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김장한다는 간호사 이야기 보고 나서...
강동구생물

Lv.1 강동구생물 (222.♡.201.132)

2024년 11월 4일 AM 07:55 · 수정됨(14:23)

조회 5,127 공감 0

문득 지방에서 다니던 제조 공장 회사일이 생각 났습니다.


그 곳의 미화팀에서 일하던 분들과 친해서 간식도 나눠 먹고 이런 저런 이야기 많이 했었는데

충격적인 일화를 들은게 하나 있었거든요.


어느날은 담당 이모님께서 너무 바쁘셔서 얼굴도 보기 힘들어 오후에 겨우 만났길래

'오늘 왜 이렇게 바쁘시냐, 잠시 짬내려 쉬러 오시지도 않느냐' 했더니

'어제 저녁에 회의실에서 직원들 회식하고 남은 뒷정리 하느라 일이 너무 많았다'고 하시길래

전날 치킨이며, 햄버거며, 피자며, 각종 과자랑 음료등 간식을 잔뜩 싫어 나르던 모습이 기억이 나더군요.

그거 대회의실에서 먹고 남은거 그대로 아무도 안치우고 그 길로 퇴근했다는 겁니다.


이건 솔직히 제게는 좀 충격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청소 하는 분 입장에서는 '어차피 내 일이야, 그냥 일이 좀 많았던거야' 하고 넘어 가시던데

제 입장에서는 '저게 맞는건가? 아무리 회사내에서 벌어진 회식이라고 해도, 본인들이 먹은 것은 본인들이 정리하는게 맞지 않나? 최소한의 정리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는데, 그냥 회사에 청소 하는 이모님 계시다고 싹 다 떠밀고 갔더라구요. 근데 이건 에피타이저 입니다.


정말 충격 받는 일화는 명절 즈음에 일이 났습니다.

회사에 갑자기 타지역 임원들까지 막 들어오는 겁니다.

'타지역 임원들이 오늘 왜 이렇게 많이 오나? 무슨 회의 있다는 통보도 못 받았는데?'

라고 하니까 미화팀 이모님이 그러시더군요.

'회장님 선친묘소에 성묘하러 가는거다'

그 회사는 그 회장이 창업한 회사입니다, 선대 회장이 없었던 거죠.

즉, 선대 회장 성묘도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아니 임원들이 남의 아버지 성묘를 도대체 왜 가는거냐?' 했더니, 이모님게서 충격적인 대답을 해주십니다.

'그래도 지금은 낫지, 몇년 전까지는 나도 성묘간다고 하면 음식준비도 같이 하고 했었어' 하시길래

'아... 혹시 일가 친척들 이신가요?' 했더니, 이모 본인도 임원들도 친인척 관계는 회장이랑 아들인 부사장 빼고는 없다더군요. (그 때사 부사장이 회장 아들인 것도 알게 됨.. ㄷㄷ)


오늘 간호사가 해당 병원 김장 한다는 글 읽다 보니

예전 회사 다니던 일화가 생각이 나서, 아직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얼척없는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참고로 제가 겪은 저 일화는 2017~2018 년의 일입니다.

댓글 (20)

  • 훈녀지용

    훈녀지용 Lv.1

    24.11.04 · 211.♡.157.9

    2017년이 제일 큰 충격이네요
  • 페퍼로니피자

    페퍼로니피자 Lv.1

    24.11.04 · 27.♡.242.71

    그놈의 가"족"같은 회사라는 명목 아래..
  • Akcel

    Akcel Lv.1

    24.11.04 · 121.♡.203.89

    저도 10여년 전에 직원 6명인 회사에서 사장님 집에서 김장했던 일이 생각나네요 가 족같은 회사였지요.
  • 강동구생물

    강동구생물 Lv.1 → Akcel 작성자

    24.11.04 · 222.♡.201.132

    헐... 사장 집에서요?! ㄷㄷ
    {emo:onion-022.gif:100}
    하고 나면 몸살한다는 것이 김장인데...
  • 아스트라

    아스트라 Lv.1

    24.11.04 · 49.♡.187.49

    아까 김장이야 뭐...했는데
    성묘라니...충격적이네요
  • 크리안

    크리안 Lv.1

    24.11.04 · 58.♡.210.72

    김장김치 발효는 잘되겠네요. 퇫퇫퇫
  • 단아

    단아 Lv.1

    24.11.04 · 49.♡.59.243

    저도 2000년대에 그것도 주말 이틀내내..사장 가족 묫자리 가서 정리해주고 온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수당없이요. 갈때는 회사출장이랬는데 알고보니..하..
    2개월 일하고 그만뒀어요. 심지어 월급도 처음 이야기한거의 4분의1. 뭐다뭐다 말해주는데..아마 나라 지원금도 자기들이 먹은듯합니다. 월급이 60만원대가 나왔으니까요. 아직도 그 회사 있는거 보면 신기합니다.
  • 강동구생물

    강동구생물 Lv.1 → 단아 작성자

    24.11.04 · 222.♡.201.132

    어마어마한 회사들이 아직도 있군요...
    순식간에 탈출한거 정말 축하 드립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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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topia

    catopia Lv.1

    24.11.04 · 118.♡.172.85

    사장 어머니 칠순잔치때 음료수 날랐던 1인입니다
    개인 소기업은 저런 일은 다반사였죠 ㄷㄷ
  • 강동구생물

    강동구생물 Lv.1 → catopia 작성자

    24.11.04 · 222.♡.201.132

    하아...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을 하나 하나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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