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신의 한수, 이창호의 재발견, 바둑 패러다임의 혁명, 특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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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lache 218.♡.103.95
작성일 2025.01.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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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알파고와 이세돌간에 5번기에서 알파고가 4:1로 승리합니다.


이세돌이 4국에서 76번째의 기상천외의 '신의 한수'를 두면서 바둑을 극적으로 역전했지만, 실제로 전문기사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세돌이 가장 잘 둔 대국은 2국이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알파고 개발사인 '딥마인드' 내부적으로도 2국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죠.


동영상은 대국이 이루어진 지 3년 후 프로바둑기사가 알파고와 이세돌간의 2국을 해설하는 영상입니다.

좀 길지만 바둑 좀 알고 관심있으신 분들은 재밋을겁니다.


지금 현재는 이 당시의 알파고의 3번째 버젼인 알파고Zero(알파고Zero는 인터넷으로 몇차레 프로기사들과 공개대국을 둔 이후에 비공개함, 요즘 세계 최고의 바둑 Ai는 알파고와 동일한 머신러닝기법을 체택한 중국산 릴라Zero라고 합니다)가 최후의 버젼이고 이후 딥마인드는 더 이상 바둑 AI의 개발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영상에서 김성룡 기사가 얘기하지만 AI가 나오기도 한참전인 1990년대의 이창호 9단이 최신 인공지능 릴라Zero가 두는 수를 이미 두고 있었다고 하면서 놀라워합니다. 이창호 9단 최전성기엔 한중일 최고의 바둑기사들간에 대국을 하면서 41연승이라는 말도 안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하죠.


 알파고 이후 인간 초고수들도 이제 AI를 바둑 스승으로 모시고 바둑을 연마하고 있고, 인간은 점점 더 AI와 가까운 수를 두고 있습니다(신진서의 경우는 별명이 신공지능이죠).


서봉수 국수의 경우 전성기에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신과 바둑을 둔다면 넉점 정도 접으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신도 똑같이 목숨을 걸고 둔다면 석점 정도가 적절한 핸디캡일 것이다. 이미 바둑의 귀와 변의 변화는 대부분이 규명되어 있고, 중앙 정도가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을 뿐이다.'


이미 세계 최고의 바둑 최고수들이 인공지능에게 2점을 접어야 게임이 됩니다. 현재 인공지능이 신에게 1점 정도로 접근했다는 얘기죠.  


인공지능이 신에게 범접하는 능력을 확보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 순간이 바로 특이점이 될 겁니다.


알파고의 개발사인 '딥마인드'의 공동창업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이때 알파고에게 받은 충격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AI의 발전 그리고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이라 공유합니다. 출처는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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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알파고가 한국의 바둑 챔피언 이세돌을 꺽었을 때 바둑 전문가들과 컴퓨터 전문가들 모두가 경악했다.

- 3:0으로 알파고가 이기면서 4:0 완패가 예상되었을 때, 4국에서 기적적으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당시 이세돌이 둔 78번째 수가 '신의 한수'라며 화제가 되었다. 결국 5국에서 알파고가 승리하여 AI가 당시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을 꺽는다. 여담으로 당시 78번째 수에 대해 당시 세계 최정급의 기사들이 연구를 거듭해서 타계의 수단이 있었음을 밝혔다. 물론 세계 최정상급 기사들이 수일의 걸친 연구끝에 타계책을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당시의 알파고로서도 타계의 수단을 못찾았을 것이다. - 


 딥마인드의 공동 창립자였던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당시 대국에서 진짜 '신의 한수'는 알파고가 2국에서 이미 보여줬다고 후일 이야기했다.


그 일은 2016년 3월 10일 두 번째 대국에서 일어났다.


"그때 (...) 37번째 수가 나왔다." 술레이만은 이렇게 쓴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알파고가 곤란을 자초한 것처럼 보였다. 어떤 바둑 기사도 선택하지 않을 패배가 분명한 전략을 무작정 따르고 있었다. 둘 다 프로 바둑 기사인 생중계 해설자들은 '매우 이상한 수'라고 말했고 '실수'라고 생각했다. 너무 이례적인 수라서 이세돌은 응수하기까지 15분이나 걸렸고 심지어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에서 걷기까지 했다. 통제실에서 지켜보던 우리는 그 긴장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실수'처럼 보였던 수가 결정적인 수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알파고가 다시 승리했다. 바둑 전략이 우리 눈앞에서 다시 쓰이고 있었다. AI는 수천 년 바둑 역사상 가장 뛰어난 기사들에게 한 번도 떠오르지 않은 아이디어를 발견한 것이다.


