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말자 (223.♡.165.196)
2024년 11월 15일 AM 11:19 · 수정됨(11. 16. 05:14)
영양제 광고를 보면 불안감이 들 때가 있다. 나만 건강을 챙기지 않는 것 같은 기분 때문이다. 하지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교대학원에서 원장을 맡고 있는 명승권 교수는 이러한 불안감 조성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은 대표적인 영양제 회의론자다. 2023년 11월 음식을 통한 비타민 C 섭취는 폐암의 위험성을 18% 낮추지만 영양제와 같이 보충제 형태로 먹는 경우 효과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한 주제를 놓고 다양한 논문을 종합해 그 결과를 분석하는 메타 분석 전문가로 위 연구 역시 1992~2018년 국제 학술지에 발표된 20건의 연구를 종합한 결과다. '저속 노화 선생님’으로 불리는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도 이 연구를 인터뷰에서 언급하며 "저속 노화 식단, 즉 음식으로 영양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명 원장이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 영양제는 비타민 C에 국한되지 않는다. 다양한 비타민 제제를 포함해 머리에 좋다고 알려진 오메가3,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칼슘, 홍삼 등 대다수 건강기능식품이 실제 건강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10월 11일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을 찾은 명 원장은 "다양한 영양제에 대한 효과를 메타 분석한 결과 꼭 먹어야 하는 영양제는 사실상 없을뿐더러, 신체에 유의미한 효과를 준다는 의학적 근거도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영양제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나요.
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지방산, 마그네슘, 항산화제 등 대부분 영양제는 질병 예방이나 키 성장, 두뇌 발달 등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임상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어른 경우에도 수술 환자나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심하지 않다면 영양제 보충으로 몸이 더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의 효과를 봤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질병의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대부분 질병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집니다.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의 경우 코로나19도 2주 정도만 지나면 치료됩니다. 감기의 경우엔 감기약 먹으면 일주일, 감기약 안 먹으면 7일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잖아요. 그러니까 '뭘 먹고 몸이 나았다’는 건 그 효과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또 위약(플라세보) 효과가 있습니다.
심리적인 효과라는 건가요.
그렇죠. 권위자나 전문가가 약을 주면 그게 아무런 효과가 없더라도 몸이 나아졌다고 느끼기도 하거든요. 영양제 경우에도 그럴 수 있다는 겁니다.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다면 괜찮은 것 아닌가요.
기능성과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는데 국가의 인증을 받고 판매되는 건 합리적이거나 윤리적이라고 볼 수는 없죠.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팔릴 수 있나요.
2017년 이전까지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식약처 기준이 허술했어요. 크게 4단계가 있었는데, 질병 발생 위험감소 기능, 생리 활성 1, 2, 3등급 순입니다. 그나마 질병 발생 위험감소 기능과 생리 활성 1등급까지는 다수의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본 제품이지만 2등급은 한 건의 임상시험, 3등급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도 인증을 해줬어요. 2017년 이후 이 기준이 보다 엄격해지긴 했지만 그 전에 인증을 거친 제품도 여전히 판매되고 있죠. 그러니까 기존의 비타민을 포함해 현재 시판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다시 최신의 연구 결과를 반영해 재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왜 음식으로 먹는 것과 영양제로 먹는 것의 효과가 다른가요.
2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합성 물질로 만들어진 영양분은 화학 구조 자체는 같지만 들여다보면 입체적 구조까지 모두 같지는 않습니다.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달리 작용할 수 있다는 거죠. 또 음식에 함께 들어 있는 다른 성분이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가령 오렌지나 레몬에는 비타민 C 외에도 다양한 영양분이 포함돼 있죠. 그게 함께 작용해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해석입니다. 그러니까 천연에서 추출한 영양분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영양분이 없으면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죠.
영양제는 결국 간편함이 포인트입니다. 실제 음식을 갈아 액체 형태로 먹는 건 괜찮나요.
주스 형태로 먹으면 당뇨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으면 당뇨 위험성이 떨어지는 것과 반대죠. 그 이유는 흡수가 너무 빨리 되기 때문입니다. 혈당 수치가 빠르게 올라가면 우리 몸에서는 인슐린을 분비하게 됩니다. 인슐린이 계속 분비되면 몸에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서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제대로 못 하게 되죠. 장기간 액체 형태로 먹으면 간이나 심장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음식은 씹어 먹는 걸 권장합니다.
