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TANZANIA (106.♡.128.8)
2024년 12월 6일 AM 09:42 · 수정됨(10:39)
아무래도 x 된 것 같다
음주 사고 가해차량 동승기
아무래도 x 된 것 같다.
친한 친구들끼리 어울려 한 잔 마시고 친구놈 차를 얻어탄게 이렇게 될 줄이야..
평소에도 술을 좋아하는 친구였지만
그 날은 차를 가져왔다길래 술을 안마실 줄 알았다.
설마 한 잔도 안마시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까지 취했을 줄이야..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좀 불안했다.
이제 집까지 반이나 왔을까..
그 사이 사이 빨간불에도 지나가고 차선도
물고 가고 행인도 슬쩍 칠 뻔 했지만 그래도
집까지는 무사히 가겠지 싶었다.
하지만 이제 확실해졌다.
지금 국회 담벼락을 들이박고는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겠단 표정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내 친구놈은 만취한 상태다..
아무래도 x 된 게 확실하다.
다행히 사람은 안죽었지만
담벼락이 부서지는 요란한 소리에 국회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조금 있으면 신고를 받은 경찰도 도착하겠지..
그럼 정말 끝장이다.
사고 낸 친구놈이야 집도 잘 살고 처가도 잘 사니 무슨 걱정이 있겠나. 장모님이 대단한 수완가라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니 그 보다 애당초 오늘 술자리가 사고 치고 다니는 와이프 때문에 힘들단 이 친구놈을 위로해 준답시고 모인거니 이 사달의 원흉은 이 놈이다.
하지만 나는 너무 억울하다.
경찰이 도착해서 나를 음주 운전 방조자라고
같이 잡아가기라도 하면..
친구놈이 슬쩍 술을 좀 마신 것 같았지만 이 정도로 취했을 줄은 나는 정말 몰랐다.
당장 내일 회사에는 뭐라고 말을 해야하나..
형사처벌이라도 받아서 소문이 나면 직장에서 짤릴지도 모른다..
어떻하던지 이 것만은 막아야 한다.
운전자를 바꿔치기할까? 얼른 옆자리 다른 친구놈을 쳐다본다. 갑작스런 사고에 놀라 잠에서 깬 다른 친구놈과 눈이 마주친다. 설마 나랑 같은 생각 중인걸까? 친구야 미안하지만 나는 운전자인 척 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 너가 해주면 안될까?
그 때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 처럼 그냥 차를 빼서 그대로 집으로 향하면 어떨까? 그러면 내일 아침 일어나 밤에 이런 해프닝이 있었지 라면서 웃어넘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그런데 아직 운전대를 잡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채 멍한 표정인 친구놈을 보니 이건 불가능하겠단 생각이 든다.
그래..차라리 차 안에서 버티자..
경찰이 도착해도 차 문을 안열고 버티는 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구경거리에 모여들었던 사람들도 각자 자기 갈 길을 다시 갈 것이고
어쩌면 그 사이에 몸 속 알코올이 다 분해되어
음주측정기를 불어도 삐~하는 소리가 안날지도 모른다..그래 그냥 차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버티자..
이런 좋은 생각을 해내다니 나는 정말 대단하다..
위이이잉. 위이이잉.
어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냐..잠깐만
맞다! 술 취한 친구놈이 아직도 운전석에서 핸들을 잡고 있었지.
야 임마 정신차려 빨리 엑셀에서 발 떼!
당장 술 취한 친구놈한테서 핸들을 빼앗아야 했는데......후진을 한 친구놈이 그대로 모여든 사람들을 향해 급발진을 시작한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할 게 아니라 핸들부터 빼앗아야 했는데....나는 정말 x 됐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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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타도리
24.12.06 · 221.♡.171.117
? -
Hheltant79
24.12.06 · 61.♡.152.173
왠지 원문 쓴 사람 가발이 들썩거릴 거 같은 느낌입니다. -
LLaniakea
24.12.06 · 211.♡.99.54
적절하네요. 지금 상황을 잘 묘사한듯~얼른 운전대부터 뺏어야합니다. - 비
비온후의하늘
24.12.06 · 203.♡.212.32
술 취한 "친구"가 아니라 술 취한 "무서운 선배"가 아닐까요? -
RRanomA
24.12.06 · 14.♡.217.80
처음엔 '뭔 이런 지 잘못을 사람들에게 내보이는 글이 다 있나...' 했는데 국회 담벼락을 쳐박았다는 부분에서야 눈치챘습니다. 운전대 얼른 빼앗아야 하는 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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