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김장한다는 간호사 이야기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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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강동구생물 222.♡.201.132
작성일 2024.11.0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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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지방에서 다니던 제조 공장 회사일이 생각 났습니다.


그 곳의 미화팀에서 일하던 분들과 친해서 간식도 나눠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 많이 했었는데

충격적인 일화를 들은게 하나 있었거든요.


어느날은 담당 이모님께서 너무 바쁘셔서 얼굴도 보기 힘들어 오후에 겨우 만났길래

'오늘 왜 이렇게 바쁘시냐, 잠시 짬내려 쉬러 오시지도 않느냐' 했더니

'어제 저녁에 회의실에서 직원들 회식하고 남은 뒷정리 하느라 일이 너무 많았다'고 하시길래

전날 치킨이며, 햄버거며, 피자며, 각종 과자랑 음료등 간식을 잔뜩 싫어 나르던 모습이 기억이 나더군요.

그거 대회의실에서 먹고 남은거 그대로 아무도 안치우고 그 길로 퇴근했다는 겁니다.


이건 솔직히 제게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청소 하는 분 입장에서는 '어차피 내 일이야, 그냥 일이 좀 많았던거야' 하고 넘어 가시던데

제 입장에서는 '저게 맞는건가? 아무리 회사내에서 벌어진 회식이라고 해도, 본인들이 먹은 것은 본인들이 정리하는게 맞지 않나? 최소한의 정리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그냥 회사에 청소 하는 이모님 계시다고 싹 다 떠밀고 갔더라구요. 근데 이건 에피타이저 입니다.


정말 충격 받는 일화는 명절 즈음에 일이 났습니다.

회사에 갑자기 타지역 임원들까지 막 들어오는 겁니다.

'타지역 임원들이 오늘 왜 이렇게 많이 오나? 무슨 회의 있다는 통보도 못 받았는데?'

라고 하니까 미화팀 이모님이 그러시더군요.

'회장님 선친묘소에 성묘하러 가는거다'

그 회사는 그 회장이 창업한 회사입니다, 선대 회장이 없었던 거죠.

즉, 선대 회장 성묘도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 임원들이 남의 아버지 성묘를 도대체 왜 가는거냐?' 했더니, 이모님게서 충격적인 대답을 해주십니다.

'그래도 지금은 낫지, 몇년 전까지는 나도 성묘간다고 하면 음식준비도 같이 하고 했었어' 하시길래

'아... 혹시 일가 친척들 이신가요?' 했더니, 이모 본인도 임원들도 친인척 관계는 회장이랑 아들인 부사장 빼고는 없다더군요. (그 때사 부사장이 회장 아들인 것도 알게 됨.. ㄷㄷ)


오늘 간호사가 해당 병원 김장 한다는 글 읽다 보니

예전 회사 다니던 일화가 생각이 나서, 아직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얼척없는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겪은 저 일화는 2017~2018 년의 일입니다.

댓글 20 / 1 페이지

훈녀지용님의 댓글

작성자 훈녀지용 (211.♡.157.9)
작성일 어제 08:13
2017년이 제일 큰 충격이네요

페퍼로니피자님의 댓글

작성자 페퍼로니피자 (27.♡.242.71)
작성일 어제 08:13
그놈의 가"족"같은 회사라는 명목 아래..

Akcel님의 댓글

작성자 Akcel (121.♡.203.89)
작성일 어제 08:14
저도 10여년 전에 직원 6명인 회사에서 사장님 집에서 김장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가 족같은 회사였지요.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강동구생물 (222.♡.201.132)
작성일 어제 08:40
@Akcel님에게 답글 헐... 사장 집에서요?! ㄷㄷ

하고 나면 몸살한다는 것이 김장인데...

아스트라님의 댓글

작성자 아스트라 (49.♡.187.49)
작성일 어제 08:15
아까 김장이야 뭐...했는데
성묘라니...충격적이네요

크리안님의 댓글

작성자 크리안 (58.♡.210.72)
작성일 어제 08:23
김장김치 발효는 잘되겠네요. 퇫퇫퇫

단아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단아 (49.♡.59.243)
작성일 어제 08:31
저도 2000년대에 그것도 주말 이틀내내..사장 가족 묫자리 가서 정리해주고 온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수당없이요. 갈때는 회사출장이랬는데 알고보니..하..
2개월 일하고 그만뒀어요. 심지어 월급도 처음 이야기한거의 4분의1. 뭐다뭐다 말해주는데..아마 나라 지원금도 자기들이 먹은듯합니다. 월급이 60만원대가 나왔으니까요. 아직도 그 회사 있는거 보면 신기합니다.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강동구생물 (222.♡.201.132)
작성일 어제 08:42
@단아님에게 답글 어마어마한 회사들이 아직도 있군요...
순식간에 탈출한거 정말 축하 드립니다 ㄷㄷ

