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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5일 AM 12:59 · 수정됨(01:54)
[‘영부인(令夫人)’과 ‘여사(女士)’]
지난 대선에서 윤 아무개 씨는 자신이 집권하면 ‘영부인’제를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나는 당시 그 방송을 보고 그의 무지에 대해 그만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가 ‘영부인(令夫人)’을 행여 ‘영부인(領夫人)’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대통령의 부인을 영부인으로 불렀던 관례는 박정희 시절의 전유물이었던 것처럼 우리에게 매우 인상 깊게 남아 있다. 대통령에게 ‘각하’라는 별칭과 함께 자신의 일가족에게 온갖 존칭을 붙여 남발하였던 것은 언론의 아첨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실제 ‘영부인(令夫人)’이란 대통령의 부인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고 남의 부인의 높임말이다. ‘부인(夫人)’이라는 말 자체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이지만 신분이나 지체가 높은 상대에 대한 공경의 의미를 더하여 ‘영부인’이라 한 것이다. 아울러 ‘영존(令尊)’은 남의 아버지를 높여 부르는 말이고, ‘영당(令堂)’이나 ‘영자(令慈)’는 남의 어머니에 대한 높임말이다.
박정희 시대에 그의 딸과 아들을 ‘영애 근혜’양, ‘영식 지만’군 하는 식으로 언론에서 불렀다. 이때의 ‘영애(令愛)’는 남의 딸을 높여 부르는 말로서, ‘영원(令媛)’이라고도 한다. 또 ‘영식(令息)’은 남의 아들을 높여 부르는 말로서, ‘영랑(令郞)’이라고도 한다. 반드시 대통령의 자녀에게만 해당이 되는 존칭이 아니었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손편지인 간찰(簡札)을 보면 양반 사대부들이 쓰는 일상의 언어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자식을 겸양하여 낮춰 부르는 말로는 ‘돈아(豚兒)’ ‘미아(迷兒)’ ‘미돈(迷豚)’ 혹은 ‘가아(家兒)’라 하였다. 모두 ‘아직 어리석고 철이 없는 아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각하(閣下)’라는 존칭의 의미도 대통령에게 한정되어 쓰는 말이 아니라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 대한 일반적 경칭이다. 전통적으로 동양적 사고에 기인한 경칭은 상대를 높이기보다는 자신을 낮춰서 상대를 높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테면 황제를 '폐하(陛下)', 왕이나 제후국 군주를 '전하(殿下), 왕세자를 저하(邸下)', 정일품을 '합하(閤下)' 등으로 칭하였으며 신분이나 지체가 높은 사람을 통칭 '각하(閣下)'라 하였다.
나는 종종 친구의 아내를 자네 “어부인께서는 안녕하신가?”라고 인사할 때가 있다. ‘영부인’이 신분이 귀한 사람에 대한 존칭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라면 그보다 더욱 공경하여 높이는 별칭은 ‘어부인(御夫人)’이다. 어부인의 ‘어(御)’는 임금에게만 쓸 수 있는 최상의 극존칭이다. ‘어명(御命)’, ‘어가(御駕)’, ‘어필(御筆)’, ‘어용(御用)’에서 보듯 모두 임금이나 제후국의 군주에게만 쓸 수 있는 단어이다.
상대를 기분 좋게 하고자 예우하는 말인데 봉건제의 왕조시대도 아닌 마당에 사인끼리 호칭에 있어 ‘영부인’이면 어떻고 ‘어부인’이면 어떠한가? 민주 시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면 국민은 모두가 택한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영부인(領夫人)’이란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가? 결론적으로 그런 말은 사전에 없다. 굳이 문법적으로 해석하자면 ‘령(領)’자가 거느릴 ‘령’자이니, 부인을 거느리고 있다는 의미가 되고 만다. 만약 윤 아무개 씨가 ‘영부인(令夫人)’이라는 존칭 어법 제도 자체를 자신의 권한으로 없애겠다는 의도에서 한 말이라면 이는 매우 어이없고 황당한 발언이지만, ‘영부인(領夫人)’을 하지 않겠다. 즉 ‘부인을 거느리지 않겠다’라는 발상이라면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처의 도덕 수준이 그 정도 상황이라면 누군들 부인을 대동하고 싶겠는가?
한편 ‘여사(女士)’의 사전적 의미는 ‘학덕이 높고 인품이 어진 여자’를 높여 부르는 말이다. 나는 용산에 거처하는 윤 아무개 씨의 부인을 두고 ‘김 아무개 여사’라고 할 때마다 여사라는 존칭에 대한 모욕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그분이 ‘학덕이 높고 인품이 어진 여자’에 해당하는 사람일까? 여사의 자격에 해당하는 조건으로 생물학적 ‘여자’라는 것 말고 ‘학덕’과 ‘인품’에는 결코 동의하기가 어렵다.
그분의 학덕이야 이미 논문표절로 세상에 널리 알려진 바 대로다. 인품은 굳이 논하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업소 출신이라는 ‘전직(前職)’에 대한 의혹과 ‘다혼(多婚)’의 미스터리, ‘주술 신봉’, ‘안면 변장’, ‘주가 조작’, ‘뇌물 수수’, ‘양평 부지 도로변경’ 등에서 보이듯 선량한 마음과 인품이라고는 찾기가 어려운 인물이다. 생물학적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여사(女士)’라는 존칭을 써야 한다면,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남성을 ‘선사(善士)’나 ‘현사(賢士)’ 등으로 칭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참에 언론과 국민께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문법과 어법 그리고 양심에 역행하는 ‘여사’라는 호칭 대신 그의 학위에 걸맞은 호칭을 쓰는 것이 어떠한가 말이다. ‘김 아무개 여사님’보다 ‘김 아무개 박사님’이 한결 낮지 않은가? 아직 그의 학위는 법적으로 문제없이 취소되지 않았고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국격의 위상에도 걸맞지 않은가 말이다. 돋보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이름과 얼굴까지도 위변조한 사람이다. 그녀는 누구보다 권력의 본질을 잘 꿰고 있는 사람이다. 성질 더러운 검찰의 개를 순한 ‘푸들’로 사육할 줄 아는 진정한 동물애호가이기까지 하다.
이런 능력많은 여성에게 우린 왜 박사 대우를 해주려 하지 않았을까? 학위가 반납된 것도 아니요, 취소 처분을 받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제부터는 당당하게 ‘김 아무개 박사님’하고 호칭을 하자.
얼마나 근사한가?
‘여사’라는 호칭은 내 양심에 찔려서 함부로 칭할 수 없지만, ‘박사’라는 호칭은 상대의 양심에 찔릴 뿐이니 나로서는 매우 합당하고 순리적이지 않은가?
霞田 拜拜
落場 ;
‘김 아무개 박사님’ 만수무강하시고 국가를 위해 2세나 하나 생산하시지요~,
토리인지 도토리인지 하는 개를 키우는 것보다 훨씬 보람될 것인디 말여요~^^
ㅎㅎ~,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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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왕사슴™
24.04.15 · 250.♡.238.144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존존스노우
24.04.15 · 211.♡.205.209
글로 팬다는 게 이런거군요
잘 읽었습니다. -
짱짱구아빠
24.04.15 · 220.♡.40.100
와우... 후드려 패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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