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페북...작년 결산이 발표 되었습니다.
피톤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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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5일 AM 06:17 · 수정됨(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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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결산이 발표되었다. 결산을 총선 이후로 미뤘다는 내 특종(?)은 KBS, MBC, SBS, JTBC를 비롯해 대부분 언론에 보도되었다. 한겨레 사설, 경향 사설 등 여러 사설에도 나왔다. 

 

재미 있는건 여러 기자분들에게 전화가 왔는데… 멘트를 하나 따려고 나한테 배경 설명을 하곤 한다. 

 

“결산 미뤘다는 뉴스 들었어요? 원래는 4월 첫 화요일 국무회의에서 하는 건데 총선 때문에 결산을 미룬 일이 있대요. 법적으로는 감사원에 4월 10일 제출해야 한다는데…”

 

“아, 그거 저에게 설명할 필요 없어요. 아주 잘 알고 있어요”

“그런가요? 그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내 페친이 아닌 기자는 결산 미룬 사건에 대해 내가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강 배경 설명을 하고 전문가 멘트 하나 따서 기사 형식을 완성하려고 전화한거다. 

 

받는 전화의 60% 내외는 기자 전화다. 난 기자 응대는 나름 사회 참여라고 생각해서 자세히 설명을 잘해주는 편이다.(최소한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근데 아마 기자분들 평가는 극단적일 꺼다. 자세한 설명을 잘해주는 좋은 취재원으로 평가하는 기자분도 있지만, 따고 싶은 멘트 협조를 안해주는 괴팍한 사람으로 여기는 분들도 있다.

 

난 기자분이 질문을 하면 이렇게 말할 때가 많다.

 

“설명이 필요하신가요? 멘트가 필요하신가요? 설명은 해드릴 수는 있지만 그런 방식의 멘트는 불가합니다”

 

“이건 이래서 잘못된 거 아닌가요? 그럼 잘못되었다는 멘트 하나 해주시면…”

 

“근데 그건 저래서 저런 측면도 있긴해요…”라고 설명하면 내 설명을 좋아하는 기자도 있고 싫어하는 기자도 있다. 

 

‘바쁜데… 적당히 야마에 맞는 멘트 하나 해주면 좋을 텐데’란 느낌이 수화기 너머에서 전해진다. 이미 구상해 놓은(써놓은) 기사를 이제와서 수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깐.

 

더우기 난 기자분들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딴 소리를 할 때가 많다. 

 

“이거는 이게 맞나요 저게 맞나요?”

 

“전 모르죠. 근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예요. 정말 중요한 건 저거에요”라는 식으로 소재를 돌린다. 예를 들어

 

“기재부는 공휴일 이라서 하루 미루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데 맞나요?”

 

“전 모르죠. 전 법전문가가 아니니깐” 하고 딴소리를 한다.

 

"결산안은 국가재정법 상 감사원 제출 마감일(4/10)과 상관없이 항상 관행적으로 4월 첫 국무회의(첫 화요일)에서 다뤄지고 공개해 왔어요"  

 

“예산안도 마찬가지예요. 국회법에 따른 제출 마감일은 9월4일이에요. 근데 단 한 번도 9월 4일 공개한 적 없어요. 항상 8월 마지막 국무회의(마지막 화요일) 통과직후 공개하죠. 9월 4일이 공휴일인지 여부를 고려한 적은 없어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 따라 공휴일에 미루는 것이 맞는지 안 맞는지 논쟁할 필요 없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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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턴 예산, 결산 관심 있는 선수만...

 

암튼, 오늘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렇다고 결산안이 4월 11일 공개된 것도 아니다. 감사원 검사를 거치고 5월 말 국회에 제출할 때 비로소 각 단위사업별 결산 내역이 공개된다. 4월 11일 공개된 결산은 그냥 총액만 나와 있는 보도자료일뿐이다. 그래서 요즘 나를 포함한 모든 기자와 전문가는 사업별 결산내역도 모르고 총액 보도자료만 보고 썰을 풀 수밖에 없다.

