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토요일밤 집회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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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몸이 예전같지 않아서 여의도 집회 2번 밖에 참석을 못하고, 부채의식을 안고 살고 있었습니다.
남태령때도 마음은 같이하고 싶었지만, 참여하지 못해서 미안했죠.
그래서 1.4(토) 저녁에 한남동으로 향했습니다.
한강진역에서 내리니 이미 사람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곳곳에 깃발들이 보며
뜨거운 연대의식과 기분좋은 긴장감을 품고 계단을 향했습니다.
올라가는 계단의 4/5는 모두 저와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데
1/5가량의 내려오는 사람들은 썬글라스에 붉은 두건, 구겨진 태극기를 단 그들이더군요.
(보아하니 7시 퇴근시간되서 집에가는 태극기부대 잔당인듯 하였습니다)
우리를 보자마자 "이재명을" "구속하라!!"라고 발악을 하면서 구호를 외치는데, 정말 보기 싫었습니다.
그때 문득 우리중 누군가 큰 목소리로 (윤석열을)을 외쳤고, 이윽고 모두가 (윤석열을!!) (구속하라!!!)로
그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1/5가량의 그들은 기세에 눌려 조용히 내려가더군요.
개중에 어떤 아주머니 하나는 지나가는 사람 중
어려 보이는 여자들만 붙잡고서
(아저씨인 저는 가까이가도 그냥 패스)
"고향이 어디예요?? 어디서 온거예요??"
이런 짓거리를 하고 있더군요.
가는길에 경찰들이 많았는데
대다수의 경찰들은 친절했지만,
개중에 한명은 신경질적인 반응으로
자기뒤로 돌아가라고 소리치기도 하네요.
긴긴 길을 돌아 한남대로로 다다르자
어마어마한 인파에 입이 벌어지더 군요..
뉴스나 언론에 보도된 것 보다 훨씬 더 압도적입니다.
차가운 바닥에 앉으려고 자리를 찾는데
민주노총에서 미리 깔아주신 스폰지 돗자리를 찾았습니다.
거리 앉으니, 폭신하고 차갑지도 않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평소 민주노총에 내왔던 조합비가 너무 자랑스러웠네요.
옆자리에 젊은 여성분둘이 계셨는데
아령처럼 생긴 응원봉을 연신 흔들고 계셨습니다.
저도 유애나 응원봉을 꺼내어 열심히 흔들어대고 있는데
옆에서 슬며시 사탕봉지를 건네줍니다.
봉지는 개별포장한 박하사탕에 손편지까지 들어있었습니다.
"건강 잘챙기시고, 우리함께 힘냅시다!"
뭐라도 챙겨올걸 하고 후회하던 중
같이 온 와이프가 아이디어를 내서
커피 기프티콘을 구매 후 그분들께 사진을 찍도록 했습니다. ㅎㅎ
처음엔 사양하더니, 계속 권하니 마지못해 찍어가면서
고맙다고 하시더군요.
(받아줘서 고마워요!)
날은 추웠지만, 옆에 있는 동료(?)들과 연대하며
같이 노래하고 체조하고 구호하고 외치며 뜨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고 보니 별로 추웠던 기억은 없네요)
차 끊기기 전에 돌아가려고 걸어가는 길에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탄핵 반대 태극기 부대 집회 인근을 지나오는데
저희를 향해 발악하며 비명지르던 20대 정도 남자가 있었습니다.
한밤중에 썬그라스를 끼고 지나가는 사람들 면전에다가
바퀴벌레들!! 이라며 소리치더군요.
상당히 기분이 나빠서
이 새끼 모욕죄로 고소해서 벌금이라도 먹여버릴까 싶었는데
더러운 똥은 그냥 피하기로 했습니다.
길지않은 5~6시간의 참여밖에 못하여
거기서 밤을 지새운 키세스단에게는 미안한 마음 입니다.
부디 우리 스트레스 받는 시국이지만,
건강 잘챙기고, 힘냅시다!
랑랑마누하님의 댓글
민주노총 분이 쫓아가니 찌질하게 도망가더라구요.
조만간 짤이 나돌 것 같습니다.
진님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