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사이 (14.♡.70.97)
2025년 2월 3일 PM 06:02 · 수정됨(22:54)
● 중학교 1학년 딸이 자해 시도를 했었고, 그 광경을 목격한 어머님은 그제서야 딸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여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딸은 결국 정신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입원 수속을 마치고 엄마에게 이야기합니다. " 엄마, 내 걱정 하지 말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고 말입니다.
● 고등학생 딸이 학교폭력을 당했고, 아버님은 바로 학교폭력 신고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딸이 방안의 창문을 열고 먼 곳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서 딸을 부둥켜 안고 함께 울었습니다.
● 자립형 기숙 고등학교에 들어갈 만큼 공부를 잘했던 딸은 1년 동안 여러 명의 여학생들에게 왕따와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부모님들은 학교폭력으로 신고했지만, 딸이 오히려 쌍방 학교폭력으로 신고를 당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딸과 어머님은 심각한 우울증으로 정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 고등학교 2학년 딸이 학교폭력을 당했지만, 가해 학생들은 학폭위에서 조치 없음 결정이 나왔습니다.
딸은 그 날밤 자해를 시도 했습니다. 어머님께서 보내준 딸의 자해 흔적은 아직도 제 뇌리에서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위 사례들은 제가 지난 5년간 상담했던 학교폭력사례들입니다. 이외에도 우리 자녀들이 학교폭력으로인해 수많은 자해시도를 했었고, 그 광경을 목격했던 부모들 또한 심각한 트라우마와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누군가는 학교폭력을 당하면 신고하면 된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학교폭력을 신고하고 나서의 과정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상상이상의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가해 학생들에게 선도 조치 결정이 별다른 불이익이 없다는 현실을 마주하고 나서야 피해 부모들은 현재의 학교폭력 시스템에 깊은 불신을 나타냅니다.
간혹, 뉴스에서 자살에 대한 보도를 접할 때마다,
어떤 이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해야 한다'는 이야기부터, '죽을 용기로 더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관조적인 목소리를 내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그 죽음의 과정을 몰라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도통 모르겠다고 하다가도, 다수에게 지속적으로 가스라이팅을 당하게 되면, 어느 순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말과 행동이 왜곡되어 전달되고, 그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듣게 되는 칼날 같은 언어는 결국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찢어버리고 감정의 진공 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은 자기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지고, 더 이상 지금의 상황을 버틸 수 없다는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리게됩니다. 그렇게되면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어지고, 가해자들에 대한 복수심이 불타오르다가도 순간 자포자기하며 生을 포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며 生의 포기가 아니라, 육신의 휴식으로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MBC 기상 캐스터 오요안나 양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녀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시기와 질투로 시작된 집단의 괴롭힘,
그리고,
가스라이팅..............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내 몰았던 직장내 괴롭힘은 제가 지난 5년 동안 마주해왔던 여학생들의 학교폭력의 양상과 비슷합니다.
여학생들의 학교폭력이 무서운 이유는
왜 그들이 나를 미워하는지
왜 그들이 나를 저주하는지,
왜 그들이 나를 따돌리는지,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故 오요안나의 가해자들로 지목된 선배, 동료들에게 이야기합니다.
지금이라도 故 오요안나양의 봉안당에 찾아가 진심으로 사죄하십시오.
지금도 당신들이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항변하거나, 우린 그저 선배가 후배에게 할 수 있는 말을 했을뿐이었다고 변명한다면,
당신들이 내뱉은 날카로운 칼날의 언어는 언젠가 비수가 되어 당신들의 가슴에 꽂힐 것입니다.
앞으로 당신들의 삶 또한 순탄치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네 인생이 그렇습니다.
평생의 업보(業報)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지치고 힘들고 외롭고 두려웠을
故 오요안나양의 평화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 이글은 [이해준학교폭력연구소] 블로그에 게재된 글입니다.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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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unppa
25.02.03 · 222.♡.27.239
말씀하신 사례들 모두 안타깝네요.. ㅠㅠ -
히히어로즈
25.02.03 · 14.♡.239.138
주변에 그런 선택을 한 후배들이 있습니다.
아직도 왜 그랬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글을 보니 일정부분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나중에 하늘에서 만나면 그 이유를 꼭 물어볼겁니다. -
Ffreeking
25.02.03 · 121.♡.17.50
죽음보다 힘든 현실에서 자신을 구하고자 자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안타깝습니다... -
남남산깎는노인
25.02.03 · 220.♡.141.175
우리나라는 가해자에게 너무 관대합니다. 그 시작이 학교폭력이죠. -
지지혜아범
25.02.03 · 211.♡.110.159
가해자들 똑같은 방법으로 똑같이 당해야 합니다
정말 현실판 문동은이 필요하네요 -
유유비현덕
25.02.03 · 116.♡.103.4
대부분의 원인은 주변인들에 의한 가스라이팅에 따른 현실왜곡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구조인식이 원인 책임을 스스로에게 떠넘기다 보니 안타까운 결말이...
예전엔 그렇게 생각 안했는데 충분히 상담하고 치료해서 이겨낼수 있는게 아닐까도 생각해서 더욱 안타까워 집니다 -
하하얀후니
25.02.03 · 118.♡.147.92
주호민 사건도 가해자가 분명한데도 자해자 편을 드는 자들이 많은 시대네요.
언론은 가해자와 피해자에서 중립기어 박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 블
블루팅
25.02.03 · 211.♡.203.22
감히 제가 비슷한 사례라고 예기하긴 어렵지만
13층에서 창문이 열려있는 걸보고 '아 심정이 이해가 간다'고 느낀적이 있습니다.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워지면 뇌가 이상황을 빨리 끝내고 쉬는 쪽으로 결정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쉽게 얘기할수 없다는걸 깊이 느꼈습니다.
다시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폴폴라베어
25.02.03 · 115.♡.136.199
처벌이 너무 약해요.
왕따 가해자, 학폭 가해자들은 물론 부모까지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_- -
삼삼알배엽바척
25.02.03 · 218.♡.32.67
가해자 처벌도 약하고 글고
사람들 분위기가 무슨 사람들 텃새를 못버티고
불의를 못이기고 정의로운척하다 죽으면
우울증있거나 피해자가 잘못해서 그런거거나
정신적으로 약해서 죽은줄알아요
몇년전에도 중소에서 실세한테 당해봐서 아는데
그 쓰레기인성가진사람이 증거조작하고 헛소리하는데
그걸 주변에 붙어먹는인간들이 알면서 동조를해요.
그냥 걍약약강에 더럽고추잡한 사회적 병폐를
상사같은 권력자가 조장했고(오요안나사건 지목이 아니라 제가겪어본거 말한겁니다. 뭐 누군가 이 댓글보고 비슷하다 생각할수 있겠지만 저는 그렇다고 말안했습니다 판새님) 내발아래로 기어라(직접 기라는게 아니라 권력자가 지시한 불의에 눈감아라),
하면 사람들이 순응하고 버티는게 당연한건줄
아는게 문제에요;;
뭐 부패한 초대기업이 그런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니깐 대다수 회사에 붙어먹을라면 어쩔수없는거긴 하지만….
글고 얼마전에도 클량에서 댓글로 다들
오요안나씨가 우울증 탓이라고 연달아서
수두루루룩 달리더라구요.
이게 제가 지어낸 헛소리가 아니라는 당장
봐도 알수있는 일부 사회현상의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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