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8.♡.249.100)
2025년 1월 31일 PM 01:44 · 수정됨(14:27)
{video: https://www.youtube.com/watch?v=VHBNR_69hnY }
우선 방송은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의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 첫번째 에피소드입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는 일본의 어떤 젊은 니트족의 글 "나는 마루야마 마사오를 후려치고 싶다'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글을 쓴 아카기 토모히로는 이 글로 단숨에 유명인사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전문 기고가로 잠깐 활동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건 정확하진 않네요. 아무튼 해당 글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나 유명했고, 국내 언론에도 소개되던 글입니다. '희망을 잃어버린 세대'가 기성세대에게 토로하는 글과 같은 식으로 말이죠.
해당 글은 아래 블로그에 전문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이 꽤나 길기에(기억에 의존해서) 간단하게 요약하면 일본의 전후세대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경제에 힘입어 기득권이 되었지만, 포스트버블세대는 경제침체를 안고 살아야 했기에 기성세대만큼 자산을 가지지도 못했고 희망도 없다는 글입니다. 그래서 이 불균형을 깨기 위해서 모두에게 '평등한 불행'이 필요하고 그것이 전쟁이라고 하더라도 필자는 선택하겠다는 내용입니다. (틀렸다면 댓글로 지적 좀 부탁드립니다)
https://m.blog.naver.com/vadomori12/222670178649
언뜻 논리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만 사실 이 글은 오류투성이이고, 그 추론과정은 건너뛰기를 반복하고, 그 근거는 빈약합니다. 모두에게 평등한 불행--전쟁이나 국가적 재난같은 것--이 닥친다면 사회는 다시 유동성이 생기고 하위계층이 상위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가 생길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있습니다. 실제로 방송에서 지적하다시피 모두에게 '평등한 불행'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삶이 파괴되고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바로 경제적으로 최하층에 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만약에 지진이 아니라 군국주의 일본이 되어 전쟁이 일어났다면 당시 31세의 젊은 나이였던 아카기는 전쟁에 끌려가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모두에게 평등한 불행은, 기실 약자들에게 더 가혹한 결과를 가져다 줍니다.
현생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할 수 있는 기후위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타임지에 나온 기사에 따르면 기후위기로 인해서 흑인 커뮤니티가 큰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합니다. 알다시피 기후 위기로 인해 미국에 화재가 더 자주 더 큰 규모로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주택보험료는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한 미국에서 더 위험에 내몰린 사회는 흑인 커뮤니티입니다. 더 취약한 지역에서 더 비싼 보험료를 지불해야 하는 흑인 커뮤니티는 기후위기에서 오는 피해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하게 입는 그룹에 속할 수 밖에 없습니다.
https://time.com/7210649/climate-housing-black-communities-essay
사회가 모두에게 평등한 위기/불행으로 '리셋'된다면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아카기 토모히로가 상상했듯 말이죠. 하지만 현실은 가혹합니다. 사람을 가리지 않는 위기와 불행은 취약계층을 더 비참하게 만들고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뿐입니다. 당장 IMF 위기에서 수 많은 가장들이 직장을 잃고 고생했지만, 당시 자산가들은 바닥으로 떨어진 강남 아파트를 주워서 더 큰 자산가로 발돋움했습니다. 전쟁 혹은 계엄 같은 '모두에게 공평한 불행'으로 자신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상상한다면, 그건 그저 극우 기득권에게 이용당할 뿐입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극우를 지지하는 2030도 분명 있을 겁니다. 기회를 바라면서요. 하지만 좀 더 돌아보기를 바랄 뿐입니다. 극우의 논리와 극단적 상황은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걸요.
댓글 (4)
- 오
오늘도맑음
25.01.31 · 14.♡.85.182
일부 극우들은 전쟁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더랍니다. - 흰
흰돌
25.01.31 · 61.♡.176.15
우익 2030은 이런 글 읽지 못합니다. 억지로 읽으려고 해도 두 문장 이상 못읽고 읽튼 내용도 이해하지 못합니다 -
규규링
25.01.31 · 153.♡.181.136
근데, 진짜로 2030 극우화 된 것들은 이런 글 안읽는 게 문제죠. - 행
행시주육
25.01.31 · 121.♡.238.193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평등한 불행이 약자에게 더 불행하다는 사실은 약자...가 아니라 패배자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패자는 비참하므로, 다같이 불행하고 싶다는 복수심만 남습니다.
요컨대, 내가 죽더라도 너에게 한 칼 먹인다, 이런 감정이겠죠.
사람은 희망으로 사는데, 현재 우리사회에 얼마만한 희망이 있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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