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한번에 바뀔거라 생각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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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미 172.♡.52.230
작성일 2024.11.17 12:24
1,52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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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프랑스 혁명으로 바스티유 감옥 습격과 루이 16세 단두대 처형까지만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 프랑스는 스스로 왕을 처형시킨 국민이 투표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을 황제로 세우고 루이 18세, 샤를 10세 등 부르봉 왕조가 부활해 반동정치를 펼쳤습니다.

그렇게 잘못되가던 찰나 다시 7월 혁명으로 입헌군주제로, 2월 혁명으로 공화제를 세워 놨더니 나폴레옹 3세가 대통령이 되어 친위쿠데타로 또 황제에 오르지 않나...

나폴레옹 3세가 보불전쟁으로 패하고 파리 코뮌이 세워져 다시 민중의 나라를 만들려 하는 것도 좌절되고...


이렇게 사실만 나열하면 프랑스는 한국보다도 더 실패적인 민주화 과정을 겪는 느낌이 들 겁니다.

원래 혁명이 일어나면 반동도 크고, 역사도 진보와 후퇴를 반복합니다.

프랑스도 결국 이 과정을 거치면서 귀족, 왕당파, 종교세력은 서서히 밀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적폐들이 일으킨 최후의 발악이 드뤼피스 사건이었고, 거기서 패배한 극소수는 비시 프랑스에서 부역하다가 소멸했죠.

그만큼 기존의 잔존세력, 적폐는 끈질기고 반격이 거세고 그들이 이겨서 후퇴도 여럿 했습니다.


즉 프랑스 혁명은 단기적으로 보면 1789년에 시작해 1815년 끝난 거 같지만  드뤼피스 사건의 끝은 1905년, 비시 프랑스가 멸망한 게 1944년입니다.

즉 프랑스 혁명과 민주화가 완전히 끝난 건 100년 하고도 16~55년이 더 걸렸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언제 시작했는지 생각해 봅시다. 

4.19 혁명이 1960년이며, 6월 항쟁이 1987년입니다.

이런 역행하는 세상이 올 거라는 각오는 해야 했고, 할 일은 거기에 맞서는 것이죠.


참고로 프랑스에서도 이렇게 혁명이 후퇴할 때마다 클리앙이나 다모앙의 일부처럼 패배주의에 빠져 역시 프랑스인들은 미개하고 썩었다고 비하하는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에밀 졸라 같은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악마화되고 추방되고 억울한 죽음을 맞기도 했죠.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 박애를 악마화하고 비하하는 찌라시와 헛소문도 넘쳐났습니다.

거기에 속는 사람도 많았고 폭동이 일어나기도 여러번입니다.

하지만 결국 프랑스는 해냈는데 그건 개가 짖어도 바람이 불어도 앞으로 나가는 사람들 덕이었죠.

프랑스도 그랬듯 한국도 그리 될 겁니다.

역사는 단기적으로 보면 진보하다가 후퇴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내일은 나아지는 방향으로 갑니다.


저런 말 해도 패배주의에 빠지고 근시안적으로만 바라보는 분들은 별 수 없지만 전 좀 더 멀리 보려고 합니다.

어차피 내가 살아서 유토피아가 펼쳐질 거란 기대를 버리고, 그저 조금이라도 미래에 나아진 세상을 남긴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댓글 19 / 1 페이지

whocares님의 댓글

작성자 whocares (211.♡.44.117)
작성일 12:35
거시적으로 보면 맞는 말씀이지만, 미시적으로 보면 0.7프로 차이로 선진국의 문턱에서 후진국으로 굴러떨어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으려니 너무 아쉬운 거죠.

흑감ㅈr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흑감ㅈr (14.♡.101.92)
작성일 16:04
@whocares님에게 답글 0.7% 조작으로 느끼지 않나요?? 이미 큰 격차로 이겼을건데 저들이 개표조작으로 0.7% 굥돼지를 당선으로 만든거 아닐까요?

Amoo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Amoo (59.♡.59.32)
작성일 16:27
@흑감ㅈr님에게 답글 동감입니다.