 

그럼, 감사원 검사를 끝내고 국회에 5월말 결산안이 제출 될때 각 사업별 결산 내역을 알 수 있을까?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아직 세부사업별 결산내역을 총지출 기준으로 공개하지 않는다. 

 

물론 예산은 각 세부사업별로 잘 공개되고 있다. 이것도 문재인 정부 때부터다. 정말 놀랍게도 문재인정부 이전에는 세부사업별 예산내역을 분석가능한 엑셀 형태로 총지출 기준으로 공개한적이 없다.(단위사업으로만 공개) 

 

정말 정말 놀랍게도 21세기 대한민국은 아직까지도 각 세부사업별 결산내역을 국회에도 공개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말 정말 정말 놀랍게도 국회는 자신이 세부사업별 총지출 기준 결산내역을 받아보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다. 국회는 달라고 요구도 안하고 기재부는 국회에 주지도 않고 있다. 

 

나는 성격상 소리를 지르면서 화를 내는 일은 몇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다. 근데 그 몇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은 거의 대부분 기재부 관료랑 자료 때문에 싸울때뿐이다. ㅠㅠ

 

작년에도 세부사업별 총지출 기준 결산 자료는 만들지 않는다고 우기더라(그 과정에서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면서 화냈다 ㅠㅠ). 법적으로도 만들필요도 없고, 기술적으로도 만들수도 없다고 한다고 우기더라. 

 

“기재부는 A자료 공개하고 있죠?” 예,

 “그리고 C 자료도 작성하고 공개하죠?” 예, 

“그럼 B자료(세부사업별 결산내역)” 없이 C자료를 만들 수 있나요?” “….”

 

정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아직 세부사업별 결산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놀라운 일이고 세부사업별 결산내역을 안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계속 넘어가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암튼 나는 우여곡절 끝에 각 연도별 세부사업별 결산 내역은 다 있기는 하다. 이제 또 23년 세부사업별 결산내역을 받아낼 생각을 하니까 벌써 머리가 지끈 거린다. ㅠㅠ

 

요즘 몇주간 모 기초지자체 출근하고 있다. 형식은 결산검사위원자격으로 출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자체 ‘e호조’ 결산자료를 받고 싶어서 결산검사위원을 수락했다. 지방 9급 공무원이랑 같이 일하면 정말 재정 현실을 잘 알게 되어서 좋다. 

 

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까 하는 곳에는 정말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 한 둘은 있기 마련이다. 이런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은 실무자와 같이 일할 때 잘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가공되지 않고 분석되지 않은 예산서, 결산서를 e호조 를 통해서 직접 볼 때만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다.

 

암튼 6월에 세부사업별 결산 자료를 구해서 탈탈 털 생각을 하니 벌써 아드레날린이...ㅋㅋ

 

 

 

<기재부에 대한 개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댓글 (4)

  • 빅버그

    빅버그 Lv.1

    24.04.15 · 1.♡.14.21

    검찰과 쌍벽을 이루는 개혁 대상 이죠
  • 샤프슈터

    샤프슈터 Lv.1

    24.04.15 · 106.♡.0.74

    기재부…도 엄청난 카르텔이 있다고 보고있죠.. 후..
  • 햇감자 Lv.1

    24.04.15 · 255.♡.64.161

    피톤치드님 페북에서 양질의 글 여기에 늘상 날라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페북이랑 덜 친한 저는 덕분에 많이 배우고 유익하네요.
  • 햇감자 Lv.1

    24.04.15 · 255.♡.64.161

    그나저나 기사 야마에 맞는 멘트 따려고 몰아가는 거, 기자 특징... 기사가 나오는 과정을 알면 기사 신뢰도 확 낮아지죠... 꼼꼼하게 보면 이상한 것도 많고, 거짓 문장도 있고... 이상민, 이렇게 실력자를 알게 되네요.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미디어오늘에 꾸준히 시리즈 기고도 하시고~ 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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