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8.♡.249.100)
2025년 2월 3일 PM 12:09 · 수정됨(12:39)
거창하게 계보라는 말을 붙였지만, 사실 중국 혐오의 흐름은 끊겼다가 다시 부활했고 극우에 의해서 더 키워진 것으로 봅니다.
1. 최초의 중국 혐오는 일제의 Divide & Rule 일환입니다. 청일전쟁이후, 일본은 조선을 중국으로부터 독립시켜줬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중국에 대한 혐오를 퍼뜨립니다. 이에 대해서는 전우용 교수님이 매불쇼나 뉴스공장에서 설명한 부분이 있으니 찾아서 들으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2. 이후 중국 혐오는 중국을 깔아보는 분위기로 변했고, 한국 내에서 화교는 박정희가 철저히 짓밟아서 찍소리도 못 내는 세력이었습니다. 반공의 분위기 때문에 원래 고향인 산동성이나 기타 중국 내륙 지역을 버리고 대만 국적을 선택한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죠.
3. 원래 (당시) 중공은 수교 전까지는 적대국이고 교류가 없는 나라여서 그냥 지도상에서만 존재하는 옆 나라였습니다. 하지만 수교 이후 중국의 발전 잠재력을 보고 투자가 시작됐고, 조금씩 중국이 알려지면서 중국은 '기회의 땅' 정도였습니다. 그 당시 중국에 대한 혐오는 깔보는 심정+미개한 나라라는 시선이 더 강했습니다. 견제니 뭐니 그런 시선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4. 이후 인터넷이 보급되고 중국의 재밌는 사진과 영상들이 공유되면서 하나의 밈이 생깁니다. '대륙의 흔한 XXX'같은 것이었죠. 마치 동네 바보형/동생 취급을 하는 내용의 사진과 영상들이 나타났고, 이때의 시선 역시 한수 아래로 내려다보는 성격이 강했습니다.
5. 문제는 이후 중국이 발전함에 따라 '대국굴기'론을 들고 나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대국굴기를 말하고 동북공정을 시작했습니다.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자기네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여기에 빡치지 않을 한국 국민은 없습니다. 중국의 이런 행태는 좌우파를 가리지 않고 비판했고, 중국의 부상이 점점 눈의 가시처럼 여겨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이때는 '중국에서 돈을 벌어야 하니 어쩔 수 없지만 봐준다'라는 입장이었을 겁니다.
6. 그 이후 이명박근혜를 거치면서 중국과 경제적으로 점점 밀착되어 갑니다. 박근혜의 친중 행보 역시 매우 적극적이었습니다. 박근혜 지지자들이 오성홍기에 절하는 사진은 꽤나 유명하죠. 이 당시까지만 해도 중국에 대한 혐오가 심각하진 않았습니다. 기분나쁘고 '대국'을 거들먹 거리는 속좁은 중국이라는 평이 중론이었습니다. 여기까진 어느 나라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분 나쁜 이웃 국가'의 수준이었을 겁니다.
7. 문제는 박근혜 탄핵이후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보인 친중행보는 이전 정부에서 벗어나는 수준이 아니었고, 경제적으로 밀착되고 외교적으로 거리를 두기 힘든 상황에서 나오는 립서비스성 멘트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서 중국에 대한 약간이나마 존재하던 호감이 급감하고 혐오도는 올라갔습니다. 여기에 '차이나게이트'라는 음모론을 퍼뜨리는데 이걸 덜컥 국힘이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지지자들도 여기에 동조했습니다. 노인층은 물론이고 당시 문재인 정부 정책에 불만이 있던 소수의 젊은 남성들도 그랬습니다. 본격적인 중국 혐오의 시작이 이 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8. 이후 중국 혐오에 살을 점점 붙입니다. 사실 젊은 세대들은 북한을 싫어한다고 해도 두려워하진 않을 겁니다. 노인세대와는 다른 점이죠.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기분나쁨을 넘어서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일부 있을 겁니다. 바로 옆에 위치한 군사 경제 대국은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국힘 지지하는 (소위 2찍) 젊은 세대는 친북에 대한 개념은 별로 없지만 친중에 대해서는 극혐합니다. 중국은 한국을 침략할 지 모르는 나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9. 여기에 또 하나 문제는 그 사람들(2찍 젊은 세대)이 주로 하는 게임이 중국산이 많다는 겁니다. 롤은 말할 것도 없고 원신, 소녀전선, 젠존제, 스타레일 등등 소위 씹덕게임의 대세는 중국산입니다. 중국은 싫어하지만 중국 게임은 하는 약간은 모순적 상황에 위치한 거죠. 국내게임은 뽑기도박이 너무 심해서 하기 싫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건 일본 아니면 중국게임인데, 중국에서 물량으로 때려박으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중국 게임의 발전과 IT 제품, AI의 선전을 보면서 젊은 세대는 더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들의 사고체계 안에서 중국은 '실존하는 위협'인 겁니다. 노인세대에게 북한이 그러하듯이요.
10. 이걸 펌핑하고 돈벌이/정치 수단으로 이용하는게 국힘과 극우유튜버들입니다. 이들이 퍼뜨리는 음모론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더라도 함께 행동하는 건 이렇게 키워진 중국 혐오가 깔려있습니다. 여기에 저는 어느 정도 작업 세력도 있다고 봅니다. 이명박 때문에 활동했던 국정원발 인터넷 여론 조작 세력은, 어느새 자생 세력이 되었을 것이고 누군가로부터 돈을 받아 작업질을 지금도 하고 있을 겁니다. 얼마전에 발각됐던 에타의 여론조작 AI만 봐도, 그들의 작업이 얼마나 고도화됐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옵션열기는 언급할 필요도 없지요.
결론적으로, 은근히 깔려있던 중국 무시 정서+작업세력의 작업질+중국발전에서 오는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중국혐오가 여기까지 왔다고 봅니다. 음모론을 양산하는 작업세력과 정치유튜버들을 공론장에서 몰아내지 않는 한 중국 혐오는 계속 펌프질 될 겁니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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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랑마누하
25.02.03 · 222.♡.12.217
문대통령은 오히려 경제의 중국 의존성을 낮추기 위해 신남방 정책을 하며 탈 중국 정책을 강화했었죠. - 수
수필
→ 랑랑마누하 작성자
25.02.03 · 208.♡.249.100
맞습니다. 신북방정책, 신남방정책으로 수입/수출에서 다변화를 추구했었죠. 정말 제가 좋아했던 정책이었는데....차기 정부에서 어떻게든 다시 살려내야 합니다. -
잡잡채왕
25.02.03 · 59.♡.74.215
잘 읽었습니다.
10년이내에 중류가 아시아쪽을 휩쓸거같은 기분입니다.
이미 게임쪽은 먹었고, 나머지는 서서히 오겠죠 - 수
수필
→ 잡채왕 작성자
25.02.03 · 208.♡.249.100
언어 문제로 인해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게임은 정말 걱정됩니다. 중국이 추진한다는 게임표준화(?) 역시 걱정되는 부분이구요. -
에에스까르고
25.02.03 · 183.♡.104.173
(1.에 일베는 일제의 오기 같습니다.) - 수
수필
→ 에스까르고 작성자
25.02.03 · 208.♡.249.100
오타 지적 감사합니다. 고쳤습니다. - 운
운행이
25.02.03 · 59.♡.103.54
글 좋습니다 -
고고스트스테이션
25.02.03 · 122.♡.173.47
같은 2등이라도 둘 중에 2등보다 셋 중에 2등이 덜 억울하잖아요. 결국 일본의 농간에 한-중이 피해보는 거죠. 일본만 없애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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