하늘빛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하늘빛 (121.♡.203.152)
작성일 12:37
맞습니다. 당장은 더디고 때론 뒤로 퇴행하는 듯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론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함께 참여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그 시간은 빨라지죠. 전체 인구의 3.5% 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정치체제 변화나 정치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에리카 체너위스의 연구(3.5% 법칙)도 있죠. 지금은 모두가 함께 소리치고 움직일 때입니다!

6미리님의 댓글

작성자 6미리 (112.♡.196.186)
작성일 12:39
1789년에 시작해서 1815년을 앞뒤로 좀 더 해도 30년입니다.
짧게 잡아도 혁명적인 사건들이고 급진적이라 생각하는게 사실은 한세대는 걸러 이루어진것이죠.
박정희 죽고 이제 40년 좀 더 지났습니다. 87년에서는 이제 30년 좀 넘어가는 중이고요.
사실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해야할것들은 프랑스때와 비교해서 말도 안되게 많고요.
어쩌면 답답해 보이지만 어쩌면 우린 가장 혁명적인 방식으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우린 잘 하고 있는것 같아요.

youngs님의 댓글

작성자 youngs (59.♡.33.101)
작성일 13:27
1945해방, 1961군사쿠테타, 1980군사쿠테타, 1987직선제개헌, 1997평화적정권교체, 2016탄핵....

우리도 이제 80년 다되어가는 과정중이네요.

지치지 맙시다.

벗바리님의 댓글

작성자 벗바리 (61.♡.56.77)
작성일 13:35
옳은 말씀이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나아가고 있고, 또 나아가야만 합니다.

It덕님의 댓글

작성자 It덕 (160.♡.37.33)
작성일 13:46
죽을때까지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힘을 냅시다! 우리 자손들은 지금보다 더 나은 나라에서 살 수 있을겁니다.

읍읍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읍읍 (172.♡.186.199)
작성일 13:50
이슬람 혁명 이후 계속해서 거꾸로 가고있는 이란, 이라크 같은 나라들도 있어서요.

concept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concept (1.♡.160.84)
작성일 14:00
모든 혁명은 완성되고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변화하는 과정 그 자체죠. 우리는 그 변화 한 가운데서 그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것이고요. 그러니 쉽게 만족하지도 말고 쉽게 지치지도 말아야하죠.

Kushhead님의 댓글

작성자 Kushhead (172.♡.71.42)
작성일 14:47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데굴대굴님의 댓글

작성자 데굴대굴 (121.♡.18.157)
작성일 15:05
한국인이라 그런지 8282의 피가 흐르는거 같습니다. 조금만 빠르게 진행되면 좀 안되겠습니까?

네이쳐그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네이쳐그린 (218.♡.158.154)
작성일 15:57
너무나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고맙습니다.

미스란디르님의 댓글

작성자 미스란디르 (210.♡.129.172)
작성일 16:02
그렇게 좌파가 성공한 프랑스도 지금 극우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지치지 않는 믿음과 연대만이 민주주의를 지켜낼수 있죠.

여담이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앞으로 남은 시간은 별로 없을것이고, 대립은 더욱 격화될겁니다. 다수가 살아남는 법은 언제나 협력뿐임을 잊어선 안됩니다.

YBman님의 댓글

작성자 YBman (59.♡.6.147)
작성일 16:13
너무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섬지기님의 댓글

작성자 섬지기 (218.♡.152.62)
작성일 16:25
공감합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3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의 반복이라 생각합니다.
결국은 다시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시기에 필요한 글이네요.

녹색등급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녹색등급 (221.♡.8.54)
작성일 16:30
좋은글귀감사합니다

군밤군님의 댓글

작성자 군밤군 (59.♡.52.96)
작성일 16:31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하지만 눈떠보니 선진국이던 시절이 눈에 선하니 너뮤 속상하네요. ㅠㅠ

Icyflame님의 댓글

작성자 Icyflame (211.♡.96.211)
작성일 17:06
좋은 내용입니다.
길게 봅시다. 건강들도 잘 챙기시고 오래 동안 지속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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