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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의 기차여행. 경기 연천 - 청량리 - 강원 고한

페이지 정보

작성자 Java
작성일 2025.02.02 03:36
1,419 조회
17 추천

본문

그 당시 집은 경기도 연천 어디였고.
아버지께서 강원도 고한에서 탄광 동발목(갱도 지지목) 목수로 일하고 계셨더랬죠.
어머니께서 뭐좀 해보신다고 아버지께 맡기러 가는 길.

청량리까지도 기차타고 갔는데 가는 길은 기억이 없고
청량리에서 고한 가는 길은 기억이 띠엄띠엄 있네요.

어머니는 저를 앉히려고 하고 저는 싫다고 절래절래 땡깡 부렸죠.
지금도 그렇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좀이 쑤셔서 말이죠.

근데 결국 졸려서 엄마 품에 앉아서 자다 깨고 자다 깨서 뭐 먹고
한두번인가 기차도 갈아탄 것 같고요.
아마 하루 이상 기차를 탄 것 같네요.

고한역에 내려서 보니 새벽이었어요.
깜깜한데 교통편은 없고 (나중에 알고보니 원래 버스도 없었. 그냥 다니는 빈트럭 얻어타고 왕래하는)
빈트럭 짐칸 얻어타고 산넘고 물건너 가다보니 날이 밝더라고요.

도착해서 보니 옷이 탄가루로 온통 새까매져 있더라는.
주변도 온통 시커먼 산으로 둘러싸인 탄광지역이었고요.

집에 들어가니 아버지는 안 계시고
오후 쯤에야 헬멧에 랜턴 달린걸 쓰고 온통 시커매져서 오셨더랬죠.

거기서 한 1년 살았던 것 같네요.

주변은 온통 나무도 없이 탄가루 뒤집어써서 시커먼 민둥산들이었고
놀거리가 없었어요.
그래서 작은형과 둘이서 폐광 탐험하다 걸려서 디지게 혼나기도 했죠.

구공탄을 만들어서 땐 기억이 있네요.
지천에 널린게 탄가루라 진흙하고 같이 물에 개어서 간이 구공탄 기계에 넣고 눌러주면 연탄이 만들어지죠.
한번에 많이 만들어놓고 한켠에 두고 말려서 썻던 기억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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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1 페이지

달과바람님의 댓글

작성자 달과바람
작성일 02.02 03:44
얼마 전에 연천에 잠시 들른 적 있는데, 전철이 연천까지 다니더라구요.

Jav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ava
작성일 02.02 03:53
@달과바람님에게 답글 예~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작년인가 제작년에 개통했을거예요.
(찾아보니 2023년 12월 16일 개통이네요)

원래 신탄리까지 기차가 다녔는데
지금은 연천까지만 전철이 다니고 그 이후로는 끊겼을거예요.
(셔틀버스가 다닌다는 이야기 들은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아요)

고향에 남아있는 가족이나 친척이 없어서 안가본지도 꽤 되었네요.

월남에서돌아온예비역님의 댓글

작성일 02.02 05:08
저는 외가가 연천이여서 양평에서 연천으로
간기억이 있습니다 양평역에 기차타러가는데 시간이 늦었는지 철길따라걷다가 철도가
지나는 다리를 건너야되는데 바닥이 숭숭뚫려있어서 겁먹었던 기억이 있내요
코딱지만할때라 그런지 그때의 무서운
트라우마인지 딱 거기까지만  기억나고 그후는 기억안나내요

Jav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ava
작성일 02.02 05:54
@월남에서돌아온예비역님에게 답글 철교 무섭죠~
기차 오면 피할데도 마땅찮고요.
저는 초등학교 등교길이 철길을 나란히 하는 도로라서 철길로도 다니곤 했는데요
어른들이 보면 위험하다고 혼내곤 했죠.

유비현덕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유비현덕
작성일 02.02 07:42
@월남에서돌아온예비역님에게 답글 엇 반갑네용 저희 외가도 연천 전곡이라 아부지 차타고 안 갈땐 엄니 따라서 한 두번 기차탔던 기억이 나네용

12시님의 댓글

작성자 12시
작성일 02.02 05:46
뭔가 영화 한편 보는 듯한데
..........
조금 더 얘기하다 보면 재미난 얘깃거리 더 나올것 같아요

Jav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ava
작성일 02.02 05:55
@12시님에게 답글 또래들과는 많이 다른 어린시절이긴 했습니다.
별로 재미있지는 않을 것 같아요. ㅎㅎ

어라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어라연
작성일 02.02 06:22
언제적 이야기인가요?

저는 반대로 부모님이 연천 전곡에 있는 학교에 계셔서, 방학 되면 당시 저를 키우시던 서울 외갓집에서 부모님 댁으로 청량리역을 거쳐서 경원선 기차를 타고 갔었네요.^^

Jav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Java
작성일 02.02 06:25
@어라연님에게 답글 기관차에 8~10량 객차/화물칸을 달고 다니던 때였습니다. ㅋㅋ

어라연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어라연
작성일 02.02 07:34
@Java님에게 답글 저는 70년대초중반이었네요..신탄리, 신망리, 대광리, 연천, 전곡..다 익숙한 이름들이죠~

미달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미달이
작성일 02.02 11:51
제가 모르는 이런 일,글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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