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거주자로서 삼십 년만에 집회 참석해본 후기
페이지 정보
본문
갑작스런 개인 사정으로 급하게 귀국해서 비상계엄이라는 비현실적인 경험을 한국에서 하게된 재외국민입니다.
‘한국온 김에 집회 참석‘을 한 후기입니다.
같이 집회갈 사람이 없어 혼자였는데 ‘앙’ 깃발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잠깐 있다 오려고 아무 준비없이 갔었는데 주위에서 다들 너무 잘 도와주셨습니다.
쵸코파이, 와플, 사탕, 핫팩 할 것 없이 온갖 것들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집니다.
사람들이 밀집되어 아래 땅이 보이지 않는 순간에도 앞에 가는 분들이 ‘아래 턱있어요’, ’바닥 조심하세요’ 하면서 서로 배려하고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하더군요.
화장실 가는 길에 한 분이 공황장애 비슷한 증상으로 힘들어 하셨는데 다들 비좁게 서있는 순간에 갑자기 길이 생기면서 그 분 먼저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습니다.
생각보다 젊은 분들이 많았고 그 분들이 즐겁게 집회 참여하는 모습이 너무 신선했습니다.
덕분에 분노에 차있던 저는 오히려 위로 받은 것 같습니다.
촛불 대신 응원봉이라고 하는 걸 들고 있는 젊은 분들이 많았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그게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응원봉이라고 하더군요.
다른 약속이 있어서 끝까지 같이 하지는 못 했지만 전체적으로 삼십 년 전의 집회와는 너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 다닐 때도 절망적이고 분노가 가득 찼던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왔잖아요.
어차피 민주주의가 효율성이 있거나 가성비 좋은 시스템이 아닌 건 잘 알고 있으니 이렇게 계속 가봐야죠.
어제 여의도 집회에서 제가 본 우리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은 너무도 자랑스러웠습니다. 감동이었습니다.
곧 또 한국을 떠나 외국 살이하는 사람으로서 염치없지만 잘 좀 부탁드립니다.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할게요.
JessieChe님의 댓글
잘 들어 가시고 좋아진 한국에서 그 언젠가 또 뵙게요~`
yoogeonpa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