명 원장의 '영양제 무용론’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외에도 또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정한 권장섭취량이 과도한 측면이 있어 국민의 대다수가 영양 결핍처럼 여겨진다는 것. 서두에 소개한 비타민 D가 대표적인 사례다. 명 원장은 "권장섭취량 개념은 제2차세계대전 때 군인들의 영양 결핍을 막기 위해 도입됐는데 먹을거리가 풍부한 현재까지도 실제로 필요한 양에 비해 높게 측정돼 있다"고 말했다.
왜 그런가요.
권장섭취량은 건강한 사람 중 97.5%가 먹는, 그러니까 상위 2.5%가 먹는 양을 기준으로 합니다. 영양소가 풍부한 사람들도 이 기준에 못 미치면 영양 부족이 되는 거죠. 그래서 국가마다 권장섭취량이 다르죠. 각 국가에서 건강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하니까요. 예를 들어 비타민 C의 경우 한국과 일본은 100mg, 프랑스는 11mg, 미국은 90mg, 영국과 인도는 40mg입니다. 식단 자체에 채소가 많이 들어간 경우 권장섭취량이 높아져요. 인종이 다른 걸 감안하더라도 권장섭취량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건 이상하지 않나요.
영양제 회의론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회사는 없었나요.
공식적으로는 받지 못했어요. 오히려 자신들의 제품은 다르기 때문에 홈쇼핑을 통해 광고해줄 수 있냐는 제의는 받았죠(웃음). 물론 거절했고요.
건강해지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일단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에 시간과 돈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양한 영양 성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메타 분석한 결과 어른, 아이를 통틀어 필요한 영양제는 엽산 하나입니다. 이 역시 엽산이 적절히 보충되지 않는 임산부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이고요. 학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성장을 위해 골고루 먹는 습관만 길러주면 됩니다.
영양제는 마음으로 먹는거죠ㄷㄷ
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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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건강한전립선
24.11.15 · 118.♡.236.75
저도 영양제 회의론자인데 ㅋ 꼭 보면 음식물로는 모든 영양소를 다 섭취할 수 없으니 꼭 영양제는 먹어야된다면서 안먹는 나를 특이한 놈 취급하던 사람이 떠오릅니다 ㅋ -
루루네트
→ 건강한전립선
24.11.15 · 175.♡.133.110
저도 영양제는 굳이...? 입니다. - 외
외국인노동자입니다
24.11.15 · 157.♡.92.86
저 같이 18년을 혼자 살다 보면
음식으로 섭취? 가 너무나 불균형 한지라
저거로라도 확인이 안되었어도 섭취 해둬야..
근데...
저 의사는 저리 얘기 하고
어떤 약사는 논문 가져와서 효과 있다고 보여주고
그러던데
누가 맞는 건지 -
케케이건
→ 외국인노동자입니다
24.11.15 · 168.♡.154.14
논란이 있다는 건.. 확실한 건 없다 아닌가 싶습니다.
입증 하기 어렵다?
플라시보 효과도 실제로 존재하는 거고.. 사람이 영양제만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음식도 섭취하니 음식에 의한 영향인지, 음식+영양제가 보조 효과를 일으킨 것인지 명확하게 밝히는 건 어렵지 않나? 싶네요.. -
Yyoungs
→ 외국인노동자입니다
24.11.15 · 116.♡.135.141
논문이 장난치기 가장 좋은 재료죠.
그 논문의 전문을 다 안보고 결론만 얘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대로 분석하면 '그다지...'라는 결론인 논문이 허다합니다. -
네네로울프
24.11.15 · 220.♡.239.95
기도메타로 먹는 거죠.
뭐 그런데 먹으면 뭔가 버티는 힘이 되어 준다는 느낌은 있어요.
그게 기도메타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먹을 때랑 안 먹을 때랑 차이가 나서;; -
제제리아스
24.11.15 · 118.♡.11.20
이 논리의 핵심은 정제된 성분이 음식 먹을때 처럼 몸에 흡수가 되냐 안되냐 인데
먹어보고 효과가 없으면 안먹는게 정답 같습니다 -
DDevChoi84
24.11.15 · 211.♡.96.205
이 글을 읽으면서 마카랑 비타민 삼켰습니다. -
Mmyrandy
24.11.15 · 112.♡.3.116
건식(영양제)은 부족하거나 필요하면 먹는거지요.
건식(영양제)는 먹는거지 복용이 아닙니다~ ^^ 식품이지 약이 아니지요~ -
혈혈압왕
24.11.15 · 220.♡.91.105
비타민C 신봉자 이왕재 박사와 논쟁 한번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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