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

선거 막판 국짐의 읍소 작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Kafka 121.♡.159.85
작성일 2024.04.12 12:34
534 조회
3 추천
글쓰기

본문

 

선거 막바지에 범야권이 200석 이상 가져갈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것저것 방송에 나오는 말들을 보면 민주당 내부 조사에서도 민주당이 지역구에서만 170-180 정도 가져가는 것으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3월 중순 이후 민주당 지지세는 연일 고점을 갱신하면서 우상향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4월 초쯤에 사람들이 빨리 투표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 최고점이 아니며 시간이 지날수록 지지율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다면 막판에 왜 갑자기 급격하게 전세가 전환되었을까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선거 막판 국짐에서 200석만 막아서 개헌과 탄핵 저지선을 막아달라는 읍소 작전이 먹힌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국짐의 핵심 중진들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서 아주 비장한 표정으로 비슷한 취지의 기자 회견을 릴레이로 하고 이후 국짐 유세에서 핵심 의제로 200석을 삼음으로써 국민들의 불안감을 자극합니다. 이 불안감은 보수층뿐만 아니라 중도층에게도 작용합니다. 윤 정권이 싫은 것도 크지만 탄핵이라는 사태가 몰고 올 정치적 불안정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후에 보도되는 유세 사진을 비교해 보면 국짐 유세에서는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민주당 유세는 상당히 밝은 분위기가 조성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로 200석이 넘어서 탄핵이 되는 건가 생각하게 됩니다. 

진보 핵심 지지층은 탄핵 되면 더 좋은 거고 그게 바로 자신들이 원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엄청 많을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의 불안감을 자극하는 것이 국짐의 막판 전략이었고 이것이 제대로 작동했다고 생각됩니다. (일부 사람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유세 지원이 보수 결집을 이뤄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오비이락의 오류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퇴임한 전 대통령이 몇개 지역구에 가서 지원 좀 했다고 했을 때, 그건 그냥 선거 기간 중의 이벤트일 뿐이지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그리 큰 영향력을 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재명 대표도 국짐의 읍소 작전에 대해서 계속해서 강조하고 경계했지만 결국 그 작전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읍소에 속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언론과 여론 조사 결과가 200석을 가리키고 있는 상황에서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크게 울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대표 스스로도 실제로는 민주당 과반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강릉과 진주가 접전 중이라는 말을 함으로써 조금 모순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강릉과 진주가 접전이면 국짐은 궤멸 중이라는 것을 누구나 예상할 수 있으니까요.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대표의 모든 전략과 발언 중에서 유일하게 머리가 갸우뚱 해지는 지점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지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200석이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전략을 취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민생법안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어서 우리의 삶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막을 힘들 달라는 작전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캠페인을 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탄핵이 야기하는 불안감을 억누를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불과 얼마 전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엄청난 정치적 격변을 겪은 국민인데, 물론 그것에 대해 긍지를 느끼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것은 슬픈 역사이고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기도 했기에, 탄핵이라는 다가올 현실에 무의식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루 이틀 사이에 그 불안감을 떨치고 탄핵해도 되겠다는 마음을 갖기는 어려울 것인데, 그 전에 이미 선거일이 돼 버린 것이죠. 

이번 선거에서 국짐의 모든 선거 전략은 실패했지만 딱 하나 막판 읍소 작전은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의 선거 전략은 제가 보았을 때 더할 나위 없이 잘 되었지만 마지막 읍소 작전에 대한 대응 면에서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189석이라는 어찌 보면 애매하다고 볼 수 있는 숫자가 나온 것 같습니다. 

이러한 국짐의 읍소 작전은 pk 지역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이고 수도권 지역(특히 강남과 한강벨트, 분당 등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 반면 충청 지역에는 그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의 정치 신인이 출마한 지역구의 경우 더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인물에 대한 지지의 강도가 약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되는데, 예를 들어 모든 여론 조사에서 압도했던 안귀령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결과는 이렇게 설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추미애의 경우 보수세가 강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막판 변수를 이겨내고 아슬아슬했지만 결국 당선되었지요. 수도권에서 승리한 지역구도 막판 변수가 아니었으면 훨씬 큰 차이로 이겼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읍소 작전의 영향을 받아서 낙선한, 너무나 아까운 훌륭한 우리 후보들이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하의 이재성, 진해의 황기철, 동작의 류삼영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특히 이재성은 초반 30 프로의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까지 성공했지만 결국 15프로(?) 정도 차이로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이분의 선거 과정과 발언들을 주목해서 봤는데 전략도 훌륭하고 두뇌도 명석하고 언변도 좋고 철학도 훌륭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재명 대표에게 앞으로 큰 힘이 될 인재로 보였기에 꼭 이기기를 바랐고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나 아쉽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준비 잘 해서 다음 선거에서는 꼭 이기기를 바랍니다. 

물론 이번 선거의 최종적인 결과도 무척 훌륭하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만큼 현 정권의 실정이 심각하고 나라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장 정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목전에서 놓친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국짐은 이번 선거에서 모든 걸 망치고 마지막 읍소 작전만 겨우 성공해서 호흡기를 달게 되었습니다. 읍소 작전이 성공한 것도 치밀하게 준비해서 성공시켰다기보다는 평소에 워낙 잘 하던 분야라서 어쩌다 보니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현 국짐은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망가진 국짐에게 호흡기를 떼 버리고 새로운 건전한 보수 정당이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국짐의 선거 전략에 대한 대응 논리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 0
글쓰기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