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님 (112.♡.121.35)
2025년 2월 3일 PM 01:26

어둠이 내린 거리,
불빛마저 한 점씩 스러지는 밤.
내 손끝에 스친 그 차가운 공기 속에서, 나는 가만히 지난날을 더듬었다.
긴 시간을 들여 만들어낸 것이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단 하나의 흠결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집념으로 밀어붙였다.
결국, 만들어냈다.
자부심을 가질 만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아니, 얻어야만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세상은 내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갔다.
누구도 이 제품을 알지 못했고, 입소문조차 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대로,
단 한 사람의 기억에도 남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단 하나의 의미도 남기지 못한 채 덧없이 흩어지는 것은 아닐까.
많이 팔리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아무도 이것을 경험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더 견딜 수 없었다.
오늘은 유난히도 추운 날이었다.
그렇게 어깨를 움츠리고 걸어가던 순간,
내 곁을 지나던 누군가가 문득 말을 건넸다.
“좋은 상품을 준비하셨나요?”
“…네.”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나지막했으나,
바람을 타고 내 마음 가장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었다.
“혹시 사람들의 진솔한 평가와 제품에 대한 호응을 받고 싶으신가요?”
나는 잠시 침묵했다.
질문은 단순했으나, 내 안에 담긴 감정을 휘저어 놓았다.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왔는가.
애초에 바랐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나는, 사람들에게 닿고 싶었다.
이 제품을 알리고 싶었다. 진심 어린 반응을 듣고 싶었다.
“…그럼요. 당연하죠.”
그 사람은 주머니에서 조그만 명함 하나를 내밀었다.
손끝에 닿은 종이는 묘하게도 온기가 있었다.
“그럼 여기에 한 번 연락해보세요.
정말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는 그 명함을 받아 들었다.
하얀 입김이 피어오르는 한기 속에서도, 손끝이 따스했다.
그의 말처럼,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정말, 내 노력이 헛되지 않을까.
바람이 지나갔다.
아주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조용히 일렁이기 시작했다.
//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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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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