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테리언 (162.♡.90.43)
2024년 3월 30일 PM 03:59 · 수정됨(03. 31. 08:57)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렛셀은 미국 월간지 The Atlantic의 1951년 3월호에 "인류의 내일"이란 글을 기고했습니다.
럿셀은 이 글의 기본 요지를 확장하여 1961년에 "인류에게 내일은 있는가(Has Man a Future)"라는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핵참화의 공포를 상술하면서, 핵전쟁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는 내용입니다.
유명한 말이, 인류의 종말보다는 소련 정부에 복종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마찬가지로 러시아에도 서구 자본주의에 복종하는 것에 대해 동일한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책이 되어 나온 10년 후의 서반구 상황은 나중에 상술하도록 하겠습니다.
1951년 3월에 쓴 럿셀의 이 글은 한반도에서 벌어진 전쟁과 특정 상황이 발단이 됐습니다.
마치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것을 멀리 동아시아에서 바라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두 전쟁은 그 동기에서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럿셀은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지 알고 있었기에, 지식인으로서 이런 경고의 글을 지식인들을 위한 미국 잡지에 기고할 수 있었던 것이죠.
럿셀이 언급한 사건은 장진호 전투였습니다.
1950년 12월 초 미해병 1사단 병력이 장진호 협곡에 우연찮게 포위되면서, 트루먼 미대통령은 상황 악화를 예고하며 원자탄 사용 가능성을 공개 천명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수상이 12월 5일 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 캐나다 수상도 함께 한 자리에서 미국 정부 지도부와 사이에 중대한 회담이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회담 관련 대화록은 백악관 홈페이지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동시에, 영국 측도 회담 후 수상의 보고를 들은 기록이 영국 의회 홈페이지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영국은 러시아인들이 경험을 통해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장단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면서 '냉전'을 통한 경쟁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냉전의 원래 의미가 지난 70여년 동안 사용된 의미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영국 노동당 정부의 애틀리 수상은 원자탄과 관련, 2차 대전 중 캐나다를 포함한 3자가 맺은 협정을 미국 측에 상기시키면서, 그것이 원자탄의 사용까지 커버하는 포괄적인 것이었음을 말합니다.
후에, 귀국하여 의회 보고 자리에서, 애틀리 수상이 이 부분을 다시 언급하자, 옆에 있던 전임 수상 처칠이, "그것에는 아무런 제한도 없었다"고 확인합니다.
영국의 반대로 핵공격은 저지되었고 한국전쟁은 휴전을 향한 지리한 협상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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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믹샌즈
24.03.30 · 172.♡.63.63
영국에게 고마운 걸까요...? 고마운 거겠죠? 영국이라니까 좀... - 볼
볼테리언
→ 코믹샌즈 작성자
24.03.30 · 172.♡.207.161
과학과 국제 평화의 차원에서 볼 때 영국의 당시 스탠스의 가치를 우리가 음미할 수 있을 듯합니다. 참고로,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을 이끌고 한국 분단 상황을 다룬 인도 지식인 외교관 메논 (K. P. S. Menon)은 자신의 저술에서, 미국이 유일한 핵보유국이 되는 세계에 대해 크게 우려하였습니다. -
달달짝지근
24.03.30 · 172.♡.222.216
처음이 어렵지 한 번 핵무기를 사용하고 나면 너도 나도 격전지에서 핵무기를 쓰게 되었을테죠
그리고 생각보다 방사능 오염은 없네? 라고 또 적극 사용을 납득하였을 겁니다
사실 핵무기로 상호 파괴가 확실시 되니 강대국들 끼리의 사소한 분쟁도 없어지는데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번 러우전쟁 같은 분쟁은 애초에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푸시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네요 - 볼
볼테리언
→ 달짝지근 작성자
24.03.30 · 172.♡.33.143
네, 당시 방사능과 낙진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부족했던 것이 군부의 공격적인 태도를 부추긴 요인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50년 대 내내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는 노천 핵실험이 이어졌고, 라스베이거스 시가지에서 촬영한 비디오를 보면, 뒤쪽에서 섬광이 번쩍이고 거대 폭발음이 도시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핵실험 참관이 관광상품이었습니다. -
에에크리방
24.03.31 · 172.♡.34.29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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