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희한한 경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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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다니면서도 만났던 여자가 있었는데, 그때는 그애 부모님이 절 보더니
"난 너같은 못난 거렁뱅이 XX가 내 딸 만나는 꼴 보고싶지 않았어!"
라고 들었던 것이 있어서 저에 대한 평가는 기본이 저런 거구나 했습니다.
뭐 제 욕심땜에 다닌 대학원 학비랑 집안 어려워서 돈버는 거랑 해서
월급 버는 족족 싹 다 나가는 생활이었으니 그때의 저는 거렁뱅이 맞습니다.
그런 거 신경 안쓰면서 만나준 그때의 여친이 신기했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저희 어머니가 그냥 울 아들 이래요 라는 소리만 듣고
이런 걸로도 만나고 싶어하는 분이 있었다?
분명 여자측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20대 후반에 아직 남자 잘 만나고 할 수 있는 여자분이
누가봐도 저런 소리 나올거라 추측되는
이미 완결된 집안 빚 청산이랑
부모님 사시는 아파트 비용이랑 생활비 좀 대드리는 거 외에는
그냥 집에서 플스 잡고 뒹굴거리는 30대 중반
골병든 외노자 아저씨를 왜 만나려 해요?
라는 의문이 엄청 있었는데..
뭐 역시, 만나고 싶어하던 건 그 여자분의 어머니 쪽이겠지 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정답이고요.
여자분은 처음 온 해외여행에 여러모로 들떠있더군요.
그래서 요즘 도쿄에 외국인들 관광객용으로 영어 메뉴 있는 가게중에
가격 다르게 받는 곳도 많으니 조심하라면서
그런 곳들 피해서 관광하기 좋은 곳들 좀 추천해드리고
주 목적인 어머니랑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들어서 이렇게 오신 건지가 솔직히 되게 궁금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여러모로 참견하기 좋아하시는 그런 분이었습니다.
원래는 연말에 딸이랑 어디 놀러가기 계획중에
결혼 안한 아들이 있는 자기 주변에 친구처럼 지내는 저희 어머니랑 이야기하다
아들이 무슨 일 하냐고 물어보니
회사 이름이 여기라더라 하면서 제가 전에 드린 명함 보시고는
몰라서 폰으로 찾아보니 좋은 곳 다니는데 결혼할 상대는 없대요?
라면서 이야기 하다가 궁금해서 놀러오는 거에 겸사겸사 오셨다는 데...
전 이 글 쓰는 지금도 이해가 안됩니다. 혹시 이해가 되시는 분 계십니까?
왜 아줌마들 중에서도 내가 아는 애가 결혼할 사람 찾는대 어쩌네 하면서
여기저기 찔러봐주고 그러는 분들...그런 것이 좀 있는 분인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전에 미국이랑 일본에서 이런 회사들 다니면서 일한 거나,
제 일본 생활 이야기나 그런 거 좀 해드리고,
저희 부모님 이야기 좀 듣고,
그러다가 따님하고 관광다니는 이야기 좀 드리고,
그러다가 따님 관광하고 싶어하시는 것 중에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 답해드리고,
그렇게 저녁먹고 이야기하면서 나와서 호텔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그래도 저녁은 덕분에 좋은 거 먹을 기회여서 제가 부담했습니다.
그리고 저희 어머니한테도 전화 드렸는데
널 만나고 싶어한다고 말 안하면 너 안만나려 했을 거 아니냐고 하시길래..
뭐 그랬을 거라고 했습니다.
집에 와서 잘 놀다 가시라고 연락도 드리긴 했고,
그리고 나서 밤새 해야 할 게임 좀 하다가 이제 출근합니다.
근데 살면서 참 희한한 일도 있었다 라고 생각하고 넘기려고 합니다.
글쓰는 실력이 형편 없어서 어제 일들이 정리가 잘 안되네요.
p.s. 저한테는 뭣도 없습니다.
공기밥추가님의 댓글
규링님의 댓글의 댓글
부서지는파도처럼님의 댓글
부모님 세대야 혼기 차면 누구든 결혼하고 힘들어도 참으며 아들딸 낳고 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모님을 보며 자라온 저는, 저렇게 살고 싶진 않다, 그 불행을 자녀에게까지 전달하고 싶진 않다, 생각했거든요.
암튼.. 누구나 때가 있고 짝이 있다는 생각이에요. 혼자 사나 같이 사나 모두 인생의 모습 아니겠어요?
누구든 마음 편하게 의지할 수 있는 '친구' 한 명은 곁에 둘 수 있길 바라요. ^^
팟타이님의 댓글
ㄷㄷㄷㄷ
필력이 엄청나십니다
다음..다음 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