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21년차 - 나의 쇳밥일기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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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일기형식이라 경어채가 아닙니다.
그냥 언잰가 쓰고싶었던 글인데 그냥 먼저 여기에 써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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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새벽6시 알람이 울렸다
항상 난 21년을 그시간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했다
8시까지 출근이지만 최초의 직장에서 통근차를 타야했고 제일먼저 날 픽업해야 했기에 어쩔수 없었다
지금의 직장은 차로 10분거리에 있는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일어나 아침을 먹고 간단한 세안을 마친 후 출근하면 6시50분 회사문을 내가 오픈한다
공장문을 열먄 간밤의 냉기가 공장안에 가득차있어 너무나도 추운기운이 느껴진다.
환복을 하고 기계들을 켜서 워밍업(추운날 오랜된차 시동걸어놓어놓는거랑 비슷)을 시키고 커피 포트에 물을 올리고 믹스커피 한잔을 하며 사람들이 출근할때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7시25분정도가 되면 한두명 출근을 하지만 추워서 패딩을 목까지 끌어올려 간단한 목례정도만 하고 지나친다.하나둘 모여 간밤애 있었던 이야기를 하다보면 8시가 되면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고 나 역시 내자리에 돌아와 팔토시와 라택스장갑 그리고 하얀 면장갑을 끼고 기계를 돌린다
중소기업이라 공장안에 항온항습 장치가 되어있지않아 기온이 뚝 떨어진 날에는 버릇처럼 욕이 입밖으로 나오개 된다. 이 생활을 21년째 하고 있지만 겨울엔 더욱 적응이 안되는거 같다. 날도 추운데 쇳덩이들마저도 차가우니깐 말이다.
(모든중소기업이 그렇지 않아요. 중요한제품 즉 방산가공품이라던지 정밀제품 가공하는곳엔 항온항습 장치가 달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진 않아도 추위를 느낄정도는 아닙니다)
내가 일하는 장르는 흔히 이야기하는 cnc가공
크게 두 부류로 나누자면 물건이 회전하면서 공구가 쇠를 깎아나가는건 물건은 고정시켜놓고 공구가 회전하면서 쇠를 깍는건 밀링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캄퓨터가 추가되어 움직이고 하는걸 제어해서 cnc 혹은 mct라고 한다
(cnc:선반 mct:밀링)
아는사람은 알테지만 쇠의종류는 무진장하게 많다
주철, 스텐, 합금강 등등
그중이 내가하는 파트는 주철제품을 가공한다.
주철제품을 가공하게되면 분진이 어마어마하게 날리게되서 공구와 제품의 윤활을 위해 절삭유라는것을 가공중에 뿌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는 필수다. 여전히 안끼는 사람이 많지만 코로나때부타 습관이 되서 그런지 이젠 착용안하면 불편하다
어느새 하얀 면장갑은 연탄을 나르다 온 사람처럼 시꺼멓게 변한다. 그래서 라텍스장갑을 끼지만 그래도 손톱밑에 들어와 박힌다
하루에도 몇번씩 나에게 되물어본다
이게 니가 원하는일이 맞는지?
왜냐면 21년동안 눈뜨는순간부터 단 한번도 회사를 가고싶어한적도 없었고 출근길자체가 지옥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새상의 직장인들이 다 그랬겠지만 나는 이쪽일에 발 담굴때도 내가 원해서 온게 아니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작은아버지 손에 이끌려 여기로 왔었고 “아 도저히 여긴 내가 있을곳이 못된다. 일주일안에 도망쳐야지” 라는 생각을 21년째 하고 있는중이다.
허나 그로 인해 집사람을 만나고 아이가 생기지않아 한때 포기했었지만 5년만에 기적적으로 아이들이 찾아와줬고 차마 다른일을 하고싶지만 어느정도 올라버린 월급에 쉽게 도망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물건을 기계에 올리고 가공하고 내려서 후처리하고 파레트위에 올라고 나서 문득 시계를 보니 이제 출근한지 50여분 지났다 . 허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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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일기형식이다보니 경어체가 아닌데 문제가 되거나 불편해하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
(징계주시면 징계도 받을게유 ㅠㅠ)
가짜다모앙님의 댓글

fyhi님의 댓글

난로 보니 현장 분위기가 딱 전형적이네요
진짜 현장계신분들 고생 많으십니다
현장일은 잘 모르지만 여러현장 다녀보면,
세팅할 줄 알고 장비 좀 마스터하면
나이 드셔서도 좀 자동화 라인 돌리고 하면 낫더라고요
힘내세요!
kikki님의 댓글

글을 읽다보니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또 글 올려주세요. 춥지만 화이팅입니다
Mazeltov님의 댓글

그대로 느껴지는 글입니다 ㅋㅋ
빨리 다음편두 올려주세요 현기증나요
SprotbackLover님의 댓글

제 할일 아니라고 생각하고, 크게 다쳐서 복구가 잘 되지 않은 것도 있고 하지만서도 매일아침 6시에 눈뜨는 것 부터, 너무나 비슷해서 공감 남깁니다.
공장문을 열먄 이라고 오타가 있네요. 7번째줄.
만두꽃님의 댓글


추운데 수고 많으십니다.
그리고, 중간에 밀링, 선반 구분 하는 부분에 누락된 단어가 있는 듯 합니다.
오차는 차치하고요. ^^;
풍운의개발자님의 댓글

다음 편도 기대하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피키티님의 댓글

글 솜씨가 예술입니다. 소설가로 전향하셔서... 아 아닙니다... ^^;
HaraJJang님의 댓글

저는 관리직에 있지만, 현장에서 뛰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추운 날씨에 건강 잘 챙겨가시며 화이팅하시기 바랍니다.
다모임님의 댓글

방금 면접 겸 영업을 다녀왔습니다.
거기 대표님이 하버드 코넬대 나와서 50대 넘으니 망한 케이스를 이야기 해주네요.
인생에 정답은 없지만,
확실히 나이가 이렇게 되고보니
앞길이 막막합니다.
당장 먹고 살 안정적인 일이 있고,
근속이 어느정도 보장 되신다면 일단 좋은 겁니다.
순후추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