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에 관련된 이런 저런 개인적 잡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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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에 직업군인이 둘 있어(하나는 아직 교육 중...) 모이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번 주말에 모이기로 했었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12월 3일 웬 돼지가 멱따는 소리를 내며 나라를 뒤집어놓았죠.
단시간 내에 큰 상황들은 일단 수습이 됐지만, 군인 중 한 명은 오기 너무 부담된다며 가족 모임에 불참하기로 했습니다.
(타지역에 있는데, 부서장에게 보고했더니 부서장(소령)이 어쩔줄을 몰라했다고...)
저도 직업군인 하다가 전역한 이후엔 민간인으로서 광화문도 가고 서초동도 갔는데, 또 자식이 군인이 되어 집에 오니 시위하러 가는 게 또 부담이 됩니다.
이 녀석도 오지 않았으면 여의도 가려고 했는데...
이 와중에 딸아이는 윤석열 퇴진 집회 가야 되어 가족 모임 못 온다는데, 자식을 그래도 잘못 키우진 않은 것 같습니다...
저랑 와잎좌 몫까지 활동해주기를 부탁하며 용돈이 날아갑니다...
모든 직업 군인은 임관할 때 선서를 합니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고 등등.
그리고 이 선서는 국방부장관이나 대통령한테 하는 게 아닙니다.
그 위에 계신 분, 대한민국 국민들께 하는 겁니다.
([긴급명령]의 명대사입니다. 고 제임스 얼 존스의 대사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국가와 국민을 지키고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대한민국 국민들께 선서를 해놓고는 국민 앞에 총구를 들이밀면 사형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위헌행위 쪽으로 들어간 뒤에 정신을 차리고 사과를 하건 목례를 하건 그건 정상참작이 될 수 있을 뿐 그 엄중한 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겁니다.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해놓고 "와 씨, 이게 헌법인지 몰랐네. 낄낄" 따위의 핑계로 벗어나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BLUEnLIVE님의 댓글의 댓글
가뜩이나 군대 끌려왔는데, 갑자기 장교 shake가 "너 오늘부터 반란군이야" 한 거잖아요.
그것도 국회의사당에 데려다놓고서요...
안녕스누피님의 댓글
본인들이 상대한 대상이 민간인이고 일반 국민인 것을 알았을 때
그 군인들이 받았을 충격도 어머어마 할 것 같습니다
아마 광주 때의 계엄군이 모습이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모든 사태가 끝 난 후 그 군인들의 PTSD를 치유하는 기회가 꼭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