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으니 돈에 집착하게 되네요
홍성아재

Lv.1 홍성아재 (112.♡.175.67)

2025년 2월 9일 PM 12:13 · 수정됨(17:28)

조회 3,289 공감 0

젊을 때는 부모님이 아무리 말려도 하고 싶은 일, 의미 있는 일을 하겠다고 싸돌아다니다 사회생활을 좀 늦게 시작했어요. 대학을 남들보다 3년 이상 늦게 졸업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IMF 금융위기 덕에 잘려도 보고 취업이 안돼 버스 타고 매일 시점과 종점을 돌아다녀도 보고 했습니다. 귀농이란 것도 해봤구요.

늦은 졸업에 어학 능력 등을 구비하지도 못하고 여러 결격 사유도 있다 보니 월급 많이 주는 데는 취업도 못하고 4~5인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일하다 그나마 그것도 잘린 겁니다. 그래도 어떡하든 밥은 먹고 살아야겠기에 다시 취업 원서 내고 다시 내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중소기업 취업도 하고 돈 벌어 먹고는 살았지만 궁여지책으로 얻은 직업이라 한 곳에 오래 있지 못하고 떠돌고 그랬어요. 아내가 그거 때문에 무척 속앓이를 했습니다. 저희 둘째 매형이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이후 돈을 아주 잘 버니 아버지, 어머니가 더 속상해 하셨죠. 우리 아들은 왜 저럴까 그러면서.

그렇든 저렇든 그래도 젊을 때는 살만 하더라구요. 크게 돈 들어갈 데가 없으니까. 특히 비록 아주 좁지만 부모님이 마련해주신 집이 있었기에 더욱 큰 돈이 필요 없었어요. 제가 술을 먹지도 않구요. 하지만 애들이 크면서는 얘기가 다르더라구요.

사교육을 시키지는 않았지만 애들이 원하는 학원도 보내고 이것저것 필요한 거 사주다 보니 항상 통장 잔고가 없었어요. 아이들이 대학 가니까 등록금 내느라 더욱 돈에 씨가 마르더라구요.

그때도 뭐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버지,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이도 50대 중반을 넘어 후반이 되니까 60 넘어서 어떻게 살지 고민이 되더군요. 모아둔 게 없고 연금도 쥐꼬리만해서 60 넘어서도 뭔가 일을 해야 하는데 과연 일자리가 있을까 싶어요. 지방에 살고 있어서 노인 일자리가 많지 않거든요. 가진 재주도 없고. 농사라도 지으려면 땅이 있어야 하는데 말이 쉽지 땅 구하려면 다 돈이고 농사 지어서 수익 내기도 어렵습니다. 땅 빌려도 임대료 제대로 못내면 다 도로 가져갑니다. 농사는 젊을 때 해봐서 현실을 압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해야 돈을 모으나 항상 궁리해요. 제 인생에서 이렇게 돈에 대해 집중한 적이 없어요. 돈을 추구한다고 모을 수 없고 돈이 따라와야 한다고들 얘기하는데 전 어디 가서 사주팔자 들어보면 돈 복이 없다고 다들 그러더라구요.^^

제 큰 매형은 대기업 다니다 이사 못 달아서 부장으로 퇴직한 후 개인 사업을 하셨어요. 퇴직 후 15년 이상 빚만 지고 무척 힘들게 살았습니다. 그러다 5~6년 전부터 기존 사업에 추가한 사업이 대박이 나서 요즘 돈을 무척 잘 버세요. 딴일 하던 조카도 아버지 사업 물려받는다고 같이 일할 정도로. 그래서 매형과 조카한테 일을 좀 배워볼까 했는데 조카가 그러더군요. 삼촌은 숫기가 없어 사업 못한다고. 이제 나이도 있고. 맞는 얘기에요.

젊을 때 열심히 돈을 모을 걸 그러면 아내가 막 웃어요. 이제 와서 그러면 뭐 하냐고. 

댓글 (11)

  • chyulining

    chyulining Lv.1

    25.02.09 · 122.♡.141.85

    세상 살이가 참 아이러니한게, 그런 상황일수록 돈에 집착하면 더 삶이 꼬이더라구요.
    아픈곳 없는것부터가 행복에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젊은시절 일과 돈에 취해 있다가 심하게 아프고 깨달았거든요.
    올 한해 우리모두 무탈하게 행복하게 살아 봅시다.
  • 마니

    마니 Lv.1 → chyulining

    25.02.09 · 112.♡.118.85

    아픈곳 없는것 !! 공감합니다.
  • 쟈나저씨

    쟈나저씨 Lv.1

    25.02.09 · 221.♡.152.50

    결국 기술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 metalkid

    metalkid Lv.1

    25.02.09 · 123.♡.64.250

    '젊을 때 열심히 돈을 모을 걸 그러면 아내가 막 웃어요. 이제 와서 그러면 뭐 하냐고. '

    웃으신다면 괜찮은거 아입니까. 아주 양호하신 겁니다.
  • 매일두유

    매일두유 Lv.1

    25.02.09 · 223.♡.73.51

    돈이 있어도 인간 실존의 고민은 똑같습니다.
    없는게 축복일때도 많아요~
    있어도 골치아프고 저주 라는게 인정하기 싫은 삶의 모순 입니다
    다들 남의 좋은점만 보이는데 반대도 똑같습니다
  • 더불어 Lv.1 → 매일두유

    25.02.09 · 223.♡.75.188

    깊이 공감합니다
  • 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 Lv.1

    25.02.09 · 121.♡.158.120

    이게 사회문화적인 영향도 크더라구요
    정말 ‘내가’ 돈이 그렇게 소중하고 간절한지
    아니면 돈에 집착하는 사회 전반적인 문화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건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 매일두유

    매일두유 Lv.1 → 에피네프린

    25.02.09 · 223.♡.72.34

    맞아요 나는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 S

    someshine Lv.1

    25.02.09 · 61.♡.87.225

    그래도 글을 읽다 보니 열심히 사시고 가장으로써 잘 버티셔서 가족분들 건강하시고
    자녀들도 학원 많이 안보내도 될 정도로 공부하고 잘 지내온 것 아닌가 싶은데요.
    사람들 말로는 지방에 가면 나이들어 할 수 있는 일 많다고 했었는데 그것도 아닌가보네요.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었는데 말이죠 ㅋㅋㅋ
  • 소금쥬스

    소금쥬스 Lv.1

    25.02.09 · 118.♡.226.139

    소모임 경로당에 놀러오세요.
    우수한 인재 한분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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