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의 육사가 커서 2024년 내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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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diynbetterlife 118.♡.2.245
작성일 2025.0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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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시민언론민들레 | 김종대

30년 넘게 한국의 군사 문제를 관찰해 온 필자이지만 12·3 내란 사태를 보면서 큰 의문이 하나 생겼다. 왜 육사 47~50기 출신들이 이번 내란의 주축인가, 라는 의문이다. 단순히 그 기수들이 군의 고위 장성이어서 내란의 주축이 되었다는 설명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한국 사회의 민주화 절정기였던 1987년 육사에 입교한 47기로부터 그 이후 3개 기수는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감수성이 남달라야 한다. 이번 내란 사태에서 48기들은 단연 눈에 띄는 존재다. 이 기수에는 이미 내란 중요 행위 가담자로 지목되어 구속된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방사령관뿐만 아니라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김용대 드론사령관도 포함되어 있다.


육사, 비상계엄 지지 선언까지 검토했다

필자가 취재한 바로는 계엄이 선포되던 날 육사에서는 누군가의 지시로 생도들의 계엄 선포 지지 퍼레이드를 조직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5·16 직후 박정희 쿠테타를 육사 생도들이 지지하는 시가 행진처럼 말이다. 이 외 다수의 단순 가담자를 포괄하는 이 기수는 사실상 냉전 시대의 군정으로 복귀하겠다는 위헌·위법한 계엄 사태에 체질적으로 반감을 갖고 있어야 정상이다. 이런 상식과는 달리 이 기수들이 이번 사태에서 보여준 행태는 권력에 무비판적인 추종과 출세주의,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이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의 민병돈(육사 15기) 특수전사령관은 당시 궁지에 몰린 전두환 대통령의 병력 출동 준비 명령을 거부했다. 최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계엄을 가정한 육군본부의 작전명령에 대해 “위법한 명령을 취소해 달라”고 요청하며 버티는 바람에 계엄에 난관이 조성되었다고 밝혔다. 민 사령관은 만일 전두환이 계엄 선포를 강행하면 자신 휘하의 707대대를 청와대에 보내 전두환을 생포하고 과도정부를 선포하여 평화적으로 사태를 마무리한 후 민간에 정부를 이양할 계획까지 짰다고 했다. 이런 노력 덕분이었는지 여부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1987년에 한국은 명예로운 민주혁명을 이루어냈다. 지금의 육사 48기가 하지 않은 일이다.


맹목적 안보와 출세주의로 괴물이 된 육사의 1년생 48기

민 사령관은 1988년에 육사 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막상 교장으로 부임한 민 장군은 괴물이 된 육사의 현실에 경악했다. 사건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에 생도 한 명이 도심의 시위대에 합류한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이 생도는 정복 차림으로 최루탄 속에서 시위대와 합류하여 “호헌철폐 독재타도” 구호까지 외쳤다. 그 충격으로 육사의 장준익(육사 14기) 교장은 생도들에게 다른 군사 교육을 취소하고 하루에 6시간씩 이념교육을 시켰다. 시위에 합류했던 생도는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어 퇴교시켰다. 육사는 생도들이 오로지 안보와 애국 의식에 종교적 수준으로 집착케 하여 시민의 일반적 의식과 괴리시키면서, 다른 한편으로 군에서의 출세와 진급이라는 유혹으로 자극했다. 그 이듬해 부임한 민 교장이 보기에 이제 육사는 괴물이 된 거다.


민 교장이 전 생도를 강당에 집합시켰다. 여기서 그는 한 시간 동안 “진급과 출세가 육사가 가야할 길이 아니다”라며 “출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라며 설득을 했다. 그러나 한 번 물욕에 집착하며 괴물이 된 육사는 쉽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때 강당에서 민 교장의 훈시를 들은 1학년 생도들이 바로 이번 12·3 내란 사태의 육사 48기다.


생략


민주공화정은 군에 대한 시민적 통제(civil control)를 핵심 규범으로 준수함을 원칙으로 한다.

2024년 3월 삼청동 안가에서 윤석열이 김용현, 신원식, 여인형과 만난 자리에서 ‘비상 대권’을 최초 언급한 이래 윤석열의 영구집권을 위한 모의가 최소한 7차례 있었다.


비상대권이란 윤석열이 국회를 무력화한 이후 별도 입법기구를 통한 과도적 통치체제를 갖춘다는 의미다.


이번 내란의 진정한 목적은 민주공화정의 문민통제를 전복하는 사실상의 총통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육사 생도 시절부터 지녀온 사상과 이념의 최후적 모습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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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1 페이지

라이투미님의 댓글

작성자 라이투미 (122.♡.208.242)
작성일 01.04 10:40
이번에 저 장성들 사형 안되면, 수십년뒤에 선배 사령관님 어쩌고 저쩌고 하는 육사넘들 또 나옵니다.

사자바람연꽃님의 댓글

작성자 사자바람연꽃 (221.♡.34.113)
작성일 01.04 10:47

이미지님의 댓글

작성자 이미지 (182.♡.204.66)
작성일 01.04 10:54
1987을 영화로만 봐도 눈물이 나는데 직접 겪은 xx들이 육사로 가서
내란의 주동자가 된 모습을 보면서 대한 독립군을 때려잡아 출세를 하겠다고
만주 일본육사로 향하던 박정희가 생각 납니다..

kissing님의 댓글

작성자 kissing (59.♡.207.94)
작성일 01.04 10:56
1988년이였으면 계엄꿈나무들이었겠군요.

사막여우님의 댓글

작성자 사막여우 (223.♡.205.109)
작성일 01.04 11:16
시대에 맞지않는 사고는 이유가 있죠.

'가족관계'에 답이 있지않을까 싶네요.
친가 외가 처가의 조부모,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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