catopia님의 댓글

작성자 catopia (118.♡.172.85)
작성일 어제 08:41
사장 어머니 칠순잔치때 음료수 날랐던 1인입니다
개인 소기업은  저런 일은 다반사였죠  ㄷㄷ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강동구생물 (222.♡.201.132)
작성일 어제 08:43
@catopia님에게 답글 하아...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을 하나 하나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토닥토닥...

윰어님의 댓글

작성자 윰어 (223.♡.87.52)
작성일 어제 08:57
직장내 갑질로 전 봅니다.

자신의 인사권, 고과권을 쥐고 있다는 이유 만으로
업무분장 외 사적인 저런것들을 안 하면 고용인이 고용불안을 갖게 만드는 구조인걸 알고 이용해먹는 거잖아요.

폭풍의눈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폭풍의눈 (211.♡.151.249)
작성일 어제 09:21
@윰어님에게 답글 전형적인 갑질이죠

2방in님의 댓글

작성자 2방in (106.♡.142.157)
작성일 어제 09:27
군시절에 사단장 동창들 불러와서 연병장에서 행사하던게 생각나네요. 군악대랑 기수등등 참여
부대내에서 행사를 이거저거 많이 해서 국회의원 출마라도 하나 싶더라구요.
벌써 몇십년전 일이지만요.

지인의 사장은 좋은 일을 많이 하시던데 꼭 직원들을 부르더라구요. 혼자하면 될 걸...
자기 마라톤 대회가는데 일욜 직원들도 불려나가더라구요.
해외에 봉사가도 직원들을 끌고 가구요.

오일팡행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오일팡행주 (183.♡.123.54)
작성일 어제 11:23
저희들도 먹을거 직원들이 구합니다... 간식은 카드 들고가서 각자 먹고싶은거 사라고... ㄷㄷㄷㄷ

GreenDay님의 댓글

작성자 GreenDay (210.♡.177.30)
작성일 어제 12:02
지금은 IT 풍파 속에 사라진 기업인데 그래도 이름을 언급하면 알만한 잠시 다녔던 중견 기업이 있었는데요.
대기업까진 아니지만 연 매출이 수조원대는 되는 회사라 중견기업만큼의 시스템도 갖춘 회사였고요.

여기 재직 중에 전무가 부모상을 당했었습니다.

전 경력직으로 이직한 회사였고 이 회사를 길게 안 다녀서 솔직히 이름도 얼굴도 몰랐어요.

총무팀에서 각팀 대리급을 불러 모으더니 장례식장에서 일할 사람 순번을 정한다고 팀 마다 2명씩 선출하라는 거예요.

뭐 이런 미친놈들이 다 있나 싶었습니다.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강동구생물 (222.♡.201.132)
작성일 어제 12:08
@GreenDay님에게 답글 정말 충격적이네요;;;
좋은 마음으로 도와줄 생각이 가시게 만드는 상황을 겪으셨네요;;

다모야님의 댓글

작성자 다모야 (39.♡.72.72)
작성일 어제 12:02
저도 강사 시절 학교 교장 모친상에 가서 일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강동구생물 (222.♡.201.132)
작성일 어제 12:09
@다모야님에게 답글 그런 사람이 교육계에 몸을 담고, 교장을 하고 있다니 개탄 스럽네요.

요마이모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요마이모 (106.♡.32.22)
작성일 어제 12:35
한20년 전 간호사 하던 사람이 우리 회사에 면접을 보고 입사를 하게 되어서 좋은 직업 놔두고 왜 새로운 일을 배우려고 하냐고 물었더니 개인병원에서 일하다 보니 건물 제일 윗층 원장님 댁에 잡일까지 해야 되서 힘들다고 했던 게 생각나네요...

강동구생물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강동구생물 (222.♡.201.132)
작성일 어제 14:23
@요마이모님에게 답글 거의 의료 능력 탁월한 가정부 정도로 생각하나 보네요.
어떻게 저렇게 생가하고 행동할 수 있는지 경악 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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