래도 지금은 낫지, 몇년 전까지는 나도 성묘간다고 하면 음식준비도 같이 하고 했었어' 하시길래
'아... 혹시 일가 친척들 이신가요?' 했더니, 이모 본인도 임원들도 친인척 관계는 회장이랑 아들인 부사장 빼고는 없다더군요. (그 때사 부사장이 회장 아들인 것도 알게 됨.. ㄷㄷ)
오늘 간호사가 해당 병원 김장 한다는 글 읽다 보니
예전 회사 다니던 일화가 생각이 나서, 아직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얼척없는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겪은 저 일화는 2017~2018 년의 일입니다.
Akcel님의 댓글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하고 나면 몸살한다는 것이 김장인데...
단아님의 댓글
2개월 일하고 그만뒀어요. 심지어 월급도 처음 이야기한거의 4분의1. 뭐다뭐다 말해주는데..아마 나라 지원금도 자기들이 먹은듯합니다. 월급이 60만원대가 나왔으니까요. 아직도 그 회사 있는거 보면 신기합니다.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순식간에 탈출한거 정말 축하 드립니다 ㄷㄷ
catopia님의 댓글
개인 소기업은 저런 일은 다반사였죠 ㄷㄷ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토닥토닥...
윰어님의 댓글
자신의 인사권, 고과권을 쥐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
업무분장 외 사적인 저런것들을 안 하면 고용인이 고용불안을 갖게 만드는 구조인걸 알고 이용해먹는 거잖아요.
2방in님의 댓글
부대내에서 행사를 이거저거 많이 해서 국회의원 출마라도 하나 싶더라구요.
벌써 몇십년전 일이지만요.
지인의 사장은 좋은 일을 많이 하시던데 꼭 직원들을 부르더라구요. 혼자하면 될 걸...
자기 마라톤 대회가는데 일욜 직원들도 불려나가더라구요.
해외에 봉사가도 직원들을 끌고 가구요.
오일팡행주님의 댓글
GreenDay님의 댓글
대기업까진 아니지만 연 매출이 수조원대는 되는 회사라 중견기업만큼의 시스템도 갖춘 회사였고요.
여기 재직 중에 전무가 부모상을 당했었습니다.
전 경력직으로 이직한 회사였고 이 회사를 길게 안 다녀서 솔직히 이름도 얼굴도 몰랐어요.
총무팀에서 각팀 대리급을 불러 모으더니 장례식장에서 일할 사람 순번을 정한다고 팀 마다 2명씩 선출하라는 거예요.
뭐 이런 미친놈들이 다 있나 싶었습니다.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좋은 마음으로 도와줄 생각이 가시게 만드는 상황을 겪으셨네요;;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요마이모님의 댓글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어떻게 저렇게 생가하고 행동할 수 있는지 경악 스럽네요.
훈녀지용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