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탕에 대한 추억
홍성아재

Lv.1 홍성아재 (112.♡.175.67)

2025년 2월 1일 PM 05:06 · 수정됨(21:35)

조회 1,012 공감 0

1980년 아버지가 공장에서 해고되면서 쫓기듯 서울로 이사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해고로 가정형편이 좋지 않았는데 먹는 건 잘 먹고 살았습니다. 서울 올라가 맨처음 지금의 금천구 독산동 도축장 옆에 살았는데, 어머니가 헐값에 큰솥 한가득 돼지뼈를 사다 자주 고아주셨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말씀으로 서울 사람들이 소뼈는 우려먹는데 돼지뼈는 별로 우려먹지를 않아 무척 쌌다는 겁니다.

전주 토박이인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돼지뼈 넣고 시래기넣은 국을 자주 끓여주셔서 저희에겐 무척 익숙한 음식이었습니다. 도축장 옆에 산 덕도 있을 겁니다. 다만 이때 산 돼지뼈는 거의 살이 붙어있지는 않았어요. 최대한 살을 발라 판거죠.

제가 기억이 잘못 되었는지 모르지만 1981년 서울은 그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중에 제가 30대가 되었을 때 은평구에 감자탕이 핫하다길래 가봤더니 딱 어머니가 끓여주셨던 돼지뼈국 맛이었어요. 아버지, 어머니도 아니 이걸 판다고? 하시며 서울 처음 왔을 때 우리도 이거 팔걸 그랬다며 웃으셨어요. 다만 어머니가 끓여주신 돼지뼈국에는 감자탕과는 달리 감자가 들어가지는 않았어요. 시래기는 더 많이 들었구요.

여러분 기억은 어떠신가요? 80년대에 서울 사람들이 돼지뼈 잘 먹었나요?

댓글 (9)

  • 세상여행

    세상여행 Lv.1

    25.02.01 · 175.♡.69.67

    수원 토박이입니다.
    어릴 적 80년대에는 감자탕뼈를 '사뎅이'라고 불렀죠.

    검색해 보니 널리 쓰인 말은 아니더군요.
  • O

    oefpw472 Lv.1

    25.02.01 · 1.♡.77.139

    애초에 시골에서 커왔기 때문에 먹는 것 자체가 변변찮았어요 ㅎㅎ
    텃밭에서 오이니 고추니 따와서 우그적 우그적 먹으며 밥 한 끼 해결할 때도 많았고,
    젓갈에 갖은 양념해서 그 반찬 하나 하고도 밥 먹고 했었죠.

    그래서 사실 고깃국은 커녕 뼛국 자체도 굉장히 귀했어요.
    명절에나마 돼지 잡고 하면, 간신히 얻어온 뼈로 우려먹고 했었죠.
    그래서 소뼈 사골국은 누가 어디 몸이 안좋거나 하면 해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고 했어요 ㅎㅎ

    하루종일 그거 다리고 다려서 만들고 했었는데,
    어릴 적 미숙한 실력으로 장난꾸러기 마냥 자전거 타고 다니다가
    브레끼가 안잡혀서 '어어어~'하다가
    동네형네 집앞 마당에서 양은솥에다가 다리고 있던 사골국을 쳐버려서 확 엎어져 버린 적이 있어요;;;
    동네형네 어무니가 괜찮다고 괜찮다고 가라고 그랬고...
    당시에도 워낙 소심해서 집에 와서 아부지한테 뒤지게 맞을까봐 아무말도 못하고
    어두운 방에서 쭈구리고 앉아서 시간을 보낸 적이 있죠.
    그렇게 저녁시간이 될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다가
    풀이 잔뜩 죽은 채 저녁 먹으며 아무말도 안하고 조용히 먹고 다시 들어와 잠들었죠.
    그 다음날에서야 아부지가 알아서 다시 사골을 사다 드린 일이 있고 했죠...

    참 어릴 적에 먹을 것도 제대로 못먹고 제대로 놀거리도 없고
    집안 형편은 어렵고 ㅎㅎ 참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나...하며 살고 합니다...ㅎㅎ
  • 여름숲

    여름숲 Lv.1

    25.02.01 · 211.♡.231.115

    돼지등뼈도 값이 나가서
    그것도 어쩌다 먹었던거 같아요.
    오히려 선지국을 가끔 먹었어요. 시장 정육점에 가서 오백원을 내밀면 식용유 말통에 굳어진 소피를 두어바가지 뜨고 소에서 손질하여 떼어낸 허연 기름을 한덩이 같이 줬어요. 거기에 우거지랑 콩나물을 넣고 끓이면 엄청 큰솥으로 하나가득
    오래오래 먹었더랬죠.
  • 라임다

    라임다 Lv.1 → 여름숲

    25.02.01 · 119.♡.77.159

    90년대 2000년 초까지만 해도 돼지 등뼈가 한 푸대에 5천원 했다고 들었습니다. 엄청 쌌죠.
    99년도 감자탕 먹을 때 식당에서 몇번이나 뼈 리필 해줬습니다.
    감자 반 돼지등뼈 반 이었죠.
  • 홍성아재

    홍성아재 Lv.1 → 라임다 작성자

    25.02.01 · 112.♡.175.67

    81년도에는 훨씬 더 쌌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마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해 적기가 그렇지만.
  • 사열대키맨

    사열대키맨 Lv.1

    25.02.01 · 58.♡.226.33

    뜬금없이 독산동 우시장 바로 앞
    국빈관을 기억 합니다.
    29금 이라고 씌여진 안내문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 홍성아재

    홍성아재 Lv.1 → 사열대키맨 작성자

    25.02.01 · 112.♡.175.67

    전 독산동에서 1년 정도만 살아서 기억이 잘 안나요. 초등학교 6학년 마치기도 전에 서대문구 쪽으로 이사를 갔습니다.
  • miseryrunsfast

    miseryrunsfast Lv.1

    25.02.01 · 125.♡.66.92

    돼지국이라는 이름으로 김포공항 앞 (현재 5호선 송정역) 뒷골목에서 흰 감자탕 비슷한 걸 팔았어요. 아버지 따라다니며 어른들 술드실때 옆에서 감자 주워먹던 기억이 있네요.
  • 까망꼬망

    까망꼬망 Lv.1

    25.02.01 · 61.♡.120.114

    90년대 대학생때 노가다 알바할때 감자탕 첨 먹어봤는데 그때 먹은 감자탕엔 감자가 없었죠
    첨 먹은 음식인데 감자탕이라 이름 있는데 감자가 없어서 물어보니 감자뼈라서 감자탕이라고 하던 주인 이야기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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