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64.♡.111.98)
2024년 4월 12일 AM 08:32 · 수정됨(08:41)
일단 전제로 깔고 갈 게 있습니다. 세상에 내 입맛에 100% 맞는 정당 혹은 정치인이 어딨겠습니까. 그런 정당/인물이 있다한들 당장 내 가족 혹은 절친과도 맞지 않을 겁니다. 심지어 본인이 정치를 해도 본인이 원하는대로만 정치할 수 없습니다. 100% 취향에 맞는 정치란 세상에 없습니다.
비판적 지지라는 보기엔 굉장히 합리적인 용어가 있습니다. 민주당 10년 이상 지지하신 분들이 그런 거 안 해봤을까요. 그런 '홍대 힙스터' 같은 정치 지지는 노무현 대통령때 물릴 만큼 해 본게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입니다. 그 이후 말하기도 미안한 세월을 겪고 나서야 깨달았죠. 비판적 지지라는 것만큼 보기 좋은 허상이 없다는 걸요.
세간에 알려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비판과 감시가 아니라 지켜줘야 한다고 했다는 말은 실제로 했다고도 하고 아니라기도 합니다. 어쩌면 노무현을 지키지 못했던 우리의 트라우마가 구체적 맥락을 만들어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소한 '의리 있는 인간'이 되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민주진영 사람들은 의리라는 가치를 더 위에 두게 됐습니다.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요.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라인에 서있던 또 다른 정치인을 잃었습니다. 노회찬. 그는 정치검찰의 공작에 의해 희생된 또 다른 인물입니다. 그도 같은 당 사람들에게서 외면 받았고 최후의 길마저 쓸쓸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또 반복해야 했던 그 씁쓸함을, 그 분루를 다시 삼켜야 했습니다.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동지들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건 비판적 지지가 아니라 그냥 '비판적 방관'이라는 걸 다시 상기해야 했습니다.
그렇다고 민주진영은 맹목적 지지자인가요? 아닙니다. 민주진영 사람들은 비판적 지지 대신 다른 방법을 찾았습니다. 바로 당원이 참가하는 공천심판입니다. 시스템으로 공천이 열리면 민주진영 사람들은 해당 행위를 했던 의원들을 끌어내렸습니다. 문재인이 만들고 이재명이 다진 공천시스템은 민주당원에 의해서 완성됐습니다. 모든 혁명이 그러하듯 공천혁명의 완수는 시민, 당원의 손에 의해서 이뤄졌습니다. 비판적 지지 대신 표로 심판한다, 이것이 민주진영이 택한 방식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을 애저녁에 내다버린 정의당은 소멸의 길로 가게 됐습니다. 아주 단적으로 신장식이란 정치인을 봅시다.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원래 진보진영/정의당 인물이었습니다. 방송패널로 진보정치인으로 인지도가 있었던 그는 정의당 비례대표 경선에서 선전했지만, 정의당의 독특한 계산식에 의해 순위가 밀렸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자리는 여성/청년/노동 가산점으로 떡칠이 됐던 롤대리 류호정과 메갈 둘째딸 장혜영이 차지했습니다. 이 사달을 본 시민들은 정의당을 원외정당으로 만들었습니다. 시민들은 표로써 그들을 심판했습니다 (물론 많은 민주진보진영이 이런 정의당의 독특한 시스템을 비판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비판적 지지라는 말과 합리적 보수라는 말을 동급으로 봅니다. 한국 정치에서 합리적 보수 정치인은 없습니다. 합리적 보수 지지층도 찾아보기 힘들죠. 애초에 합리적 보수라면 국힘을 지지할 수 없고, 그가 진정 민주당을 찍을 수 없다면 무당층으로 남아야만 합니다. 그러니 보리적 합수, 줄여서 보리수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비판적 지지, 실제 세상에 그런 건 없습니다. 비판적 지지라는 말은 그저 본인을 '나는 이 당을 지지하지만 객관적이라는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이미지의 표상일 뿐입니다. 또 하나의 자기애로 봐야 합니다.
비판적 지지, 그 전에 의리 있는 사람이 돼야 합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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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란세르
24.04.12 · 118.♡.6.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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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OLVOL
24.04.12 · 125.♡.118.3
고 노회찬 의원님이 그러셨죠. "외계인이 쳐들어온다면 일본과도 손 잡고 연대해야 하지 않습니까"
비판적 지지는 국힘이라는 부일매국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고 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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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네는 나라가 무너져도 국힘을 찍겟다고 하는사람이 전체국민의 30프로인데, 우리는 비판 지지를 한다?
그래서 이명박이 나오고 박근혜가 나왓죠
(박근혜때는 우린 야당이엿는데 책임론 ㅋㅋ)
외계인이 처들어오면 우선 외계인을 몰아내고 시작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잃은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참 정치인이라 생각한 사람들. 우리 아이들, 우리 군인들, 젊은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