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신속집행.세수부족에 정부, 외환기부금서 벌써 10조 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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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정부는 세수가 어려운 가운데 상반기 재정집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자 자금 집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정부는 예산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에서 10조원가량을 빼 쓴 것으로 전해진다.
재정증권 발행, 한국은행 차입금도 끌어 쓰는 동시에 국고채의 경우 모집발행을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자금 부족에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외평기금에서 약 9조~10조원 수준의 자금을 꺼내 예산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당초 올해 외평기금에서 20조원을 빼내 예산을 집행하려고 했다.
계획대로라면 매달 균등하게 인출해야 하지만 연초 자금 상황이 좋지 않자 규모를 2배 가까이 늘린 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경기 회복을 위해 상반기에만 역대 최고 수준의 집행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550조원 규모(일반회계+특별회계)의 예산 가운데 75%를 상반기에 배정할 계획이다.
세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외평기금에서 자금을 꺼내 쓴 배경으로 거론된다.
올해 1~2월 국세 수입은 58조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조8천억원 증가했다.
2월까지는 무난했지만 기업이 법인세를 납부하는 3월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월에 들어온 법인세 세수가 정부의 기대를 한참 밑돈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중간예납을 한 기업의 실적들이 개선되지 않아 예상보다 적게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세수 부족 + 상반기 역대 최고 집행'을 위해 외평기금만 아니라 여러 군데서 자금을 끌어오고 있다.
정부는 4월에만 재정증권을 8조원 발행해 기존에 발행한 6조원을 차환하고, 나머지는 재정집행에 활용할 예정이다.
정부는 한국은행 일시 차입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정부가 한은에서 117조6천억원을 차입하면서 '한은 일시 차입을 남용한다'는 비판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부는 일시 차입금 평잔이 재정증권 평잔을 상회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의결했다.
정부는 2~3월까지 재정증권을 15조5천억원 발행했는데, 한은 일시 차입 규모가 이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고채 모집발행도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2월 7천억원, 3월 8천억원 규모의 국고채를 정해진 금리로 발행하는 모집 방식으로 찍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모집발행을 늘린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의 자금 사정이 타이트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외평기금 상환에 대해 "정부는 267조원(2022년 결산 기준)에 달하는 외평기금의 부채 규모를 축소하고,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세수 부족 때문에 외평기금 자금이 공자기금으로 이동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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