37번째 수가 AI 혁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그것은 AI의 이질적인 성격을 보여주었다. 동아시아에서 바둑은 게임 이상의 의미를 갖는 귀중한 문화적 전통이다. 서예, 그림, 음악과 함께 바둑은 교양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네 가지 기예 중 하나였다. 2,500여 년 동안 수천만 명이 바둑을 두었으며, 이 게임을 둘러싸고 온갖 학파가 생겨나 각기 다른 전략과 철학을 내세웠다. 하지만 그 수천 년 동안 인간의 정신은 바둑의 지형에서 특정 영역만을 탐색했던 것이다. 다른 영영은 미지의 장소로 남았는데, 인간의 정신이 그곳을 개척할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 정신의 한계로부터 자유로운 Ai는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영역들을 발견하고 탐험했다.


둘째, 37번째 수는 AI의 불가해성을 보여주었다. 알파고가 이 수를 두어 승리를 거두었는데도 술레이만과 그의 팀은 어떻게 알파고가 그런 결정을 했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법원이 딥마인드사에 이세돌에게 설명을 제공하라고 명령했더라도 아무도 그 명령을 이행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술레이만은 이렇게 썼다. "인간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발명품들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것인가? 이전의 발명가들은 자신의 발명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비록 많은 세부 내용이 필요하더라도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런데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많은 기술과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지고 있어서 어느 누구도 진정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 특히 AI 분야에서 점점 자율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신경망은 현재로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한 알고리즘이 왜 특정한 예측을 했는지 그 의사 결정 과정을 누군가에게 단계별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발자들은 시스템 내부를 들여다보며 무엇이 어떤 행동을 일으켰는지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 GPT-4, 알파고 등은 모두 블랙박스이며, 그들의 출력과 결정은 불투명하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미세 신호들의 연쇄에 기반한다.


불가해하고 이질적인 지능의 등장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흔든다. 만일 인간의 삶에 대한 더 많은 결정이 블랙박스 안에서 이루어져 유권자들은 그 결정을 이해할 수도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다면 민주주의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댓글 9 / 1 페이지

디오96님의 댓글

작성자 디오96 (223.♡.95.61)
작성일 어제 12:57
이창호 별명이 신산이었으니 ai처럼 뒀을수 있었겠죠

달짝지근님의 댓글

작성자 달짝지근 (125.♡.218.23)
작성일 어제 12:57
전성기 이창호라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뿌앵님의 댓글

작성자 뿌앵 (118.♡.12.224)
작성일 어제 12:59
릴라제로는 은퇴했고 중국의 절예가 현재 세계 최강입니다. 오픈소스로 공개된 인공지능중에선 katago가 제일 많이 쓰이고 유튜버나 온라인 바둑 사이트에서 많이 쓰이고 있지여.

lach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ache (218.♡.103.95)
작성일 어제 13:16
@뿌앵님에게 답글 저 영상이 2019년 영상이니 이미 5년 전이네요.  댓글이 달려서 그런지 본문 수정은 안되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SpaceMath님의 댓글

작성자 SpaceMath (59.♡.157.187)
작성일 어제 13:02
역으로 생각하면 ai가 이전 인간이 둔수로 공부를 했다면
ai가 인간의 수를 공부할때 가장 많이 참고한 기사가 이창호 였을수 있을거 같습니다.
그 이창호의 수를 ai가 배워서 썼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만큼 이창호가 대단한 기사였다고 생각이 되네요.

행시주육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행시주육 (121.♡.238.193)
작성일 어제 13:04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인간이죠. 늘 그렇듯이, 또 희망이 있을 겁니다.

종이학님의 댓글

작성자 종이학 (117.♡.17.163)
작성일 어제 13:09
바둑은 잘 모르지만 그때는 생생하게 기억하죠....^^

aicasse님의 댓글

작성자 aicasse (203.♡.190.49)
작성일 어제 13:37
인용하신 글에서는 2국의 37수가 알파고의 묘수라고 하고 있는데,
쓰신 글에서는 '이세돌이 가장 잘 둔 대국은 2국이었다는 평가가 있다'고 하셨네요.

lach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ache (218.♡.103.95)
작성일 어제 13:49
@aicasse님에게 답글 동영상의 내용을 보면 나중에 최신 바둑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결과 2국에서 이세돌이 40수 정도까지 인공지능과 막상막하의 최선의 수를 뒀다고 합니다. 5국을 통틀어서 2국이 가장 잘뒀다고 평가하시더군요.

그리고 동영상에서도 37번째 수는 당시 인간 기사의 감각으로는 도저히 생각도 나지 않는 수라는 프로기사분의 언급이 있었구요.

개인적으론 아마추어에게는 37번째 수는 90년대 '우주류'라는 기풍으로 인기가 많았던 일본 기사 다케미야 마사키같은 좀 허벅한 감각으로 느껴집니다만 프로들이 보기엔 거기에 수가 놓이니까... 와!! 이런 수가 있다고! 하는 느낌이었나봐요.

그리고 딥마인드 개발자 입장에서도 프로기사들도 예상못하는 그런 좋은 수를 알파고는 어떻게 안거지? 이거 무서운데 이런 느낌이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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