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희망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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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유에요.
먹고 사느라 빠빠서 오늘도 일 했습니다. 마치니 2시가 좀 넘었습니다. 준비해서 차에 올라타고 내비를 켜니 여의도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나오더군요. 서둘러 출발했지만, 도착 시각이 점점 늦어집니다.
여의도에서 만나기로 한 고교 동창이 메세지를 보냅니다. 여의도로 버스 타고 가고 있었는데, 들어가지 못 하고 우회하고 있다고요. 일 하고 운전하느라 소식을 알 수 없는 제게 여의도 진입이 어려울거라고, 전철과 버스 모두 여의도를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고 알려주네요. 그래서 이럴 경우를 대비해 알아놓은 노량진의 한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노량진에 도착하니 4시였습니다. 서둘러 노량진역으로 갔습니다. 한 두 정거장이라도 가면 편할테니까요. 역에 들어서자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열차 내 및 여의도 혼잡으로 인해 무정차 통과를 한다고 말이죠. 그래도 플랫폼에 내려가봤습니다. 마침 전철이 들어오는데… 이런, 열차가 꽉 차있어서 도저히 탈 수가 없습니다.
얼른 노량진역에서 나와 근처의 공유 자전거를 찾아봤습니다. 그 흔하게 보이던 공유 자전거나 킥보드가 하나도 안 보입니다. 더 늦어질 수 없으니 일단 여의도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나서 보니 그 방향으로 가는 분들이 꽤 보입니다. 대방역을 지나 여의도로 진입하니 인파가 어마어마합니다.
고교 동창은 서강대교 남단 쪽에, 저는 대방역 쪽에 있어서 중간에서 겨우 만났습니다. 이 와중에 너무 많든 사람들이 몰려있다보니 전화 통화나 데이터 통신이 원할하지 않아서 어렵게 만났어요.
잠시 숨을 돌리고, 안부 나누고, 사람들 보며 놀라고, 어렵게 휴대폰으로 소식하며… 아시는 것처럼 허탈해 하고…. 입맛도 없는데 살기 위해 저녁을 같이 먹고, 차로 돌아와 친구네 집에 태워다주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허탈해요. 어떻게 허탈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 추운 날, 이 많은 사람들이, 먼 곳에서부터 모여 이렇게 한 목소리를 내는 광경을 보니 희망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젊은이들, 엄마 아빠 손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도 많이 보여서 더욱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고요. 사실, 저도 아내와 아이들 모두 데리고 나오려 했는데, 이미 있는 일정 등으로 인해 쉽지 않아서 우선 오늘은 저만 나오고, 중간중간 FaceTime 하며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습니다.
시작부터 쉬운 싸움은 아니지요.
정치를 잘 모르는 저이지만, 평시에 일국의 군대를 마치 사병처럼 부리고, 불법적, 초헌법적인 판단과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자는 진영과 관계없이 우리나라를 위해 꼭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당장의 큰 일을 해결해야죠. 미래의 문제는 또 미래에 해결해 나가고요.
자유게시판 첫 글인데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
박근혜 때 가두시위에 나가보고 이게 얼마만인지…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아직 이런게 필요하네요.
우리 아이들은 이런 일 없이도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라며 중언부언한 글을 마칩니다.
자유였습죵.
꾸벅~!
http://jayoo.org
자유쩜오알지님의 댓글의 댓글
힘들고 피곤했지만, 힘 내서 가봤어요.
ghostonline님의 댓글의 댓글
참여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자유쩜오알지님의 댓글의 댓글
죄송해하지 마셔요. :)
자유쩜오알지님의 댓글의 댓글
앞으로도 계속 같이 힘 내요!
자유쩜오알지님의 댓글의 댓글
물론 그 땐 집회를 여러날 하고, 탄핵 소추는 한 번에 통과되긴 했다는게 좀 다르지만, 긴 싸움이라는 면에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ghostonline님의 댓글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