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령 집회 후기
페이지 정보
본문
어제 아침에 일어나서 뉴스보고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왜 막지?라는 생각과 이게 밤새 대치해야 하는 일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잠시 하며 몇몇 글을 보니 어린애들이 이 추위에 밤을 새웠다는 이야기에 잠시 멍해 있다,
눈물이 나더군요. 무서웠다는 글이며, 춥다는 글이며, 그래서 이건 아니다 싶어서
부랴부랴 아침을 챙겨 먹고 지하철로 막 문을 연 다이소에서 핫팩을 몇 개 사서 남태령으로 이동했습니다.
다이소가 문 열기 전이라 생애처음 오픈런을 다이소에서 했습니다.
남태령에 도착했더니 지하철 역아래 쉬고 있는 애들이 군데군데 보였습니다.
24년을 수도권에 있었는데 남태령역은 생에 처음 내려본 지하철역이었습니다.
(이날 생애 처음이 두 번이나 있었군요.)
핫팩을 저 애들한테 주는 게 좋을까 하다 밖에도 사람이 있을 테니 그 사람들 주자고 생각하고 올라갔더니
물품나누어 주는 자원봉사팀이 있더군요.
들고 온 핫팩 나누어 주시라고 기증하고 대열 마지막에 한참을 서 있는데 어떤 여성분이 저를 톡톡 치시더니
가지 온 돗자리에 앉으라고 해주셔서 같이 앉아서 집회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앉아 있으니 김밥, 귤, 초코파이, 포도, 핫팩, 보조배터리, 돗자리, 엉덩이 핫팩?(이번에 처음 봐서 O.O 놀람)
등을 계속 나누어 주더군요. 대부분 여성분이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군데군데 저처럼 아저씨분들도 있더군요.
끝까지 함께하진 못하고 2시 넘어서 빠져나왔는데 역사에서 올라갈때랑 다르게 기증물품을 나누어주는
곳이 늘어났었고, 여성분들 화장실 중이 엄청 길더군요.
이번 추위에 느낀점은 발가락이랑 엉덩이 보호가 절실하다는 부분이었고
나도 깃대들고 있고 싶다는 생각을 한참을 하고 있었네요.
앙깃발에 부제같은것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했습니다.
이날은 "고양이 발바닥 연구회"가 눈에 계속 들어 왔습니다.
밤새 자리를 지켜주고 결국 경찰 차벽을 넘어서게 해줬던 모든 이들이게 감사하며 도파민 느껴지는 하루를
만들어준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TheS님의 댓글
그리고 깃발은....저처럼 허리가 약해서 좌식으로 앉아있기 힘든 사람들이 당당히 서있을 핑계가 되어 줍니다.
덕분에 집회 참석을 수월하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ㅎㅎㅎ
LuBu72님의 댓글
전 개성있게 "강아지 발바닥 냄새 연구회" 이렇게 만들어 볼까 싶네요..ㅎㅎ
통만두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